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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게]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 UHD 4K 블루레이감상 - 콜롬비아 클래식 Columbia Classics 4k Vo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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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2-26 15:21:48

여건이 되시는 분들은 메인 테마를 들으시면서 보시길 권합니다.

 

https://youtu.be/9fDqFNDnrkY

 

 

모든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각 제작사와 배급사에게 있습니다.

 

 

 

위대한 감독이자 열렬한 영화광인 마틴 스콜세지에게 영향을 준 영화들과 감독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스콜세지본인의 인터뷰나 다른 평론가들의 의견을 볼 때 존 포드를 꼽을 수 밖에 없다.

 

이 감독을 수식하는 여러 단어들,

 

가장 위대한 미국 감독(“오손 웰즈가 아니다. “웰즈는 그가 생각하는 가장 위대한 감독 3명을 포드,포드 그리고 포드라고 답했었다.),

 

인종차별 주의자, 못 말리는 마초, 공화당원, 군국주의자(젊을 때나 노년일 때나 언제나 해군이 되고 싶어했다), 매카시즘 반대자, 닉슨의 지지자

 

어느 것 하나 앞 뒤가 들어 맞는 게 없는,

뭔가 정의할 수 없는 인생을 산 인간이자 감독이며,

무성영화에서부터 시작해서 스튜디오가 한때 가장 선호하던 감독이었지만,

알코올 중독과 잦은 무단이탈, 스튜디오의 간섭을 싫어해서 오지로 로케이션을 잡던 감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만들 당시에는,  

평면적으로는 지독히도 상업적이라고 여겨지던 장르 영화을 찍으면서,

후세 평론가나 감독들에게는 비범한 걸작들로 추앙받는 작품들을 남겼다.

 

존 포드에 대한 얘기는 무수히 많지만,

그가 현대 미국영화의 창시자(?)라고 불리울 만큼의 다양한 영화들(그 당시의 대부분의 스튜디오 감독처럼 갱스터, 드라마, 전쟁물, 코미디, 다큐 대부분의 장르에 손을 댔다)에 걸작들을 남겼으며,

아카데미 감독상도 현존 최다 수상, 4(밀고자(1936), 분노의 포도(1941),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1942), 말없는 사나이(1953))를 기록했다. (수상작 중에 웨스턴이 없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서부극을 빼놓고, “존 포드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할 만큼 미국적인 고전 서부극의 최고점와 마무리를 함께 한 감독이라고 볼 수 있다.  

(본인이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1962)로 관뚜껑에 못 질 했다. 이에 미국의 고전 서부극이 막을 내리자 마자 세르지오 레오네가 등장한다)

 

 

70년대부터 수많은 감독들이나 평론가들이 이 감독을 추앙하기 시작했으나,

존 포드자신은 수 많은 인터뷰에서 모든 미학적인 질문을 일부러 회피하며,

그냥 찍었는데 뭔 헛소리야라는 식으로 일관했다.

 

[시민 케인]의 감독상을 도둑질(?)한 원죄 덕분에 작가로서의 발견은 좀 늦었지만,

이후 대부분의 거장들(데이비드 린, 구로사와 아키라, 프란시스 코폴라, 조지 루카스, 장 뤽 고다르, 스티븐 스필버그)의 스승이라고 불릴 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스콜세지“”폴 슈레이더는 일찍이 존 포드의 숭배자로서 진작부터 수없이 포드의 영화를 봐 왔지만, 그 중에서도 70년대에 가장 인이 박히도록 보고 또 봤던 영화가 있었다면 바로 이 작품이다.

 

 

 

[수색자(1953)]은 가장 유명한 서부극이자, 실제로는 좁은 의미로서의 서부극이라는 장르에 비껴서 있다.

 

장르영화 치고는 영화 내에서 터무니 없게 긴 시간(5)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며,

총질 하는 시간 보다 훨씬 많은 런닝타임을

존 웨인이 이리저리 해매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무엇보다 멀찍이 카메라로 잡은 서부의 풍경들 속의 2명의 카우보이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추적극으로 채움으로써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의심하게 만든다.

(사실 개인적으로 몇 편 보지 못한 포드의 작품들은 모두 표면적인 장르와 그 이면의 그림자가 상충한다. 원작에 가깝게 표현한 작품은 [분노의 포도]밖에 없는 듯)

 

 

 

이 후의 수많은 미성년자 구출영화의 단군할배 격이라고 볼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주인공 이든 에드워즈은 수색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잃어버린 조카딸(어떤 평론가는 제수와 사통한 진짜 딸일 지도 모른다고도, 하긴  초반 부, 제수가 남편보다 더 뭔가 애뜻하게 대하긴 한다.)에 대한 관심은 점점 엻어지고,


 

남은 것은 기억도 희미해진, 복수심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이는 이후 굉장히 많은 영화에서 이미 망가져 버린 주인공(사회 부적응자)은 복사되듯이 후세 감독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 영화는 유명한 오프닝씬과 엔딩씬을 보여준다. 둘 다 갇힌 프레임에 들어오고 나가면서 이 영화는 시작하고 끝난다.)

 

[택시 드라이버][수색자]의 연관성이나 영향력에 대한 분석은 이미 70, 80년대 미국의 영화학도들이나 평론가들에게선 흔하디 흔한 내용이며, 감독과 작가가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며,

따라서 [수색자]이든[택시 드라이버]트래비스는 공통점이 많은 캐릭터다.

 

둘 다 참전용사로서 PTSD(표면적으로는 둘 다 티내지 않으려 하지만 정신적으로 망가져있다.)로 인한 정신병적 행동을 하며, 여자(대상자는 원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를 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있다.

 

게다가 트래비스의 모히컨족 머리나, 후반부의 하비 케이틀의 포주 의상이나 외모는 묘하게 [수색자]의 납치범 스카를 연상시킨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인디언이 이 영화에 참여했는데, 추장인 악역은 벽안의 독일계 백인(헨리 브랜든)을 기용했다.)

 

 

 

 

 

 

 

 

 

4K UHD 블루레이 스펙

 

VIDEO : 4K 2160P UHD 1.85:1, DOLBY VISION, HDR10

AUDIO : English 5.1ch DTS-HD MA

SUBTITLES : 한글자막있음

SPECIAL FERATURES :

Making Taxi Driver Documentary (한글자막 있음)

Storyboard to Film Comparions with Martin Scorsese Introduction

Photo Galleries

20th Aniversary Re-Release Trainler

 

UHD에 수록된 스페셜 피쳐는 정확히 40주년 블루레이의 2번째 장(스페셜 피쳐)의 내용물과 일치한다.

스페셜 피쳐는 대부분 기존 발매된 블루레이에 이미 수록된 내용들이다.

콜롬비아 클래식 2에 동봉된  [택시 드라이버]2K 블루레이는 프린팅은 새로 했지만 사실상 북미판 40주년 블루레이의 내용물과 동일해 보인다.

똑 같은 스페셜 피쳐와 메뉴화면이 완전히 동일하고,

혹시 화면이 다를까 싶어 제 각각 여러 번 돌려봤지만 아무리 봐도 같은 화면이다.

 

 

 

비디오

 

이 영화의 촬영은 35mm 필름 + 일부부분 16mm로 촬영되었다.

스콜세지마이클 채프먼은 이 영화가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이길 원했고, 그 덕분에 극영화 치고는 최소한의 조명을 썻고 야간 장면의 많은 부분을 도시의 자체의 조명으로 이 영화를 구성했다.

첫장면 수증기가 걷히고, 택시의 앞 유리창으로 조명이 번져 나가는 장면(제작진은 “Chemtone“이라고 부른다.)은 처음과 끝을 장식하며 일종의 ”Loop“효과를 의도했다고 한다.

 

트래비스의 시점샷 + 나레이션과 트래비스혼자 멀리서 있는 장면을 찍은 부분이 이 영화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의 고독과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는 상황을 강조하는 인상적인 촬영이다.

 

이제 이 UHD 블루레이의 화질을 얘기해야 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북미 리뷰어들이 칭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40주년 블루레이와 그렇게 큰 차이가 있나라고 느껴진다.

물론 해상도의 향상으로 블루레이 보다 더 강점이 있지만, HDR 덕분에 그레인이 더 눈에 띄기 때문에 실제로 대형화면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진짜 2021년에 새로 4K DI를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굳이 강점을 꼽자면 HDR 적용 후 색감이 좀 더 짙어지고, 블랙의 체감이 좀 더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돌비비전 + OLED TV 사용자분들께서는 좀 더 만족하실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

 

2K 블루레이와 동일한 5.1ch DTS-HD MA 쓰였다.

한 북미 리뷰어는 그냥 재탕이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UHD의 음성이 좀 더 좋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원본이 그냥 스테레오인 관계로 전체적으로 음분리나 멀티 채널의 효용은 기대할 수 없다.

 


버나드 허먼 (1911-1975)은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 작곡자로 시민케인의 음악에 참여하면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헐리우드 초기부터 활동했지만 그의 음악은 고전적인 스코어와 좀 동떨어져 있었는데,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영화들은 주로 히치콕의 작품들이었다.

날카로운 현악기 사용으로 긴장감을 조성하고, 음악을 서스펜스 그자체로 들려주어 사운드 만으로 영화에 많은 부분을 기여하는 작곡가 였다.

 

드 팔마의 소개로 [택시 드라이버]의 사운드 트랙에 참여한 그는 녹음 후 운명을 달리했으며, [택시 드라이버]는 그의 유작이 되었다.(같은 년도에 드 팔마[강박관념(1976)]이 후에 공개되었지만)

 

시종일관 따스한 알토 색소폰의 재즈 선율은 마치 고독한 트래비스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듯 느낌을 주며, 그는 마지막으로 최고 걸작을 남기고 갔다.

 



([택시 드라이버]의 엔딩 크리딧의 마지막은 허만에게 헌사되었다.)

 

 

 

 

 

영화 

 

 

1973127일 파리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통킹만 폭격 이후 약 10년 만에 미군은 베트남에서 완전히 철수 했고, 2년 후 북베트남이 사이공을 함락시킴으로서,

식민지 독립전쟁을 필두로 진 적이 없었던 미국의 전쟁 역사에서

베트남 전쟁은 무승부였던 한국전쟁과는 다르게 미국의 유일무이한 패배로 치부되게 되었다.

 

2차세계대전을 이기고, 세계최강으로의 위대한 나라는

60년대 이후 기존의 전통적인 가치들을 상실하기 시작했고,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도시화와 산업화는 전통적인 인간관계(가족, 친구, 연인)를 바꿔놓았고, 베트남 전쟁의 패배는 기존의 가치와 질서의 훼손을 가져왔다.


 

트래비스의 월남전 참전 경력은 사실 몇 마디 대사에서 밝혀 질 뿐, 영화에서는 애써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거대한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주인공만 따라다니는, 이 영화 전체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해당하는데 이로 인해 트래비스는 햇빛따윈 비치치 않는 언제나 도시의 추악한 뒷면만 보게 된다.


 

폴 슈나이더가 쓴 각본은 못 가는 곳이 없는 택시 기사 트래비스 비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뉴욕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실제 감독과 작가가 느끼는 뉴욕의 뒤편을 그대로 투영한다.


 

[택시 드라이버]에서 PTSD는 명확히 보여주는 편은 아니고(PTSD의 본격적인 연구는 1980년대부터 이루어졌다),

간접적으로 보여주며, “트래비스의 불면증과 종잡을 수 없는 언행과 비정상적으로 표출되는 폭력성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트래비스는 영화 초반부에서는 2차대전에서 귀환한 군인들이 그러했듯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직장을 가지고, 여자를 사귀고 전통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편입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미 변해버린 사회와 자기 자신의 모습은 그 편입을 거부당하게 된다.

 

이에 트래비스가 선택한 길은 총을 구매하는 것인데,

이는 미국, 뉴욕시를 마치 전쟁터로 생각하며 아직도 전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반영한다.

 




(“트래비스가 입고 다니는 군복 (초반부에는 탱커 자켓, 후반부에는 M65 야상)은 공통적으로 “KING KONG COMPANY”라는 부대 마크가 붙어 있다. 물론 실존하는 부대는 아니다.)


 

 

2번의 살인 시도를 하게 되는데, 후자는 그나마 이유를 알 수 있지만,

첫 번째 상원의원의 암살 시도는 볼 때마다 명확한 이유나 근거를 찾기 어렵다.


 

참전으로 인한 고통과 도시의 어두운 면에서 쌓여가는 분노가 짝사랑하는 여자의 우상에게 전이되어, 암살해서 그녀에게 복수하겠다는 의도로 미루어 짐작 할 뿐이다.


 

하지만 두 번의 다른 의도된 살인시도는 공통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데,

여자(“벳시아이리스”)를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주체를 제거함으로서, 일종의 해방을 시키려 한다는 점이고, 그 목적과 동시에 자신은 자살을 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는 점이다.


 

트래비스의 동료 중 찰리 T”는 그를 “killer”라고 부르는데,

베트남 참전용사들을 반전주의자들은 “Baby Killer”라고 비꼬았으며,

나중에 소녀를 구함으로 인해 무의식중에 그 오명을 씻어 버리려고 하는 의도로 읽힌다.

 

, 여자들의 영혼을 자신의 희생으로 구원하려 했다는 의미를 부여하려 했으며,

각본가의 폴 슈레이더는 그럴 의도는 아니였겠지만,

감독의 초기작들의 주제라고 볼 수 있는 스콜세지적인 종교적인 색채와 부합된다.



 

앞서 기술했듯 스콜세지의 영화적인 아버지가

주제적인 면에선 존 포드라면,

기술적인 측면 즉 영상화 시키는 면에서는 또 한명의 아버지를 찾자면 단연 알프레드 히치콕을 들 수 있다.

 

오프닝 씬에서 붉은 배경의 뉴욕을 바라보는 트래비스의 눈의 클로즈 업은 [현기증]의 오프닝과 동일하며, [성난 황소], [좋은 친구들]에서 각각 줌 아웃 트랙 인”, “줌 인 트랙 아웃을 썼다. 다른 구도나 미장센 기법은 스콜세지초기작들에선 꽤나 자주 히치콕의 화면이 차용되었다.

 

점점 미쳐가는 주인공을 다룬 이 작품에서 히치콕의 그림자는 짙게 드리우는 데, [사이코]2중 자아를 반영하는 듯, 거울을 이용한 독백씬이 그 절정을 이룬다.

 

 

 

70년대 영화작법 상,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대부분 등장인물들의 망상이나 상상 같은 부분은 영화내에서 확실히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각본가나 감독은 이 영화를 그럴 의도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80년대 후반부터 평론가와 관객들 사이에서 이 영화의 일부 혹은 대부분이 트래비스의 망상이라는 해석이 대두되었다.

(사실 트래비스가 처음 벳시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장면은 캐릭터 특징과는 동떨어지게 정말 “Lady’s man” (바람둥이) 수준이다. 후반부 아이리스와 하는 대화를 보면 전혀 다른 사람이다.)

 

2007년 발매된 DVD의 음성해설 부분에서 평론가이자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콜커는 영화의 대부분이 망상이라는 주장을 하는 데 반해, “폴 슈레이더는 망상이라는 해석을 부정한다.

 

 

 

트레비스 비클의 전설적인 독백샷은 카메라가 주인공을 비추는 대신,

주인공을 반전하고 있는 거울을 응시한다.

관객은 그냥 트래비스가 자신과 혼자 이야기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감독은 이미 망가져버린 그의 정신세계를 미러샷을 통해 보여준다.

 

 

(언뜻 보면 미러샷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가슴의 공수마크의 위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반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50번 가까이 보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점프 컷과 전후 상황과 맞지 않는 그의 독백은 그의 영혼에 깊이 파고든 편집증과 정신 분열증을 영화적인 방법으로 극명하게 보여주며,

관객들은 여기서부터 이 남자에 동화될 것인가,

끝까지 지켜보는 냉철한 방관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강요당한다.

 

그는 결말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영웅으로 떠 받들어지는데,

트래비스가 힘들게 귀환했지만 변해버린 사회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 그대로,

사회 역시 트래비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트래비스는 유력한 대통령후보를 암살한 암살범이 될 수도,

악랄한 포주로부터 어린 여자애를 구한 영웅이 될 수도 있었지만,

정신적으로 망가져버린 트래비스에게는 두 가지 상반된 행동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이상 없다.

(“Don’t make no difference to me.”란 그의 독백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트래비스사회그 사이에서 간격은 좁혀지지 않으며,

단지 관객은 트래비스을 통해서 보여지는 사회와 실제 현실과 괴리가 있는 지 없는 지 부터 파악하거나 아니면 트래비스에 동의하거나 선택하게 된다.


 

만약 대부분이 망상이었다는 해석에 따르면

감독이 보여주는 트래비스과 현실에 대한 괴리는 어떤 부분에선가 앞 뒤가 맞지 않는다.

따라서 적어도 스콜세지는 망상이라는 의도하에 영화를 연출하진 않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몇 몇 장면은 정말 의심스러울 만큼 트래비스의 환상 같은 장면들이 있는데,

굳이 꼽자면 마지막 결말,

벳시가 굳이 찾아왔는 데도 쿨하게 무심한 트래비스의 모습 같은 부분이다.

(이미 총격전을 통해, “트래비스가 심한 부상으로 인해 결국 죽었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에필로그에 나오는 트래비스는 너무나 멀쩡하다.)



 

 

이 영화는 처음 봤을 때 (잡지에서 워낙 호평을 하길래 등급(아마 15?)을 어기고 재개봉관에서 몰래 봤는데, 결말의 총격전에서 손이 날아가는 장면은 분명 잘렸지만 분명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재밌지도 않고 주인공의 행동에 이해가 1도 안가는 작품이었다.

(사실 생각해 보니, “Nigger”와 바람나서 도망간 마누라 찾으러 온 미친 놈 부분을 좋아하긴 했다. 나중에 오지않은 배우를 대신에 땜빵으로 들어간 감독인 걸 알고 2배로 재밌었다.)

 

 

두 번째 시네마떼끄에서 봤을 때는 이해는 갔지만 영화의 구조자체가 완전하다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 왜 걸작이라고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의 밤거리와 버나드 허먼의 메인 테마는 굉장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VHS, DVD, 블루레이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분기에 한 번씩 아무 이유없이 반복적으로 보는 영화가 되었다.

 

 

이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의 완벽한 최고의 걸작은 아니다.

 

완벽한 형식미로서는 [분노의 주먹(1980])

아이러니와 현대 미국에 대한 극단적인 냉소라는 측면에선 [좋은 친구들(1990)]

기술적인 완성도, 완벽에 가까운 촬영과 편집은 [카지노(1995)]

집착하고 있는 주제인 죄의식과 속죄에 대한 열망 [비열한 거리(1973)]

 

등에서 이미 자신의 최고점에 도달한 바 있다.

 

스콜세지의 수 많은 걸작 들 중에서 [택시 드라이버]는 아주 개인적인 영화인데,

이 영화 중 가장 좋은 부분은  

그 유명한 독백 부분이나, 아름다운 시빌 세퍼드를 짝사랑하는 장면이나,  후반 부의 격렬한 총격전이 아니다.

 

 

 

메인 테마가 깔리며, 정처없이 뉴욕 밤거리를 마치 블랙박스로 찍어 놓은 듯한 영상의 몽환적인 장면과 쉴 새없이 비속어을 섞어 독백하는 트래비스의 무심한 목소리가 이 영화의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며 내게 위대한 가치를 가지는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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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10-21 12:46:29 (124.*.*.12)

정성스런 리뷰 정말 잘 읽었습니다^^
영화를 새롭게 볼수 있다는 느낌 까지 받았네요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었구요
정발 4K 출시를 꼭 바라면서ᆢ

WR
2021-10-21 12:54:12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정발되기를 바라봅니다. ^^

2021-10-21 12:56:16

멋진 글입니다.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부라보~~~
아, 그게 미러샷이었군요. 전 100번을 봐도 몰랐을 겁니다. ㅎ

WR
2021-10-21 12:59:47

어느날 보는 데 저 장면만 반대로 되어 있는 거 같아서 유심히 봤더니 그렇더군요.

(아마 DVD 시절일 듯..)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10-21 13:51:17

화질평을 읽으니 집에 모셔만 두고 있는 초기판 블루레이 그냥 봐버릴까 생각이 드네요.

나머지 글들은 스포일러 때문에 작품 감상한 후에 정독하도록 하겠습니다...ㅎㅎ

WR
2021-10-21 13:55:48

막눈 소니 그레인 불호자의 정체성을 오랜만에 느꼈.... (Kikaider님의 다른 글 리플에도 그런 내용이 있던데)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호평이 많으니 실제로 보시면 만족하실 수도 있습니다. ^^

PS. 스포일러 경고 걸어야 겠네요...

2021-10-21 16:44:58

오 정발 나오겠죠??ㅠㅠ 

WR
1
2021-10-21 16:49:50

올해 초에 소식에 따르면 클래식 시리즈와 별도로 발매된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니라서 정식 발매도 될 듯 합니다. 

2021-10-21 16:58:28

언제쯤 발매 되는지도 알고 계신가요?
꼭 구입하고 싶네요!

WR
1
2021-10-21 17:35:07

확실히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 입니다.

다만 [간디] 4K가 올해 7월에 나왔으니 콜롬비아 클래식 1이 미국에 나오고 13개월 후에 나왔습니다.

더 빨리 나올 수도 있고. [아라비아의 로렌스] 처럼 아직 안 나올 수도 있고..

2021-10-22 00:13:53

그렇군요 기다려야겠네요ㅠㅠ

2021-10-21 19:55:10

정성스러운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상하게 끌려서 좋아하는 영화인데, 리뷰를 보니 다시 보고 싶어졌네요.

WR
2021-10-21 22:21:57

저도 옛날부터 딱히 이유없이 수시로 보게되는 영화였습니다.
참 희한하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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