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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대장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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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5-17 13:17:20

 1. DVD로 보았기 때문에 OTT게시판이 아닌 여기에 씁니다. DVD는 싱가폴에서 판매하는 버젼을 구입했는데, 회차의 길이가 약간 다릅니다. 조금 짧은 편이고 이에 맞추어 좀 이상한 지점에서 끝나고 시작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게 드라마를 약간 다르게 보이는 데 기여하는 듯 합니다. 음성은 중국어 음성이 한국어와 같이 달려 있고 자막은 중국어, 영어, 말레이어 자막이 나옵니다. 희한한 것이 자막에서 장금은 Jang-Geum으로 자막이 나오는데 최금영은 Cui Junying으로 중국발음으로 표기됩니다. 

 

2. 의녀 시절의 후반부가 다시 보니 생각보다 잘 되어 있는 듯 합니다. 전 지금까지 수랏간 시절이 더 좋았고 의녀 시절은 덜 재미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추리물 같이 작전이 진행 되는데 극중 악역들은 물론이거니와 시청자도 눈치를 채지 못하게 은밀히 진행이 됩니다. 그 와중에 뜻밖의 인물이 죽음을 맞고, 죽은 줄 알았는데 죽지 않는 사람도 나오고... 

 

3. 전반적으로 대장금을 로맨스로 본다면 레즈비언이었던 장금이가 이성애자가 되는 여정 같기도 합니다. 전반부 수랏간 시절 장금이의 여자 애인들이었던 한상궁은 사망, 연생이는 승은을 입고 스테이터스에 변동이 생깁니다. 반면 전반부에 거의 쩌리였던 민정호의 비중이 배경이 내의원으로 바뀌며 엄청 커지고 장금의 생명의 은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4. 장금은 전통한의학의 달인이지만 정작 그녀가 해결하는 문제들은 기나 혈 같은 전통 한의학의 개념과는 관계가 거의 없는 쌍태아 유산, 장폐색, 전염병 걸린 야채의 섭취, 비타민 결핍으로 인한 각기병, 비소가 미량 든 우유의 장기 섭취로 인한 식중독 등 현대적인 개념에 매우 가까운 질병들입니다. 이병훈 감독의 전작인 <허준>이 전통적 질병을 전통적 방식으로 다루는 전통 의사를 다루고 있는 것에 비해 장금은 현대의학을 살짝 컨닝한 조선 의녀 같습니다.

 

5. 장금은 윤리의 화신을 자처하고, 본인이 말하는 윤리를 종종 설교조로 타인에게 늘어놓기는 하지만 정작 본인의 의료윤리에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의녀 장덕과 함께 가난한 병자들을 이용하여 의학 실험을 하고, 입증되지 않은 자신의 실험적 처방을 아무런 죄책감이나 문제의식 없이 병자들에게 적용해서 그게 "먹히는지" 검토해 봅니다. 가난한 민중이라고 이렇게 의학실험에 써도 되는지 의문입니다. 더 문제인 것은 그 인체 실험 목적 중 하나는 왕의 치료를 위한 방법의 개발이라는 점입니다. 장금은 중종이 병으로 앓아 누었을 때 장덕과 함께 이런 실험을 했는데 이 행위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아픈 평민들은 왕의 치료법 발견을 위한 의학 실험용 마루타입니까?

 

6. 장금이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내내 최상궁과 최씨 일가는 대단히 리스크가 큰 일을 마구 하고 있습니다. 물론 빌런이기 때문이고 그로 인해 가문이 몰락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만, 조금 더 조심스럽고 치밀한 악당을 그렸다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중인 출신으로 국제적 상업을 통해 조선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된 가문이라면 대대손손 내려오는 처세법이 있을 법도 한데 말이죠.

 

7. 그런데 대장금 드라마는 여전히 큰 감정적 울림이 있습니다. 장금의 어머니가 죽는 부분, 한상궁이 죽는 부분이 자꾸만 플래시백되어 나오는데, 볼 때마다 울컥합니다. 다른 분들도 아마 다 그러셨겠죠. 2003년 본방 시절이나, 저처럼 혹시 거의 20년이 지난 후에 다시 보는 분들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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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5-16 13:01:55

감상기 잘 읽었습니다.

한상궁 죽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WR
2022-05-16 16:05:06

감사합니다. 한상궁 죽을 때 슬프죠...20년이 지나도 계속 슬프더군요....

2022-05-16 14:42:37

저는 요즘 심심할때마다 대장금을 연출하신이병훈감독님의 또다른 대표작 허준을 보고있습니다만 연출,대본,연기,음악이 너무 좋아서 볼때마다 감탄을 하네요ㅎㅎ

WR
2022-05-16 16:07:34

허준은 본방사수할 때 재밋긴 했는데,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더군요...실제로 다시보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감히 시작을 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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