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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게]  반지의제왕 자막은 왜 아직까지도 이런 수준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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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02
2021-01-17 21:10:36

작년말 반지의제왕 4K 콜렉션을 예약하여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자막을 눈 뜨고 못 보겠더군요
오역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결국 끄고 볼 정도로요
이미 주지의 사실이겠지만 푸념이라도 하고 싶어 글 씁니다ㅜㅜ

문제는 산더미지만 갈라드리엘 대사는 전반적으로 정말 심한 편입니다. 특히 '간달프가 하는 일에 헛된 것은 없다'는 말은 원정대를 위로하면서도 복선을 까는 상당히 중요한 내용인데 이걸... 거의 반대로 해놨네요. 사실상 endgame보다 심한 오역으로 보입니다. 영화에서 갈라드리엘의 숲이나 갈라드리엘 본인에게 좀 더 위협적인 면을 부각시켜서 서스펜스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영향을 준 것 같긴 한데.. 그걸 감안해도 용서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세오덴의 돌격에서 '죽음을' 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구원이 너무 늦었다는 걸 알고 패배를 직감한 왕이 스스로를 포함한 로한 군대, 나아가 자유종족 전체의 비장한 죽음을 각오하는 장면인데 이것도 굳이 '적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사족을 붙이네요. 분위기가 전혀 달라지는데... 그래도 이건 영화의 번안 자체가 그런 해석을 유도하는 것 같아서 이해는 됩니다

긴 세월 숱한 지적이 있었을 것 같은데... 거의 리콜 사유급의 대형 오류들을 방치하게 되는 경위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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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6
2021-01-17 21:14:03

워너가 워너 한거죠. 최근 이례적으로 테넷이 자막 수정을 해주긴 했는데 워너는 자막에 디즈니 코리아보다 더 무관심합니다. 재번역 비용 감수하기 싫단거죠

 

그나자나 반지 자막오역 심했다고 하시니 넷플판 자막은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넷플릭스판은 자체적으로 자막 수정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거라도 사서 쓰지

 

4
Updated at 2021-01-17 21:43:38

테넷 2차 매체 수록 자막 수정도 확인된 분량으로만 따지면 전체 자막의 5% 남짓이긴 한데, 그거라도 손을 댔다는 게 대단할 정도인 게 워너스럽기는 합니다. 단지 정작 문제가 눈에 더 잘 띄어서 상영 당시에도 열심히 지적되던 부분들은, 도리어 거의 다 그대로 실렸다는 게 의문스럽기는 하네요.

8
2021-01-17 21:24:36

1. 

영화에서 세오덴 왕의 연설 중 데쓰! (Death! 이전의 Ride, Ride to ruin, and the world's ending! 포함)는 원래 소설에선 에오메르의 대사입니다. 거기다 지적하신 대로 영화에선 이 연설을 그 전투에 임한 아군 적군 할 것 없이 모두 다 들리게 외치는 거였으니, 현 자막도 완전히 틀린 뉘앙스는 아니고.

 

2.

반지의 제왕 시리즈 자막에 긴 시간 여러 수정 제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2000년 대 초에는 아직 자막 번역에 대한 논의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고/ 이후 DVD > BD를 거치면서 손을 대기엔 너무 거대한 분량인 데다/ 메이저 영화사 특유의 (한번 개봉관에 걸린 자막을 수정하는 것에 대한)경직성까지 더해져, 지금에 이르기는 했습니다. 더구나 '긴 시간'이란 것도 약점인 게, 요즘처럼 한 방에 몰아서 큰 소리가 나온 게 아니라서.

 

덤으로 반지 확장판은 극장판과 달리 번역을 새로 한 부분들(추가 컷 외에 기존 컷도 번역이 달라진 부분들이 있습니다.)이 있지만, 그것도 크게 공감을 얻는 편은 아니긴 합니다.

 

3.

그 대신이라긴 뭣하지만 호빗 시리즈 자막 번역은 국내의 소위 톨키니스트 출판사 중에 번역 질 좋기로 유명한 씨앗사가 달라 붙어서, 개봉 자막의 글자 수 제한 같은 어쩔 수 없는 축약 외엔 번역의 질은 아주 좋아졌긴 합니다. 그 시기 반지 BD가 나올 때 반지도 다시 손을 대주면 좋았겠지만, 역시 분량이나 번역비 문제 등으로 엄두를 못 냈을 것 같긴 하네요.

2021-01-17 21:37:30

호빗 시리즈는 그 유명한 박지훈 번역가가 번역했다는데

씨앗사 분들이 더 크게 관여했던거 같네요 ㅎㅎ

2
2021-01-17 21:40:46

(제가 알기론)씨앗사가 '뜻밖의 여정'에선 감수직함으로 참여해서 하나하나 다 관여했고, '스마우그의 폐허'부터는 아예 번역 자체를 씨앗사에서 전담한 것으로 압니다.

WR
2021-01-17 21:51:07

연설 끄트머리에 에오메르가 이어받아서 하는 말이었군요ㅎㅎ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읽은지 오래라 떠올리지를 못했습니다
2월쯤 새 번역이 나온다고 하니 이참에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예약할 때 일부러 호빗은 제꼈는데 번역 질이 높다시니 구매욕구가 솟아오르네요ㅋㅋㅋ
코멘트 감사합니다

WR
2021-01-17 21:45:34

답변들 감사합니다.
오역 자막이 이슈가 되는 경우도 잦아졌으니 자막 제작에 좀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이런 중요한 작품을 물리매체로 낼 때는 좀 더 공을 들였으면 좋겠네요.

2
2021-01-17 21:46:00

샘이 프로도에게 하는 호칭도 나리, 프로도씨, 주인님........편마다 너무 차이가 나서 도데체 둘의 관계는 뭐지?라는 의문을 다시 가지게 되었습니다...;;;;;

WR
2021-01-17 22:12:23

ㅋㅋㅋ 고용으로 시작된 주종관계라는 점도 있고, Mr.가 원래는 극존칭인데도 쉽게 쓰여서 사용되는 맥락이 넓은 것도 영향을 줬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왕 내는 거 통일감을 주는 게 좋았을지도요

2021-01-19 00:00:14

이게 가장..... ㅋㅋㅋㅋ 예전에 DVD 로 볼 때에는 별 생각 안 들었는데 이번에 4K 로 확장판으로 보니 유독 더 거슬리더군요^^;;;;

2021-01-17 21:52:50

전 1편에서 레골라스가 아라곤한테 존대말하는게 제일 신경 쓰이더군요.
2편부턴 갑자기 또 서로 말 놓고 지내고

WR
2021-01-17 22:17:33

ㅋㅋㅋㅋ친해졌군요

2021-01-18 10:11:33

둘다 살만큼 살았는데 그까짓 나이 뭐 중요하냐고....

2021-01-18 12:09:53

나이도 레골라스가 더 많고 둘다 왕족 출신인데
왜 레골라스만 존대말하나 싶었습니다

2021-01-17 21:53:03

 사실 영화 번역을 제대로 하려면 작품을 두 번 이상 시청하고 꼼꼼이 해야하는데 자막 제작도 일이다보니 빨리 해치우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전쟁영화 번역이 엉망인 경우가 너무 많더라구요. 군사 영어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있는 분이 번역해서 자막을 만들어야 하는데 실제 자막 제작 고용시장의 사정은 다른가봐요.

WR
2021-01-17 22:16:51

자막 제작 여건도 안 좋다고 하고, 자막은 일반 번역보다도 제한이 많아서 분명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그것도 극장 상영 때까지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쩔 때는 차라리 기계번역을 시키고 해당 분야 전문가나 출판사에 검수를 받는 게 어떤가 싶습니다ㅋㅋ

2021-01-18 14:13:32

반지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아라곤과 의견대립하는 장면에서

전 보르미르를 사우론 하수인으로 만들어버리는 대사가 제일 어이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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