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게] 개인 시청각실 업그레이드와 디스크의 묘미
근자에 (제 개인 홈씨어터 시설인)'시청각실' 내부를 소소하게 보강하고, 동시에 사운드 밸런싱을 또 미세 조정해 보았습니다.
1.
이 시청각실의 개비 작업은 사실 1월에 이미 대강 마무리했는데, 재개장과 외부 공개는 4월까지 자의 반 타의 반 계속 미뤄왔습니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지만 특히 새로운 시스템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서브우퍼, 와 몇몇 자잘한 기기 선택이 어려워서요.
그래도 대략 3개월간 이런저런 실험을 거친 끝에 4월 중순에는 간신히 기기 구성은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특히 그 새로운 서브우퍼가 상당히 강력해서- 어떤 물건인지는 아래 링크의 게시물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시청각실 내부 보강을 비롯해서 조금씩조금씩 밸런싱 조정을 하는 게 좋겠다 싶더군요. 측정으로나 청감으로나.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55570
그래서 4월 중순부터는 외부 손님들과도 함께 즐기면서 계속해서 특히 내부 기물이 섭 저음에 울리지 않도록 이것저것 옮겨 보고 보강재도 대고, 그에 맞춰서 다시 사운드 밸런싱도 잡고 어쩌고 하면서 이럭저럭 5월도 벌써 반절 가까이 흘러가고 있는데... 이것도 이제는 거의 완성 단계라 봅니다. 어느 정도는 자신해도 좋겠다 싶을 만큼.
2.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야 여러 타이틀로 예를 들 수 있겠지만, 개중 하나는 이 블레이드 러너 2049 4K UltraHD Blu-ray(이하 UBD)가, 저도 휘파람을 불 정도로 꽤나 잘 재생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요.
얘는 보신 분들은 아시는 것처럼 도입부 소니 로고 뜰 때 나는 그 강력한 소리를 시작으로 본편 내내 특히나 저역의 깊이나 양이나 존재감이 충만한데, 그래서 사운드 밸런싱 안 잡고 공간 상황도 안 좋으면 부밍에 공진에 한바탕 난리가 나든가 or (부득이 볼륨을 줄이거나 섭이 능력이 안 되거나 하면)저역이 원래 수록된 수준만큼 안 나오든가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시청각실에서 1월부터 4월 전까지는 둘 중 후자에 가깝고, 4월에 섭을 확정한 다음에는 전자에 가까웠는데... 5월 들어 내부 보강과 밸런싱 작업을 좀 더 거치니 꽤 그럴싸하게 나오네요. 개중에서도 특히나 도입부 소니 로고 뜰 때 나오는 사운드가, 마치 바위라도 쪼갤듯이 단단묵직하게 나오는 게 개인적으론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일전에 언급한대로 저는 처음 영화사 로고 나올 즈음에 강력한 소리 한 방 깔아주는 작품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도 좋아하는 2049의 이 부분을 이만큼 강력하게 + 동시에 실내에 다른 잡스런 유해음 없이 멋지게 재현해 본 건 저도 처음이다보니.
3.
더불어 부가적으로 좋은 점(?)이라면, 요새 특히 BD/ UBD를 재생해 보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겠습니다. OTT의 간편함도 물론 좋고 저 역시도 OTT를 디스크 리뷰에 끌어들이거나 OTT only 컨텐츠 리뷰를 점점 늘려갈 생각이지만, 그렇다 해도 오디오나 비주얼이나 새로 개비한 시스템에서 최상의 조건으로 테스트를 해보려면 아무래도 디스크에 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고요.
그래서 처음엔 테스트 해본다고 걸고, 그러면서 특정 장면만 챙겨 보려다가 멋지게 나와주니, 결국 앉아서 다 보게 되고 뭐 이런? 빈 말이 아니고 A/V 시스템을 파고 들어 열심히 갖춰가면 갖춰 갈 수록, 결국 손에 들게 되는 건 디스크이기도 할 것입니다. 평소엔 편한 옷이 좋을지라도 격식 있는 자리에는 정장을 맞춰 가듯이 말이지요.
아니, 적어도 DP 블게에 있는 분들은 AV 시스템을 바꿀 때마다 디스크를 손에 들 거라 봅니다. 안 그러신다면 음, 함 그래 보시면 아마도 시스템을 바꾼 보람을 더 크게 느끼실 수 있을 겝니다. 명색 오랜 디스크 리뷰어의 말을 함 믿어 보시길.^^
물론 시간이나 예산이든 아니면 가족의 눈총이든 그것도 아니면 몸이 피로해서 등의 이유로- 점점 AV를 열심히 제대로 향유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건 비단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에 가깝습니다. 이러다보면 DP에서도 이런 이야기는 디스크 꼰대(!)나 하는 이야기쯤으로 여겨질 날이 올 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전 아마, 그때도 영상물 디스크를 여전히 걸고 있을 것이니... 그때도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지금만큼은 계셔서 같이들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도 제 시청각실 역시 계속 잘 가꿔 나가길 바라고 있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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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ㅎㄷㄷ 정말 부럽습니다. 저런 홈씨어터 한번 경험해 보고싶군요.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극장 자주 다니시나요?
홈씨어터 시스템 잘 차려놓은 분들 보면 극장 자주 가게될까 궁금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