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UBDP 판매량 감소 추세 뚜렷 외
1. 물리 매체 판매량 감소에 따른 플레이어 판매량 감소세 뚜렷
미국 가전 협회(CTA)가 4K UltraHD Blu-ray(이하 UBD)의 판매가 시작된 2016년부터 2021년(2021년은 추정치)까지의, 미국 내 각 매체별 플레이어 판매액 추산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모든 물리 매체 재생 플레이어의 판매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개중 현 최신 물리 매체인 UBDP는 미국 기준 2020년 49만 5천대 판매를 기록 > 2021년에는 (추산)48만 5천대 판매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BDP(239만대 > 196만대 추산)나 DVDP(122만대 > 91만 7천대 추산)의 판매량 감소세보다는 적은 것이지만, 절대 판매 대수에서 DVD 전용 플레이어의 절반 남짓이라는 점 & UBD가 출범한지 고작 5년된 매체라는 점에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UBDP의 판매 대수가 정점을 찍은 것이 2017년(88만 4천대)인데, 그 바로 다음 해에 대표적인 디스크 플레이어 메이커 오포가 시장에서 이탈 - 2019년엔 삼성까지 이탈하면서 감소세 자체를 꺾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UBDP는 출시 시점부터 대당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싼 플레이어(2020년 기준으로 대당 평균 167달러. BDP는 평균 63달러/ DVDP는 평균 29달러 남짓)지만, 총 판매액은 BDP를 넘어선 적이 단 한 해도 없습니다.
덧붙이면 최신 가전 제품의 각축장인 CES에선 2020년, 2021년 2년 연속 새로운 전용 디스크 플레이어가 출품되지 않았습니다.
2. PS5 및 XSX의 등장
이런 상황에서 물리 매체 애호가들에게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2021년부터 SIE의 플레이 스테이션 5와 MS의 XBOX 시리즈 X가 새로이 UBD 플레이 가능 기기(+ BD, DVD도 재생 가능)로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이 두 기기는 각각 미국 기준 499달러(PS5 디스크 에디션, XBOX 시리즈 X 동일)로 UBDP 평균가의 3배에 달하지만, 최신 게임 성능을 앞세운 '게임기'로서 2020년 12월 추산 전 세계에서 PS5 = 220만대/ XSX = 173만대를 출하했습니다.(필자 주: 출하와 판매량은 다릅니다. 실제로 많은 기기가 소위 되팔이들의 창고에서 잠자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Ampeer 애널라이즈의 예측에 따르면 2024년까지 전 세계에 PS5는 총 6730만대(디스크 에디션 + 디지털 에디션 합산)/ XBOX 시리즈 X와 S는 합산 4430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단지 참고로 BD 플레이 가능 기기인 PS4는 출시 7년차인 2020년 (1월 발표 기준)에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억 600만대를 달성했고, BD 및 (XBOX ONE S/ X 한정)UBD 플레이 가능 기기인 XBOX ONE 시리즈는 2019년 기준 이미 4400만대를 판 것으로 추산된 상태입니다. 즉, UBDP의 재생 저변이 특별히 BDP 시절보다 더 윤택해진 건 아닙니다. 하물며 UBD가 2024년까지 '주력' 미디어 매체로 자리매김할지도 불분명한 현재로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PS5와 XSX 덕에 UBD 유저가 늘어나 UBD 시장을 지탱한다는 관측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PS2/ PS3가 견인했던 DVD/ BD 시절엔 지금과 같이 편리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실제로도 PS5/ XSX은 (별도의 로열티나 기술적 대응상 어려움이 있는)디스크 관련 고급 기능을 몇몇 제외한 채 발매했으며, 이것은 지원 기능면에서도 전용 DVDP나 BDP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PS2/ PS3 시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스트리밍의 위협과 이 기기들의 뜨뜻미지근한 자세라는 이중고가, UBD의 미래에 의문을 던지는 상황.
3. BDA의 맹주 소니의 배신(?)
이번 CES 2021에서 소니는 '브라비아 XR 코어'라는 새로운 형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이 서비스의 골자는 hevc 코덱 기준 최대 80Mbps에 달하는 비트레이트 및 무손실 압축 음성을 제공하는 (소니의 명명에 따르면)Pure Stream으로, 서비스 편의성/ 안정성 등을 차치하고 오로지 스펙으로만 따지면 소니가 발매하는 UBD와 별다를 바 없는 수준입니다. 아울러 소니는 이 서비스를 통해 현재 보급이 지지부진한 IMAX Enhanced 컨텐츠를 적극 공급하여, (IMAX 인헌스 진영에 참가한)자사 디스플레이의 해당 포맷 대응 기능을 적극 활용/ 홍보할 방침이라고.
물론 이 서비스는 일단 현재로선 소니 브라비아 XR 코어 전용 제품군(A90J 등 2021년 최신 런칭 시리즈)의 전용 앱으로만 제공되며, 컨텐츠 구매를 위해 '앱 크레딧'이라는 일종의 전용 재화를 필요로 하는 폐쇄 결제 형태를 띕니다. 더불어 발표 스펙에 따르면 최소 인터넷 속도 43MB/s 정도로 퓨어 스트림 비트레이트 30Mbps/s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인터넷 속도 115Mb/s 정도면 최고 품질인 80Mbps/s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하는데... 망 실질 속도 115메가대가 나오는 서비스 권역이 전 세계에 얼마나 될지 생각해 보면, 사실상 고급 회원제 클럽 같은 양상이긴 합니다.
단지 소니는 예전에도 UBD 런칭 직전에 이런 류의 고화질 4K 스트리밍 전용 셋탑을 독자 규격으로 발매한 전적이 있는데, 당시엔 UBD가 곧 발매된 데다 더 편리하고 대량의 컨텐츠를 쏟아붓는 OTT들이 나타나면서 바로 사장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좀 다른 게, a. 새로운 물리 매체가 제정/ 공급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b. 당시와 달리 지금은 소니가 가전 메이커보단 컨텐츠 공급사로서 입지를 다지면서, 소니/컬럼비아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다수 컨텐츠를 부을 수 있는 채비를 갖췄습니다. = 이때문에, 이 '퓨어 스트림' 서비스의 향방에 따라 장차 기존 OTT 업체들도 보다 고품질의 컨텐츠를 공급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형국입니다.
4. 결론
물론 현실의 여러 제약 및 컨텐츠 확보에 더 열을 올려야 하는 OTT 회사들의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므로, 향후 몇 년 안에 물리 매체를 뛰어넘거나 그에 버금가는 수준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나오지 않을 전망입니다.
현재 최고 수준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 기준으로도 UBD 평균의 1/2에서 1/4 수준의 비트레이트 전송률에 만족하는 게 현실이며, 향후 애플이 본격적으로 컨텐츠 양 늘리기에 뛰어든다면 결국 넷플릭스처럼 서비스 품질을 내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습니다.(넷플릭스는 2020년 시점에 자사 4K 컨텐츠의 비트레이트를 7Mbps/s 대까지 끌어내렸습니다. 물론 그러고도 화질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긴 합니다.)
따라서 UBD를 비롯한 물리 매체의 동 해상도 대비 퀄리티 우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1에서 언급했듯이, 이를 재생하는 전용 플레이어 제조사의 이탈과 뒤늦게 나타난 구원군격인 게임기들의 애매모호한 지원은 점차 이 우수한 퀄리티를 접할 저변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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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매체의 끝이 보이는것 같아서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