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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감상기] 이웃집 토토로 블루레이를 보고 새삼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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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2:21:05
* 이하 이미지는 클릭시 새창, 다시 한 번 클릭하시면 1920x1080 이미지가 표시됩니다.



간혹 가다 잡담처럼 올리는 이야기. 이번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작인 [이웃집 토토로]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매체는 올해 7월에 발매(일본) 된 블루레이.

감상이라고 해도 언제나 그렇듯이 대단한 건 절대 아니고, 또한 토토로라는 작품은 굳이 제가 감상 안 써도 얼마든지 감상이 나오는 타이틀인만큼. 어디까지나 그냥 편하게 '보면서 바로 떠오른 이야기'만 적어둘까 합니다. 미주알고주알 연구하는 수준까진 아니고 말그대로 보고 생각난 것만 짧게 메모해 둔 걸 적습니다.



토토로의 스토리를 짧게 요약하면 시골로 이사 왔다 - 귀여운 괴물이랑 만난다 - 동생이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 괴물이 콜택시(콜버스?) 불러서 찾아줬다. 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뭐 생각이고 자시고 이것뿐이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리 길지 않은 러닝 타임에 기-승-전-결이 단순하지만 완벽하게 펼쳐지고 있기도 합니다.

쓸데없이 배배 꼬는 것 없고 필요없이 고뇌하는 것도 없는 이야기. 그중에서 이질적인 건 오로지 토토로를 위시한 괴물들 뿐입니다. 그나마도 어른들 눈에는 안 보이는 모양이라 어떻게 생각하면 이 작품이 오래도록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건 토토로의 어딘가 모르게 귀여운 모습(행동거지) + 체구에 걸맞는 '보호자 같은 느낌' = 복합적인 친근감 때문일지도.



아울러 이 작품을 오래전에 본 장년층에게도 이 작품이 어필할 수 있는 건 그네들이 어렸을 때 흔히 겪은 모습들 - 속되게 말하면 '추억돋는' 광경들 - 때문일 겁니다. 팔십팔년도 개봉작인 이 작품 자체가 우선 그러하며 작품내에 펼쳐지는 여러 정경들 또한 정겹기 그지 없습니다.

말그대로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고 보고나서 작지만 기분좋게 남는 무언가가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당시엔 '이런 분위기의 작품'이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건담 등을 위시한 못되고(!) 나쁜(!) 내용을 담은 작품이 머리를 짜내야 나왔던 것에 비해 요즘은 반대로 토토로 같은 분위기의 작품이 새삼 머리를 짜내야 나오는 시절인 것 같다는 점.



한편 작품 내적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면, 작업자체가 죄다 손으로 그린 작품답게 정겹기 이를 데 없는 부분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역시 비내리는 표현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즐거운 모습들을 그 시절에 만들어 올렸다는 것이 새삼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 감탄하게 해주는 데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요즘은 디지털 작업이 많은 걸 도와주면서 특히 배경에선 예전에는 상상도 못 할 현실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반대급부인지 작업에 들이는 정성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물론 경제 문제를 비롯 여러가지 차이점이란 게 있겠습니다만 점차 '재패니메이션'이 양으로 질을 압도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종합할 수 있을 듯도.



단지 블루레이라고는 하지만 - 이 포스팅에 사용된 스크린 샷은 모두 블루레이의 그것입니다. - 연식도 연식이고 미야자키 감독의 고집(작품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던 당시의 느낌을 간직한 화질을 추구한다는 목표) 때문에도 속칭 '블루레이다운' 리마스터가 이뤄진 작품은 아닙니다. 장점을 굳이 꼽자면 DVD보다는 필름라이크해 졌다는 것 정도...대화면 투사시엔 특히 그런 느낌이 있는데 앞서 적은 미야자키 감독의 성향 때문에 마치 '옛날 극장에서 보는' 맛, 굳이 좋게 말하면 '구수한 화면' 이란 표현이 어울립니다.

이에 비해 DTS-HD 스테레오인 일본어 사운드는 나름대로 좋은 리마스터가 이뤄졌습니다만 굳이 흠을 잡자면 고역의 까슬거림 - 특히 아이들의 외침같은 쨍쨍거리는 소리에서 끄트머리에 잔음 같은 느낌이 거슬립니다. - 이 좀 문제된다 정도. BGM에선 그런 경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이스 트랙을 따로 보존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는지 리마스터링 공정중 다이나믹 레인지 재현에서 배려가 덜했는지 딱히 확정짓지는 못 하겠습니다.



'아무 내용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보고 나서 기분이 좋은' 작품. 지브리도 이 토토로 이후에는 그런 작품을 만들지 못 하고 있다는 게 자못 웃기기도 하고 애매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뭐, '아무 내용 없는 거'만 들자면 당금의 많은 재패니메이션이 충실히 답습하고 있습니다만 당연히 이들은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진 않습니다.

지브리 블루레이의 국내 정발 가능성은 요원하지만 일본 판본의 지브리 블루레이도 기발매 및 올해 발매 예정인 작품들까지 포함하여 딱 두 작품(반딧불의 묘, 마녀 배달부 키키)에만 우리말 더빙 및 한글 자막이 수록되어 있지 않으므로 나름대로 접근성도 좋은 게 장점입니다.(각권 정가 7천엔인 가격은 차치하고...)

다만 지브리 작품의 구매는 좀 다른 고민거리가 있는데 이른바 '내용'이 좋으면 옛날 거라 딱히 블루레이로 기를 쓰고 볼만한 화면빨은 안 나오고, 요즘 거라 화면빨이 좋으면 내용이 영. 뭐, 보는 분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토토로를 다시 보니 새삼 그런 생각이 드네요.-_-ㅋ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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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2013-01-17 10:17:40

PS: 본문 둘째줄에 [올해 7월에 발매(일본) 된 블루레이.]라는 부분, 작년 7월로 수정합니다. 본문 수정을 할 경우 '제목이나 내용에 금칙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팝업이 떠서 별 수 없이 댓글로 남기게 되었습니다.(창피;)

일전에 운영자분께서 저 팝업 뜨는 문제가 사라졌다고 공지해 주셨었는데, 한 번 올린 글을 수정하려고 하면 여전히 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도 고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3-01-17 10:23:38

추천! 지브리 시리즈 정말 돈 아껴서 한 개씩 사고 있는데 다음엔 토토로 입니다~

WR
2013-01-17 17:16:10

감사합니다. 아쉬타카 님 랙에 토토로가 어서 꽂히길 기원합니다.^^

2013-01-17 10:24:57

현재 저도 지브리에서 나온 블루레이로는 토토로 소장중인데 정말 좋아요! ^^
추억은 방울방울도 사고픈데 환율 좀 더 떨어지면 구매하려고 합니다. ^^

WR
2013-01-17 17:16:48

네, 좋은 작품이지요. 어서 환율이 더 내리길 저도 바라고 있습니다.ㅋ

2013-01-17 10:46:52

멋진글 추천드립니다. 80-90년대 아니메를 조금이라도 접했던 분이라면 꼭 집고넘어가야 할 타이틀이죠.

WR
2013-01-17 17:17:35

감사합니다. 새삼 당시에 여러가지 좋았던 것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2013-01-17 11:12:19

7살 9살 애들이 있는데 가끔 같이 봅니다.
어른과 애들이 같이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WR
2013-01-17 17:19:16

일본에서도 그렇게나 오랫동안 팔렸는데 여전히 토토로DVD와 얼마 전에 나온 BD가 계속 팔리는 걸 보고 '아이 생긴 집에선 의무적으로 하나씩 사나?'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확실히 노소를 가리지 않고 볼 만한 타이틀입니다.

2013-01-17 11:20:56

동심의 세계를 이만큼 잘 표현한 작품이 있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잘만든 작품이라고 봅니다.
먼지귀신을 비롯해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너무 잘 표현 했지요..^^

WR
2013-01-17 17:20:02

말씀대로입니다. 이제 저한테는 먼지귀신이 안 보일 것 같지만서도. 껄껄;

2013-01-17 11:25:58

애들이랑 같이 관람하고 싶은데...블루레이로 정발되기전까지 DVD라도 구해볼까 생각중입니다.

WR
2013-01-17 17:20:55

정발 DVD도 괜찮습니다만 좀 더 투자하셔서 BD를 구해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요아래 하늘나라5852님 말씀대로 홍콩판 토토로라는 대안도 있고^^;

2013-01-17 11:59:51

저도 피눈물나며 dvd를 bd로 바꾸는중이네요ㅠㅠ 그래도 쩅한 지브리스튜디오 화면보면 값이야 아무래도 좋단 생각이~ ㅎㅎㅎ 지금까지 총 8개정도 구매했군요.. ㅠㅠㅋ

WR
2013-01-17 17:21:35

오, 많이 모으셨군요. 대단하십니다. 계속 정진하시길 기원합니다. ㅎ

2013-01-17 12:05:14

시골로 이사만 가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일본이군요...
센과 치히로도 그렇고...ㅎㅎㅎㅎ
글 잘 봤습니다...^^

WR
2013-01-17 17:22:26

감사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잡귀들이 많은 나라이니 그런 쪽의 상상력도 더 풍부한 것 같습니다.

2013-01-17 13:09:39

국내정발만 기다리는 입장에서 부럽습니다.^^&.....

2013-01-17 16:42:22

국내정발은 힘들듯하지만...홍콩판 토토로 한글자막지원되고 저렴한 편입니다.
하나만 구입하면 배송비부담되지만 타이틀몇개 구입시 추천드려요...^^

WR
2013-01-17 17:24:28

돼지저금통 하나 마련하셔서 토토로 저금(^^;)이라 이름 붙이시고 잔돈을 모아봇는 건 어떠실까 싶습니다. 하늘나라5852님 말씀처럼 홍콩판이란 대안도 있고요.

2013-01-17 17:29:02

아 토토로 , 저두 이거 장터에서 6만 주고 구입했는데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

예전 디비디 보던때보다 화질이 확실히 좋군여 ^^;;;;;; 이번주 언능 감상모드로 ^^

WR
2013-01-17 17:39:06

하하, 네. 만나뵈었을 때로부터 시간이 꽤 지났는데(-_-ㅋ) 어서 감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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