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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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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1-29 17:27:21

 2019년 이집트 룩소르 신전에서 공연된 오페라 아이다 안내 영상입니다.

 룩소르 신전은 인류문화재로 엄격한 관리하에 있어 관리 당국의 허가의 불투명성과 관람객 개개인의 사정이 겹치면 이 신전을 배경으로 한 아이다 공연을 직관할 수 있는 기회는 일생의 한 번 이하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2019년 수많은 사람들이 이집트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가수를 제외하고는 기대 이하였다는 평을 받게 됩니다. 이 공연의 아이다 역은 우리나라 가수 임세경이 맡았습니다 .(최근 아이다 역에 캐스팅되는 새로운 가수 중 한 명입니다. (중국의 헤휘, 우크라이나의 류드밀라 모나스틸스카 그리고 최근의 임세경이죠. 특히 임세경은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지명도를 엄청나게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겁니다.)

 

 여기서 잠깐 가수 분류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제 감정이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으므로 양해부탁드립니다.

 가수 중 여성 소프라노-남성도 소프라노가 있습니다-를 예로 들면, 드라마티코,스핀토,리리코 하는 식으로 전통적인 것에 더 추가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구분은 독일 FACH시스템에 따른 것으로, 한 백여 년 전 19세기 말 독일 극장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를 더 빨리 찾아내려고 가수가 내는 소리의 음역대, 무게 그리고 색깔을 기준으로 분류하면서 생긴 구분법입니다. 독일 사람의 특징이, 어떤 것에 대해 가능할 때까지 쪼갠 후 범주화하는 것인데, 이런 특징과 편의성이 맞물려 가수 분류에서도 나타난 시스템이죠. 이 구분법의 기준이 되는 것들 중 그나마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음역대-사람은 보통 20-20000헤르츠 사이에서 들을 수 있고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이 소리 중 관련자들끼리 모여서 440헤르츠가 중심이다라고 할 뿐입니다.-이고 나머지는 오디션 평가자의 주관 영역이죠.  불합리죠.그래서 혹자는 이 구분법을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한 번 정해지면 가수의 의지, 능력, 앞으로의 가능성 등 모든 것이 차단되어 누군가 정했고 이제는 시스템이 되어 버린 것에 의해 분류된 자신의 목소리 외에는 모든 것이 부정되니까요.  지금은 유럽 더 좁혀서 독일 쪽 오페라 계에서나 통한다고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독일 쪽이 너무 강력한 곳이라서 큰 의미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잠깐 소개해드리는 것은 이 분류법에 따른 가수 구분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때문입니다. 

 

 다시 오페라 아이다로 돌아와서

오페라 아이다는 4막 7장, 총 공연 시간은 대개 150여 분 전후입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집트 공주의 노예가 된 이디오피아 공주 아이다가 이집트 젊은 장군 라다메스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사랑과 조국 사이의,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와의 갈등 등을 겪다가 결국 연인 라다메스와 함께 생매장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오페라가 끝납니다]

 이 오페라  아이다는 다른 예술 장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1996년 디즈니가 애니메이션화하려다 방향을 뮤지컬로 급선회하여 앨톤 존 음악으로 뮤지컬 아이다를 만들고 브로드웨이는 2000년에 최초로 올립니다. 우리나라도 이 라이센스를 획득하여 2019년까지 공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암네리스 역의 스타 가수들도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블루레이는 총 5종인데 그 중 수산나 브란키니가 아이다 역을 한 2009년 파르마 공연물을 제일 좋아합니다. 물론 발레 부분만은 메트로폴리탄 공연과 리세우 극장 공연입니다^^

 

저는 오페라 아이다를 크게 두 가지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하나는 발레 음악으로, 다른 하나는 오페라의 노래로 말이죠.

 

A) 제가 오페라 아이다를 알게 된 것은 오페라 아이다에 있는 발레 음악 때문입니다.

발레 음악의 총 길이는 5분 정도로 아주 짧습니다만 반복 형태로 오페라 전체, 정확히는 1막2장, 2막1장 그리고 2막 2장에서 사용됩니다.

발레 음악만 동일하고 안무는 무대 연출가와 안무 연출가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A-1) 1막 2장 신전에서

 1막 2장은 적을 섬멸하려 가기 전 의식으로 동양의 출사표와 같은 장면입니다.

이 1막 2장은 길이가 짧은 편이고 후반부에 중창, 합창인 "신, 수호자 그리고 복수자(Nume, custode e vindice)"라는 노래가 같이 있습니다.

 A-1-1) 1994년 이집트 룩소르 신전 공연

 

 A-1-2) 2006라스칼라 공연

 

 A-1-3) 1953년 영화 아이다에서

 

 

 A-2) 2막 1장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거처에서

2막 1장은 총 길이 15분으로 매우 짧습니다. 베르디는 발레 음악이 사용되는 장은 아주 짧게 구성해놓고 있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리고 이 2막 1장은 발레 음악이 아니더라도 오페라 아이다를 보려고 한다면 반드시 2막 1장 만큼은 집중해서 감상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극 흐름 상 실제 이집트와 이티오피아가 전쟁 중일 2막 1장 후반 8분에 걸쳐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와 실제는 이디오피아 공주이나 현실은 노예인 아이다 간 심리적 전쟁도 멋지고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A-2-1) 2006 라스칼라 2막 1장 전반부

 

A-2-2) 암네리스 역 에카테리나 세멘츄크, 아이다 역 류드밀라 모나스틸스카의 공연

 

 

 A-3) 2막 2장 개선식에서

 A-3-1) 다양한 예술계에 참여하는 프랑코 제피렐리가 무대 연출을 하고 로베르토 볼레와 미나 카마라가 중심 무용수 역을 담당한 2006년 라 스칼라 공연 아이다  2막 2장 발레 부분입니다. 다만 이 라 스칼라 2006판은 검은색 분장 때문이 아니라 아프리카 의제 춤을 조롱거리로- 연출가의 의도가 제국주의 비판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제게는 씨알도 안 먹히는 주장입니다- 만들어서 너무 불편합니다.

 이런 이유로 디비디 구매 후 블루레이가 출시되었을 때 구매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품절이라 구할 수도 없습니다-_-;;;

 

 A-3-2)  소피아 로렌이 아이다 역을 한 1953년 영화 아이다 중 오페라 2막2장 발레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A-3-3) 제가 바로셀로나 리세우 극장판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공연의 2막 2장 발레 부분입니다. 5분 이후부터 발레 부분입니다. 그 전 5분은 그 유명한 개선행진곡 부분입니다. 전 별로입니다만. 디비디 블루레이 모두 소장 중이죠.

 

A-3-4) 바로셀로나 리세우 극장판 오페라 2막 2장 발레 부분입니다. 디비디만 소장 중인데

이 리세우 극장판이 블루레이로 출시되었으면 하는데 거의 불가능할 듯합니다.

 

 

B)오페라 아이다는, 물론 아름다운 아리아가 있습니다만, 중창과 합창 특히 중창의 오페라라고

저는 평가합니다.

 B-1) 1막 1장 트리오

1막 1장에서부터 3 주역의 중창은 거의 오페라 막바지를 방불케 합니다.

 2001년 부세토 극장 공연으로 디비디로 소장 중입니다.

 

B-2)  1막 1장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아리아 -Celeste Aida( 이 구절의 번역에서 우리나라는  청아한 아이다로 하고 영어에서는 Heavenly Aida로 하는데 저는 "내 세상의 여신 아이다"로 번역합니다)

  알프레도 크라우스 노래

 

B-3) 1막 1장 아이다가 노래하는 "이기고 돌아오라니(Ritorna vincitor)"

이 노래는 아이다가 복잡한 심경 중에 이기고 돌아오라고 외치는 이집트인들에 동화되어 저도 모르게 따라 한 자괴감에서 시작합니다.

 팝 디바 휘트니 휴스톤의 외가 쪽 5촌 이모이며 오페라 미국 전설인 레온티안 프라이스의 노래

  

 이 "이기고 돌아오라니 "노래는 아이다의 심적 갈등을 표출한다는 점으로 접근하면 공주 암네리스가 4막 1장에서 반역자로 몰린 라다메스의 재판을 기다리면서 부르는 노래 "내 증오스러운 연적은 내 손아귀를 벗어나고(L'aborrita rivale a me sfuggia)와 대응 관계를 가진다고 봅니다.

 

B-4) 1막 2장 제사장 람피스, 장군 라다메스의 "신, 수호자 그리고 복수자(Nume, custode e vindice

이중창과 합창 - 바리톤과 테너의 주고 받는 노래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B-5) 2막 2장 개선과 발레 장면이 끝나고 개선장군 라다메스가 이디오피아 포로들을 사면해줄 것을 상으로 요청하면서 시작하는 중창과 합창을 통해 주고 받는 연속은 마치 댄스 배틀과도 같은 박진감을 줍니다.

 

B-6) 3막 나일강변에서 아이다의 노래 "오 나의 조국 O patria mia"

  공주 암네리스와 결혼이라는 보상을 받게 된 개선장군 라다메스를 만나기 위해 나일강변으로 온 아이다의 심경을 전하는 노래라고 하는데 저는 왜 이 노래를 3막에서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_-

전설 마리아 칼라스 노래

 

 B-7) 3막에서  베르디의 영원한 소재 부녀갈등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고 저는 평가합니다. 베르디의 부녀갈등 혹은 모자갈등 등은 극 초반에 등장해서 극 전체를 이끄는데 오페라 아이다에서는 단지 극 전환용으로만 사용합니다.  나아가 아이다의 아버지가 아닌 이디오피아 왕이라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극 전체적으로 보면 사실상 부녀 갈등이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약화시킵니다. 왜 이런 변화가 이루어졌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공주의 의무를 명분삼아 딸인 아이다에게 연인을 유혹해 연인을 배신하게 하라는 아버지와 조국과 아버지 그리고 연인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아이다를 표현하는 이중창입니다.

 

 이 이중창을 마리아 칼라스와 주세페 타데이가 부른 것을 한 번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B-8) 4막에는 이집트 군 진군로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유출한 대가로 생매장 형벌을 받고 지하 감옥에 갇힌 라다메스와 도망가지 않고 연인을 찾아 생매장 동굴에 미리 들어가 있던 아이다, 이 두 사람이 죽어가면서 부르는 마지막 노래

 이 세상이여 안녕(O Terra, addio)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오페라 제작 의뢰를 거부하던 베르디의 마음을 돌려 놓은 물건-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고대 이집트에 살았던 누군지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생매장 관련 기록물-파피루스에 적혀 있던 것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죠. 


 

 끝으로 두서없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님의 서명
자유로움은 불편을 친구로 삼는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퇴장하면 그것이 과거이고
오늘의 내가 등장하면 그것이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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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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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16 13:53:22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이다는 1,2막의 전반부와 3,4막의 후반부의 무게감이 확 차이가 나는 듯 합니다. 전반부의 그랜드 오페라스러운 분위기와는 달리, 후반부는 분위기가 확 조용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전반부 쪽에 더 귀가 많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카라얀이 젊은 시절에 지휘하고, 테발디가 아이다 역을 맡은, 데카에서 나온 음반도 상당히 좋습니다. 베르곤지가 라다메스 역을 맡았는데 그의 미성이 이집트 전군을 이끄는 장군에는 좀 안 어울리는 듯 싶기도 하지만, 라다메스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 성격 (용감함과 비겁함, 출세와 사랑)을 묘사하기에는 또 걸맞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WR
Updated at 2021-03-16 22:24:04

밀씀주신 대로 4막임에도 5막의 그랑오페라 구성을 취하고 있기는 합니다. 우스개소리로 2막2장의 개선행진곡만 보고 자리를 떠나는 관객도 있어라고 하죠-_-

그리고 카라얀 테발디 베르곤지의 데카 레코딩을 도전해보겠습니다.

2021-03-16 09:56:03

레온틴 프라이스, 알프레도 크라우스, 마리아 칼라스등 전설들의 목소리를 한꺼번에 듣는 호사를

 

누리네요. 유명한 작품이라 그런지 올스타가 총출동 하는군요.

 

참 레온틴 프라이스가 휘트니 휴스턴과 친척이었군요. 피는 못속인다더니 ㅎㅎ

 

오늘도 배우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WR
2021-03-16 11:27:03

글을 작성할 때만 해도 한 분 한 분 소개하고 내용도 정리가 안 되어서  한자리에 모였다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네요^^

휘트니 휴스톤의 가계는 친가 외가 모두 성가와 관련한 음악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가문이죠.

2021-03-16 10:12:55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아이다 오페라 블루레이 한편 구하고싶은데 어떤걸 구해야할지 잘 모르겟네요

혹시 추천해주실 레이블 있으신가요

WR
1
2021-03-16 11:31:44

발레도 그렇지만 오페라도 가수의 호불호가 엄청나고 또 공연 자체도 엄청난 나태가 없다면 차이가 없기에 어떤 공연물을 추천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2009년 브레겐츠 공연물은 피하시라 권합니다. 이 공연물은 다른 많은 아이다 공연물을 접한 후 접해도  끝까지 시청하기가 힘든 연출을 취하고 있습니다.

 

2021-03-16 10:36:56

저도 얼마전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바아타’ ‘아이다’ ‘일 트로바토레’ 를 구입해서 하나씩 감상하고 있습니다
거의 오페라 초보자인데 좋은 글로 감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잘 봤고 고맙습니다~^^

2021-03-16 10:51:43
저도 일트로바토레를 첨으로 블루레이 오페라 들여봣어요!!
근데 잠들더군요 ㅠㅜ
WR
1
2021-03-16 11:41:42

저도 발레가 포함되어 있지 않는 대부분의 오페라를 보면 잠드는데 어쩔 수 없죠.

눈이 감기는데 말이죠-_-

WR
2021-03-16 11:40:23

감사 인사 고맙습니다.^^

제가 라 트라비아트를 오페라 자체로는 소개할 생각은 없지만-그리고 발레로는 카멜리아의 여인으로 소개해드린 적이 있어서-  언젠가 일 트로바토레는 소개해드릴지도 모릅니다. 

일 트로바토레도 그랑오페라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그 속에 발레 음악이 구성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출시된 일 트로바토레 모든 블루레이를 구매했음에도 아직 발레 음악을 사용한 오페라를 만나지 못해서 언제 소개해드릴지는 알 수 없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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