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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감상기] 7인의 사무라이 : 크라이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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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5 12:31:55

 

7인의 사무라이는 1954년 4월 26일에 일본에서 개봉 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다른 무엇보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돈인 2억엔을 쏟아부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당시 대졸 초봉이 대충 1만엔이었고 영화 제작이라고 해야 몇천만엔 정도에서 왔다갔다 했던 걸 감안하면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본래 구로사와 감독이 처음 구상할 당시의 이 작품은 하급무사의 평범한 하루를 그린, 요샛말로 하면 무슨 일상물 같은 영화였다고 합니다만 세세한 고증을 할 길이 없어서 단념하고 결국 나온 게 이 전국시대 액션물(?)이었다고 합니다. 커져버린 구상만큼이나 같이 커진 뱃심으로 제작비를 쏟아 부었다는데, 일례로는 당시 토호 촬영소 근처에 거대한 마을 오픈 셋트를 만들지를 않나 타지역 로케이션 촬영시에도 일일히 오픈 셋트를 만들어 그 건설비만도 엄청났다고 하는군요.


토호사가 발매한 DVD/BD의 선전문구에 따르면 '영화사상, 최강최고의 재미! 전세계가 열광한 [7인의 사무라이]'라고 하는 이 영화. 크라이테리온은 이 영화를 어떻게 손질하여 블루레이에 담았는지 한번 살펴 봅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본편 순수 용량은 42.1G. BD아이콘 없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4:3(1.33:1)/ 비트레이트 16.9~31.4Mbps (평균 23~25)

음성스펙 PCM 1.0(모노)일본어, DTS-HD 2.0(스테레오) 일본어/ 비트레이트 2.3Mbps. 

자막 영어


영상면에서 특징은 원래 7인의 사무라이가 오리지널 필름 화면비 1.37:1인 것을, CC반은 1.33:1으로 잡았습니다. 한편 음성면에선 토호가 발매한 일본반 7인의 사무라이 BD의 경우 PCM 1.0, PCM 2.0(91년 리뉴얼 버전), 돌비트루HD 5.1 일본어를 선택할 수 있는데, 크라이테리온에 수록한 DTS-HD 2.0은 토호가 91년 리뉴얼 한 PCM 2.0을 손본 버전으로 추정됩니다.

 

 

2. 영상


(크라이테리온판 스크린 샷)

(정발 DVD 스크린 샷)난데없이 로고부터 나온 이유는 여기서부터 크라이테리온 BD의 진가가 바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고해상 스캔과 성의를 기울인 리마스터의 흔적.

 

(크라이테리온판 스크린 샷)

(정발 DVD 스크린 샷)물론 판권도 불분명한 싸구려 정발DVD 하고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으나, 이럴 때 파고 드는 게 남자. 그래서 두어장면 더 추가합니다.

 

(크라이테리온판 스크린 샷)

(정발 DVD 스크린 샷)초반 산도적놈들 집결씬. 사실 뭐가 어느 쪽 스크린 샷이라고 주석을 붙일 필요도 없을 것 같네요.^^;

 

(크라이테리온판 스크린 샷)

(정발 DVD 스크린 샷)키쿠치요(미후네 토시로 분) 클로즈. 디테일이 어쩌고 저쩌고,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휴대전화 썸네일로도 드러나는 그 차이, 마음껏 감상하시길.

 

(크라이테리온판 스크린 샷)

(정발 DVD 스크린 샷)무덤씬 원경. 흑백 영화가 DVD면 충분하지...할 수도 있으나, 실은 흑백 영화가 컬러라는 요소가 배제된 만큼 오히려 질감/컨트라스트 비중/디테일 표현에 있어 BD의 은혜를 입을 필요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북클릿에 표현 된 전문적 용어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냥 화면만으로도 정성을 들인 것이 느껴지는 본 BD의 화면은 오래된 흑백 영화의 리마스터에 있어서도 하나의 제시점을 주는 그것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필름 스크래치나 원본에 존재하는 노이즈를 전부 걷어낸 것은 아니나 '일일히 손을 썼음'을 충분히 도장 찍어 줄 만한 수준으로 손을 댔다는 것은 인식할 수 있으며 원본에 존재하는 필름 그레인도 충분히 잘 정돈된 입자감으로 다가옴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샤프함이야 연식 한계로 요즘 BD의 수준은 아니지만, 농후하면서도 선명한 블랙 디테일 표현을 통해 나오는 흑백의 질감은 멋진 수준. 굳이 흠을 더 잡자면 간혹가다 화면에 약하나마 플리커가 느껴진다거나 하는 정도?지만 충분히 눈감아 줄만 한 사항입니다. 더 긴 설명보다 아래 스샷들(아래는 모두 크라이테리온판 스크린 샷)로 대신합니다. 

 

 

 

 

참고로 본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빗속의 결전은, 구로사와 감독이 '비에 묵즙을 뿌려 날리는 방식으로 보다 격한 호우를 표현하려 했다' 하는 데, 특히 결전 마지막즈음 쓰러진 기쿠치요의 허벅지에 묻는 빗물에서 그 편린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DVD에서는 도통 알기 힘들지만, CC BD에선 나름 명확히 보이는 수준으로 살려져 있습니다. 

 

 

3. 음성

 

이 영화의 오리지널 음성은 PCM 모노럴입니다. 그런데 정발DVD의 모노럴 사운드는 그야말로 그르륵? 그르르르르륵? 수준으로, 목소리가 긁히는 사운드감 때문에 대략 20% 가량 혹은 그 이상의 대사를 알아먹기가 힘든 수준. 크라이테리온은 이 사운드를 그야말로 적절하게 손을 보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훨씬 명징한 대사감, DVD에선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BGM 다이나믹 레인지가 그것입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오래된 클래식 음반의 좋은 모노 녹음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그러한 감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어, 저 유명한 '사무라이의 테마'에서 느껴지는 운율감이나 본격적인 산도적들과의 대결에서 흐르는 박력등을 잘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나 본 작품은 히어링을 통한 개인 감상 자막을 만든 바 있는데, CC반의 명징한 대사감으로 그 작업의 난도가 한결 내려갔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겠습니다.


기타 작고 큰 효과음의 구현 역시 훌륭합니다. 딱 한가지, 볼륨 배분에 있어서 고음이 다소 튀는 감이 느껴지는데 이는 24비트 리마스터에 따른 부작용일 수도 있고 원본 소스의 그것이 너무 열악하여 발생한 현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워낙 잘 살린 모노럴 음성은 역시 화면에서의 그것만큼 감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총평하겠습니다.



4. 자막


크라이테리온이 제공하는 영문 자막의 번역 수준은 양호한 편입니다. 언어 특성상 제공하기 어려운 인물간 관계에 따른 뉘앙스나 기타 일본어 표현에서의 어쩔 수 없는 차이는 완전하게 살린 건 아닙니다만...거기다 축약이 좀 눈에 띄는 편.


그렇지만 정발DVD에 수록된 한글 자막은 이른바 '중역 자막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데, 영문 자막의 그것과 비교해 봐도 도무지 웃겨서 봐주기 어려울 수준의 저열함(?)이라 하겠습니다. 영문 자막에서 축약된 걸 한글 자막에선 더 축약해서 간신히 구문이해나 할 수준으로 격하되어 있는 데다가 인물간 관계를 전혀 고려치 않은 '제멋대로의' 경어법, 어미 사용 등은 눈살 찌푸릴 수준. 정발 블루레이가 나온다 하더라도 이 수준의 한글 자막이라면 도저히 작품에 몰입할 수 없는 수준의 뇌내 보정을 필요로 합니다.


무엇보다 맛깔나는 연기와 운율스런 대사를 날리는 배우들의 대사 뉘앙스와 해당 장면에서의 분위기를 잘 살리는 자막이 절실한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정발 블루레이가 나온다면 반드시 자막은 '의미있는 수준으로' 손 본 것이길 바랍니다.

 

 

5. 총평

 

최신 기술등을 아낌없이 동원해 때려 부수는 수준은 거의 도시나 세계급이지만, 도대체 그런 액션을 벌이는 이유도 목적의식도 찾아 볼 수 없는 요즘의 일부 블록 버스터 영화와 비교할 때 본 영화는 '칼(무력)은 왜, 어떨 때 사용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점을 아주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구로사와 감독의 최고의 영화를 꼽으라면 대개 빠지지 않고 선두권에 낙점되는 본 영화는 그런만큼 자국/타국의 영화와 감독들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하였는데 특히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시리즈는 SF의 무대에서 구로사와의 사무라이 극을 재현하고 싶었다.'는 발언은 이 영화가 가진 힘을 반증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동감독의 작품 [카게무샤]의 마지막에 펼쳐지는 나가시노 전투로부터 12년후인 텐쇼 15년, 이름도 모를 마을에서 6명 + 1명의 낭인들이 펼치는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마쵸 액션. 3시간 27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본 영화를 우수한 크라이테리온 BD의 영상/음성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축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로사와 월드에 관심이 있으신 분께선 반드시 소장하실만한 작품이라 권하며 이만 줄입니다.


크라이테리온BD 발매일: 2010년 10월 19일/ 러닝타임 207분/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개봉: 1954년 4월 26일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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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1-08-27 19:55:15

정발 DVD 라고 해 봐야... 출시사도 가지각색으로 여러 타이틀들이 있고
그게 또 전부 다 정식으로 계약하지 않은 물건들일 뿐입니다. (퍼블릭 판권)
각 잡고 뭐라 하기도 그렇죠. 태생부터가 거의 그럴 수밖에 없는 떨거지들이니.

2011-08-27 20:02:26

블게에서 여러번 말한적이있는데요
블루레이는 흑백영화에서 빛을 발휘하는거 같습니다
특히 크라이테리온의 1970년대이전영화들을 꼭 블루레이로 봐야한다고봅니다.
최신영화들이야 워낙 화질을 잘뽑아내서 신기할게 없으나
크라이테리온의 모던타임즈나 7인의사무라이를 봤을때 비로서..블루레이의 진가를 알게되는거 같습니다.

2011-08-27 20:36:49

죠지마님의 감상기는 언제나 영화 못지않은걸작입니다

2011-08-27 20:53:38

우리나라 에서도 블루레이로 나왔으면 하네요.

2011-08-27 21:15:31

보고 싶네요...ㅜㅜ

2011-08-27 21:29:21

도착했는데 내일 감상 예정입니다. ^^

2011-08-27 21:46:41

정발dvd라지만 cc리핑이라..... 그나마 허접 번역이라도 뭔소리 하는지 감이라도 잡았으면 했을때 나온 판이라 당시에는 한줄기 빛이라 생각하고 샀던 리핑판세트가 기억나는군요.... 블루레이야 cc중에서도 군계일학이죠...

2011-08-27 21:47:36

저도 지난 세일때 구입후 아직 미개봉인데 죠지마님 리뷰 덕에 봉인 풀어야겠네요.
멋진 리뷰 감사드리고 말씀대로 앞으로 흑백 고전작품들 집중공략해야겠습니다. ^^

2011-08-27 22:06:02

아아, 지르고 싶네요. ㅠ,.ㅠ

2011-08-27 23:52:01

멋진 감상기 잘 봤습니다.^^
오래전 dvd로 구입해놓고 아직까지도 감상전인데 dvd로 먼저 감상을 해야겠습니다.^^;

2011-08-28 21:29:10

죠지마님은 영어와 일어에 모두 능숙한가보네요~그저 부럽네요!! 거기에 감상문 쓰는 거 보면 논술에도 강하신 것 같고!! 아~ 이 부러움ㅠㅎ 마지막으로 저는 아직 소장하지 못한 칠인의 사무라이 블루레이! 저도 언능 사야하는데.. 언제 아마존에서 반값할인 할 지?!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네요~ㅎ 추천은 당연한거죠^^

2011-10-11 11:04:19

오~7인의 사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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