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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현기증 Vertigo 1958 UHD 4K 감상 : 히치콕 클래식 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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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2-26 15:16:48

 

 


영화감독들의 감독, 영화감독들의 스승이라고 불리우는 “Sir. Alfred Joseph Hitchcock (1899~1980)”은 영국 런던에서 출생하여 미국 LA에서 사망하였다.

그의 전성기였던 40~60년대의 영화들은 당대에는 큰 평가를 받지 못하고, 상업영화 감독으로 치부되었다.

스튜디오의 입김이 쎈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히치콕은 고용감독급은 분명 아니였지만, 나름대로 박스오피스에 엄청 신경쓰던 감독이었다.

 

히치콕영화의 특징이라면 각본에 따라 전체 영화의 콘티를 미리 만든 후, 굉장히 경제적(?)으로 빠른 시간내에 찍었으며, 굉장히 계획적이어서 재촬영이나 추가 촬영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길게 찍어서 스튜디오가 삭제할 만한 부분(?) 아예 남아있지 않았고, 감독판을 애초에 임의로 삭제했다간 이야기 연결(?)이 안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히치콕영화의 대부분의 배우들은 굉장히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들의 영원한 보통사람, “Jimmy”, “제임스 스튜어트도 아카데미에 여러 번 노미네이트 되었고,  남우주연상과 공로상을 수상하였지만, “필라델피아 스토리(1940)”으로 수상하였을 뿐, “히치콕영화에 4번이나 출연하였지만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는 굉장히 경제적인 촬영을 선호하는 히치콕스타일 상, 테이크를 많이 가져가는 감독이

아니였기 때문에 정해진 예산에 벗어나지 않는 스튜디오가 선호하는 상업감독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일례로 현기증은 로케이션 촬영에 16일 밖에 안 걸렸는데, 개인적으로는 모든 스페인 수도원씬을 1~2일에 찍었다고 생각한다. 1번째는 낮에, 2번째는 밤 - 새벽에 찍었다.)

 

한마디로 말해 히치콕은 배우의 연기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외모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여배우 뿐만이 아니라 남자배우 역시 자신을 투영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항상 훤칠한 미남형을 캐스팅했으며, 아예 남성환타지의 대표격인, 64년작에 그 당시 [골드핑거]를 촬영하고 있던 007 “숀 코네리까지 출연시켰다. 게다가 [북북서]는 아예 007시리즈가 나오기 전에 나온 007시리즈다)

 

 

 

이처럼 스튜디오가 선호하는 이 감독은 간간히 뒤쪽에서 은근하게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었는데,  이 작품 [현기증]은 아예 대 놓고 본격적인 취향대로 찍은 첫 번째 영화였고,

 

스튜디오는 이 참극(?)을 막아보려 했지만, 앞서 기술 했듯이 이 영화는 자르고 더 붙일 만한 건덕지가 없을 정도로 더 찍어 논 게 없었고, 대대적인 재촬영은 돈이 더 드는 데다, “히치콕이 추가로 찍을리 만무 했으므로, 그대로 개봉했고 역시 예상대로 흥행은 폭망이어서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다.  

(IMDB의 수익은 재개봉을 포함한 수치이며, 그 당시 제대로 된 집계자체가 없었다.)

 

더구나 평단과 대중들의 혹평은 감수해야 했는데,

심령물인지, 스릴러인지, 추리물인지 애매모호한 장르에 뻥 뚫려있는 플롯에다, 한참 클라이막스에 다 달았을 때 짤린 듯한 결말은 그 당시 많은 혹평을 받았다.

(셔플에 권선징악을 반드시 요구한 일부 국가들을 위해 다른 결말이 추가로 들어 있긴 하다.)

 

무엇보다 히치콕답게 정확하게 영화의 2/3 지점에서 모든 반전과 트릭을 아예 대 놓고 친절하게 리와인딩을 해가면서 보여주는데, 이 영화는 이 시점에서 이미 스릴러로서의 기능은 아예 포기해 버리고, 남은 것은 변태(?) 감독의 내밀한 취향을 남은 런닝타임 내내 보여주게 된다.

(아마 50년대의 일반적인 미국 영화관객이라면 지미 스튜어트가 총천연색 애니메이션 악몽 꾸는 부분에서 나가버렸을 것이다. 이 영화는 50년대에 만든 일종의 실험영화다.)

 

트뤼포와의 대담에서 이 영화가 실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하였다.  [현기증] 직후 [북북서]는 이런 내밀한 취향보다는 굉장히 대중적으로 접근하였다.

(하지만 정신 못차리고 64년에 다시 [마니]를 만드는데, 개인적으론 이 영화가 히치콕개인적인 취향으로만 따지면 [현기증]을 능가한다고 본다. 그 당시 실제로 티피 헤드런을 성추행 혹은 학대하면서, 영화 내에서도 주인공에 빙의(?)하여 몹쓸 짓(?)을 한다.)

 

어찌되었건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뽑은 영화 사상 베스트 5 안에 항상 들어가는 작품이긴 하고,

DVD(4:3화면비), 블루레이, UHD 다 갖고 있는 몇 안되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 화질

이 영화의 화질을 먼저 얘기 전에 언급할 내용은 비스타비전인데,  이 방식으로 촬영된 몇 안되는 영화 중 한편이다.

비스타비전은 파라마운트사가 54~59년에 개발 및 사용한, 필름 + 개조 카메라를 이용해서 촬영된 방식을 뜻한다. 간단하게 말해 필름을 가로로 촬영하게 만들어 35mm 필름 2개 면적을 1개 면적처럼 쓸 수 있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확대하더라도 그레인이나 화질면에서  좀 더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경제성을 이유로 오래 쓰여지지 못했지만, 특수 촬영용으로 특수효과가 들어가는 영화들에 명맥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개봉 후 히치콕이 사망하기 전까지 일반에 공개가 거의 안되었다고 보면 되는데, 1996년에 대대적인 복원작업이 이루어 지면서 후에 DVD, 블루레이로 출시될 마스터들을 새로 획득하였다.

그 덕분에 UHD 4K 블루레이의 화질은 년식에 비해 굉장히 좋은 편이다.

유니버설에서 나온 미국판 블루레이 세트를 갖고 있는데,

확실히 다른 히치콕영화에 비해서 [현기증]의 화질은 약간 더 넘어서는 부분이 있다.

 

일단 비스타비전 네가의 화면비가 1.5:1이므로 크게 확대할 필요가 없이 UHD화질은 그레인이 잘 억제되어 있다. 간간히 그레인 + 노이즈가 보이긴 하나 연식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해상도 부분은 큰 판형에 힘입어 굉장히 또렷하게 보이는 경향 (얼굴 주름이나, 가구 무늬)이 있고, 그것은 촬영 시 포그필터를 간간히 썻는데도 불구하고 그 위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4K 블루레이가 제작되면서 2K 블루레이 시절보다 밝기가 많이 차이가 난다.

확실히 해상도 부분은 비교 대상이 아니지만, 어두운 몇 몇 장면 특히 중간쯤에 나오는 서점 장면이나, 수도원 시퀀스는 TVHDR능력 이나 설정에 따라서 배우 얼굴만 보일 수도 있다.

 

그 차이는 블루레이에서는 대낮인데, UHD에서는 저녁쯤 되어 보이게 된다. (예를 들면 바닷가 키스씬)

 

그 이유는 개인적으론 확인할 수 없지만, HDR 그레이딩 과정에서 휘도를 낮게 잡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 덕분인지 그레인이나 노이즈가 굉장히 잘 억제되어 있고, 영화의 분위기에 맞게 톤다운 된 분위기가 있긴 한데, 시청자에 따라선 밝기 면에서 블루레이에 비해 더 아쉬워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참고로 유튜브의 4K2K 화질 비교를 링크하겠다.

 

https://youtu.be/hx9RMOfnpFU 

 

 

 

 

# 음질

50년대 영화이니 원본은 모노트랙이고, 70mm로 블로우업 하면서 DTS 사운드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블루레이에서는 DTS-MA, UHD에서는 DTS:X가 수록되어 있다.

 

96년 복원시 음질 역시 복원되었기 때문에 깔끔한 음질을 들을 수 있으나, 방향성이나 정밀한 음향 설정 같은 것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프론트나 센터만 나올 거라는 예상과 달리 작지만 리어나 천장 스피커를 꽤나 자주 울려준다.

대사는 뚜렷하게 잘 들리는 편이고 음질 부분에서는 [사이코]보다 특별히 활용한 부분 자체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스코어에 묻혀 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음성 요소는, 

버나드 허먼의 시종일관 관객의 신경을 긁어대는 스코어가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에 거기에 충실하다고 본다.

 

 

 

# 영화

감독들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기자나 관객들보다 감독들이 더 지지를 많이 보내는 영화 들 중 한편이다.) 많은 감독들이 이 영화에 영향을 받았다.

 

대표적인 우라까이 감독인 브라이언 드팔마는 대놓고 베꼈는데, [강박관념]은 아예 복사했다고 할 만하고(음악도 버나드 허만이다),  [드레스트 투 킬]이나 [침실의 표적]영화의 반 정도는 [현기증]으로 만들었다. 소소하게 집어 넣은 건 다른 영화에도 많고.

 

폴 버호벤역시 [포스 맨]의 여주인공과 샤론 스톤(“킴 노박과 가장 이미지가 닯았다고 생각하는 80,90년대 배우다.)을 팜므 파탈로 등장시킨 [토탈 리콜][원초적 본능], 하다 못해 [로보캅]에서 머피를 그 지경으로 만든 낸시 알렌(“드팔마의 전 부인 겸 단골 여배우)도 짧은 금발머리, [Flesh+Blood]도 남자 주인공들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제니퍼 제이슨 리도 금발이다. 

이 정도로 히치콕과 이 배우에게 오마쥬를 바쳤는데 바로 이 배우이다.

 

 

 

 

“Kim Novak”은 원래 모델로 활동하다가, 영화에 모델역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입문한다. 2~3년의 무명배우 시절을 거친 뒤, 주연으로 발탁되는데, 아무래도 마를린 먼로가 그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그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필요했던 듯 싶다.

 

육감적인 몸매가 주로 드러나는 영화를 찍던 킴 노박히치콕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였는데, “잉그리드 버그만이나 그레이스 켈리와 비슷하게 귀족적인 우아함을 지닌 베라 마일즈를 선택하려고 했었다.

(개인적으로는 히치콕버그만이나 켈리를 종탑에서 밀어버리고 싶었을 정도로 미워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1번째 선택이 여러 이유로 무산되자, “킴 노박이 낙점되었는데, 금발에 파란눈이긴 했어도, 그동안 나온 영화의 이미지로 인해 귀족적인 분위기와는 좀 멀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본질은 킴 노박의 이중적인 모습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귀부인과 창부를 동시에 보여주는 배우이다.

 

굉장히 귀족적이고 우아한 전반부 모습과 달리,

후반부 킴 노박은 본인 말대로 “17살 이후로 순진하지 않은모습이,

빰에 점 찍고 ([아내의 유혹] 드라마 나왔을 때, “히치콕오마쥬라고 생각했다!!),

싼티나는 화장을 해서 묘하게 그 쪽 업계(?) 사람으로 보일 만큼  달라보인다.

이 영화의 킬링 포인트는 앞서 말했듯이, 스릴러나 트릭해결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마치 인형을 꾸미 듯, 복제품을 이미 죽은 시체로 동일화 시키는 과정에 있다.

 

제임스 스튜어트는 그동안 사람 좋은 신사(그 전의 히치콕영화를 포함한 대표작들에서 보여준)에서 벗어나 후반부에서는 완전히 미치광이로 보이며,

마지막에 직접 손을 쓰지 않았을 뿐, 거기까지 끌고 갔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가 되살아난 마들린을 다시 죽인 것이나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그가 사랑한 여자는 유령이나 시체이지, 살아있는 주디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그토록 집요하게 외모를 바꾸려고 한 것은,

이미 주디를 다시 만났을 때, 무의식 중에 사건의 전모를 이미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고, 일종의 현장검증 후에 그대로 처형시켜 버린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50년대 헐리우드 스튜디오에서 만든 아주 개인적인 영화 중 한 편이다.

이 영화가 가지는 의미는 히치콕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보는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이며, 이 영화 덕분에 정신분석학을 도입한 영화 평론이 한 때 유행하기도 했었다.

 

꽤나 오랜 세월 동안 이 영화를 봐왔었는데,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보여지지 않지만,

웬지 이 영화는 항상 새로운 느낌이다.

그 이유는 볼 때마다 나 자신의 내면 어느 구석에 항상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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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1-19 10:35:18

 정발 히치콕 UHD박스 쭉 봤는데 이 작품이 가장 화질이 좋았습니다. 수록 작품 중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WR
2021-01-19 10:53:54

블루레이 세트 (미국판, 영국판)에서도  가장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2021-01-19 11:36:38

 영화의 작품성과 이후 계속 오마쥬되는 특유의 카메라 기법도 기억에 남지만

킴 노박 배우의 매력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WR
Updated at 2021-01-20 12:24:17

옛날에 미국에서 TV에서 본 영화에서 엄청 이쁜 여자가 나왔었는데 "킴 노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분위기는 [더티 댄싱] 비슷했던, 춤추는 장면이었습니다.

 

2021-01-19 12:07:10

이 박스 지금 사도 사이코 음질에 문제 있는걸로 오나요..?

WR
Updated at 2021-01-19 12:30:42

[사이코]는 확인은 안해 봤고.. 음성은 고르지도 않고 그냥 DTS:X로 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신 음성포맷을 선호합니다.)

지금 현재는 재고 없고 (Yes24 기준), 예약으로 다시 출고 되는데 아마 수정된 버전이지 않을까요?

Updated at 2021-01-19 15:05:33

사이코는 음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교체해야 하는 모노 포맷의)음'질'만 따지면 리콜 전이 더 좋고요.

 

사이코의 리콜 사유는 a. (오리지널)모노 음성을 넣어야 하는데, b. DTS:X 다운 믹스로 만들어진 (가리지널?)모노 음성을 넣었기 때문입니다. 

2021-01-19 20:54:40

애증(?)의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부가영상 UHD 디스크 수록 등 이번 박스셋 대단히 만족스럽고 새처럼 블루레이로 접하지 못했던 싸이코, 이창에 이어 DVD로 본 기억이 가물해진 현기증 감상 대기 중입니다. 그때는 짚어주신 포인트를 의식하지 못했으니 UHD로 볼 때는 더 재미있겠네요.

WR
2021-01-20 00:48:44

현기증을 처음 봤을 땐 진짜 생경한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영화가 종잡을 수는 없었는데, 항상 다시 보고싶게 만드는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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