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게] 애로우판 딥 레드(Deep Red,1975) 4K 스샷입니다.
딥 레드는 이탈리아 지알로 영화의 최고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어느 날 음악가인 주인공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살인장면을 목격한 후 본업은 팽개치고 탐정놀이를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아르젠토 감독의 데뷰작 <수정 깃털의 새>의 추리스릴러 장르에 <서스페리아>의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적절히 섞어놓아서 두 작품을 볼 시간이 없다면 이 한 작품으로 대신하여도 충분히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작품세계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이 작품은 썰렁하기 그지 없지만 아르젠토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유머가 있는데 미국 개봉을 위해 이 유머 장면을 포함하여 전개에 필요없는 장면을 잘라내어 수출판의 이름으로 편집이 됐습니다. 그래서 유머 장면이 있는 오리지널판을 감독판, 삭제가 있는 수출판을 미국판으로 통칭하여 나뉘어지게 되어 아직까지 어느 판본이 더 낫냐라는 배틀토론이 벌어지는 슬픈 사연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판은 너무 칼같이 편집을 해놔서 어느 정도 늘어지더라도 아기자기한 장면들이 많이 있는 감독판을 선호합니다.
이번 4K판은 127분의 감독판과 105분의 미국판이 디스크 2장에 각각 수록되어 있어 배틀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됩니다.
애로우판은 35mm 네거티브 필름으로부터 4K로 복원한 마스터를 fidelity in motion이 인코딩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수정 깃털의 새>나 <아홉 꼬리를 가진 고양이>와 같은 35mm 필름 한 칸을 두 프레임으로 나눠쓰는 동일한 방식을 사용했지만 다른 필름 종류를 사용해서 두 작품에 비해 그레인이 더 미세하고 선명도가 뛰어난 편입니다. 참고로 IMDB에서 찾아본 바로는 서스페리아도 같은 필름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수출판을 위해 조각난 감독판과 미국판의 필름은 오랜시간 동안 따로 보관되어 있어서 각각 열화상태가 다른 문제가 존재했다고 합니다. 이전 블루레이 복원 작업을 위해 두 판본을 모아서 조립을 한번 했었는데 이번 4K판에선 일부 장면의 네거티브 필름이 추가 발굴되어서 모든 장면의 네거티브필름 스캔이라는 꿈같은 일이 이루워지게 됩니다. 이런 애로우의 노력 탓인지 열화 상태가 다른 필름들의 조립에도 불구하고 화면에서 티나지 않게 이미지 안정성은 꽤 견고합니다.
색감의 경우는 이전 블루레이판이 낮은 색온도로 컬러 그레이딩을 했는지 화면에서 상당히 더운 열기가 느껴졌다면 이번 4K판에선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 느낌이 꽤 줄어들어 볼만해졌습니다. 돌비비전으로 시청시에는 화면이 어두워지지만 뜨거운 느낌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색온도 선호도에 따라 HDR10과 취사선택하면 됩니다.
딥 레드는 배경이나 등장인물의 복장이 검정색과 흰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노톤으로 구성되어 빛이 바래고 암울한 옛날 유럽영화같은 느낌이 나서 사실 화면 보는 맛은 심심한 편입니다. 하지만 올레드티비로 감상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검정색과 흰색의 범위가 넓어져 대비가 좋아지고 특히 블랙 표현이 잉크 같이 진하게 나와서 화면에 깊이와 입체감을 더해줍니다. 거기에 HDR효과가 더해져 어느 순간부터 감상이 체험의 영역으로 변하게 되는데 CG를 쓴게 아니냐고 의심스러울 정도로 어두운 공간에서의 광원효과가 뛰어나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 올레드나 HDR의 존재를 미리 예측이나 한 것처럼 특정 시퀀스의 존재감이 압도적입니다.
암흑은 우주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 타이틀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샷은 실제 HDR재생 화면과 달라질 수 있고 이미지는 클릭하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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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드의 블랙 말씀을 하시니 이건 좀 건너서 봐야겠네요.
ㅍㅎㅎㅎㅎㅎㅎㅎㅎ
농담입니다.^^
실제 화면은 이 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요? ㅎ
어영부영하다가 이건 이번에 놓쳤는데 적당한 기회를 봐야겠군요.
그때까지는 수정 깃털의 새랑 서스페리아 4k나 줄창 돌려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