[감상기] 크로넨버그 감독님의 '브루드(the brood)'를 감상했습니다
'플라이', '스캐너스', '비디오 드롬' 등... 숱한 작품명이나
'신체 변형 장르의 귀재'라는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정작 한 작품도 본 적이 없는 크로넨버그 감독님...
'플라이'나 '비디오 드롬'으로 첫 출발을 끊고 싶었지만, 두 작품 모두 현재 절판...
당장 구매할 수 있는 작품으로 데드 존, 데드 링거, 브루드, 네이키드 런치 등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오래된 게 '브루드'라서 브루드를 선택했습니다.
값도 싸서 괜찮겠다 싶었는데... 디스크를 출시한 회사가
11년~12년에 잠깐 낸 거 말곤 출시한 게 거의 없네요...
옵션도 자막 한글, 영어, 무자막 뿐이고
저품질 DVD라도 스페셜 피쳐로 무자막 예고편 정도라도 얹어주는 경우는 있었는데
이 친구는 그런 것도 없이 달랑 영화만...
과장, 농담하는 게 아니라 정말 '번역기로 번역한 건가?' 싶은 수준이에요.
너무 단어 뜻을 직역으로만 번역해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씬인데도
무슨 내용을 주고 받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물론,
엄마랑 아들이 대화하는 장면, 아빠랑 딸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말투가 반말이었다가, 존댓말이었다가... 왔다갔다합니다.
특히 엄마가 아들한테, 아빠가 딸한테 존댓말 쓰는 거 보면
'이거 대사를 누가 말했는지도, 무슨 장면에서 한 말인지도 체크 안 하고
그냥 쭈르륵 써진 텍스트를 그대로 번역한 건가?'싶습니다...
한국어로 정발된 DVD를 보는 게 아니라,
무슨 네트워크 기능이 딸린 특수한 플레이어로
영어 자막을 실시간 구글 번역기 번역해서 보여주는?
혹시라도 그런 기능이 생긴다면 이 퀄리티가 아닐까 싶은 허접한 자막이네요...
그러나 반대로 영화 자체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수상한 심리 치료사,
딸 하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아내와 남편 사이의 갈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 괴물 등...
단순히 괴물이 사람을 죽이는 것뿐 아니라
여러 의문, 미스테리를 던져줘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이렇게 살인 씬이 적게 나오는 호러물에서는
'대체 왜지?' '대체 뭐지?' '대체 누구지?' 같은 의문이 생길수록
지루하지 않고 더 몰입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그게 잘 돼 있었다고 보네요.
디스크를 플레이어에 넣던 그 순간에는
'재미없으면 어떡하지...'가 걱정이었는데,
막상 몰입해서 보는 와중에는
플라이는 DVD 스페셜 에디션이 부가 영상도 모두 자막이 있다고 하니,
다음번에 볼 크로넨버그 감독님 작품은, 중고로 플라이를 구해서 봐야 겠습니다...
'열외인간'도 궁금했는데, 그 친구는 뭔 일인지 알라딘 중고에서
중고가 5만, 20만에 팔리고 있네요... ;;
헌데 출시 회사가 이 브루드와 같은 '기가 코리아'...
그럼 역시 자막 퀄리티가 엉망일 텐데, 그 돈 주고 살 가치가 있기나 할는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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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해외블루레이 구입해서 팟플레이어 실시긴 번역으로 보는 게 낫겠네요...
그래서 블루드는 화질좋은 블루레이 판본으로 나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