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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감상기] 009 RE:CYBORG 블루레이 호화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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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2:19:49
 
* 호화판의 보다 많은 오픈 케이스 샷은 BD 오픈 케이스 게시판에 올려 두었습니다.
링크.

사이보그 009는 [가면 라이더] 시리즈로 유명한 만화의 제왕 고 이시노모리 쇼타로 씨의 대표작으로, 1964년 만화 잡지 연재를 통해 세상에 선보인 이래 오랜 세월 많은 팬들을 얻어 온 작품입니다.

개조 수술을 통해 보통 인간을 뛰어넘는 커다란 힘을 얻은 주역들이 악의 조직과 그 야망에 맞서 싸운다는 이해하기 쉬운 큰 줄기의 이야기 속에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고뇌나 반전주의 혹은 인간과 기계간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커다란 인기를 얻은 본 작품은, 그 인기에 힘입어 세 번의 TV애니메이션(68년/ 79년/ 2001년)과 세 번의 극장판 애니메이션(66년, 67년, 80년)으로 제작된 바 있으며 국내에는 2001년에 제작된 TV판이 투니버스(영어 더빙)/ 애니맥스(우리말 더빙)을 통해 방영되어 보다 많은 분들이 그 실체를 접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감상을 말씀드리는 009 RE:CYBORG(이하 009 극장판)는 2012년 10월 일본에서 개봉/ 2013년 5월 우리나라에서 개봉 된 작품으로 공각기동대TV판/ 동쪽의 에덴의 감독으로 유명한 카미야마 켄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프로덕션 I.G가 제작하여 세상에 내놓은 사이보그 009의 네 번째 극장판입니다. 본 극장판은 오랜만에 제작된 009 관련 컨텐츠임과 동시에 세 가지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는데 1. 현대(2013년)를 무대로 한 시나리오 2. 풀3D CG 제작+ 셀 애니메이션풍 마감처리 3. 2D / 3D 버전 동시 상영이 그러합니다.

이렇게 스토리, 제작 기법, 상영에 있어 '사이보그 전사들, 현재에 서다!' 같은 기분이 들게끔 만든 작품, 009의 네 번째 극장판을 담은 블루레이(이하 BD)가 어떤 모습인지 그 점에 대해 말씀드려 보려 합니다.


1. 디스크 스펙

* 2D 버전 (디스크1)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46.4G/본편용량 30.9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 비트레이트 30.94Mbps
음성스펙 LPCM(24/48) 일본어 5.1ch & 2.0ch/ 자막 일본어 & 영어

 

* 3D 버전 (디스크2. 한정판에만 포함/ 일반판 미포함)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45.1G/본편용량 40.7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MVC)/ 화면비 16:9/ 비트레이트 29.36 + 14.44Mbps
음성스펙 LPCM(24/48) 일본어 5.1ch & 2.0ch/ 자막 없음



* 서플 디스크 (디스크3, 한정판에만 포함/ 일반판 미포함)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34.5G

설명의 편의상 본문의 항목 구분은 디스크 별로 나눕니다. 2D 버전, 3D 버전, 특전 디스크 순 서술.
또한 이하 첨부되는 모든 이미지는 클릭시 새창, 다시 한 번 클릭하시면 1920x1080 이미지가 표시됩니다.


2. Disc1: 009_RE_CYBORG (2D 버전)



2D 버전의 탑 메뉴. 챕터 구분은 총 19개, 셋업은 오디오(5.1/2.0/코멘터리1/코멘터리2) & 자막(영어, 일본어, OFF), 스페셜은 2D 버전 영상 특전을 각각 담고 있습니다.

본 작품의 BD 수록 작업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의 BD 수록 작업으로 유명한 파나소닉AVC 디스크 서비스에서 담당했으며, 헐리우드 유수의 업체가 상용하는 BD화 작업용 인코더 등의 개발 실적이 있는 PHL(파나소닉 헐리우드 연구소)과 긴밀한 협력관계 아래 일본내에서도 고화질로 손꼽히는 BD 제작에 열성을 다하는 회사답게 본 작품 BD의 퀄리티도 대단히 훌륭합니다.

A. 영상 퀄리티



1080P 풀3D CG로 작업된 본 작품은 그 소스부터 이미 BD에 최적화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만, 그것이 최종적으로 시청자에게 어떤 느낌으로 전달되도록 수록할 것인가는 또다른 부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 BD의 2D 출력 화질은 제작진 역시 그 의도를 충실히 보여주고 있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그 전달되는 영상에 있어 별 불만을 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장면에 따라 시원하게 또는 디테일하게 다가오는 화면의 클리어런스 감은 그간 접한 일본 애니메이션BD 중에서도 수위급을 다툴만한 수준. 거의 어떤 장면에서도 컬러의 흐트러짐, 광원 표현의 트미함 등 시청에 불쾌감을 줄 요소를 찾기 어려운 경지에 이르렀다 보입니다.



단지 몇몇 군데에선 CG 터치가 과하게 보이는 장면이나, 본 작품에 특별히 도입된 '3D 상영 버전을 의도한 CG 채색 기법' 등의 이유로 간혹가다 위화감이 있는 화면도 눈에 띕니다만 그것은 BD의 화질이나 수록의 문제가 아닌 순전히 제작기술의 한계로 판정해야 하는 부분. 수록에 있어서 색감의 일관성, 3D CG + 셀 애니로 마감한 본 작품의 기법상 표현 퀄리티가 따르지 못 하면 정말 멍청하게 보일 수 있는 윤곽선이나 디테일 표현의 깔끔함 등은 보는 입장에서 불만을 토로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영상의 다이나믹스가 넓고 암부 디테일이 충분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계조의 표현력 역시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는 것 역시 미덕. 파나소닉은 소니의 SBMV와 같은 특별한 명칭을 가진 계조 서포트 기술은 적용하지 않는대신 앞서 언급한 PHL과 합작 개발한 인코딩 조정을 통해 영상의 노이즈에 대응하고 있으며, 본 BD 역시 그 수혜를 충분히 입고 있습니다.

참고로 본 작품의 BD(2D 버전 한정)에는 파나소닉이 개발한 특수계조코딩 기술 'MGVC(마스터 그레이드 비디오 코딩)'이 적용되어 있어, 이 타이틀을 MGVC 대응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경우(2013년 5월 현 시점에선 파나소닉 일부 BD레코더에만 6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적용될 예정으로 발표) 본래 BD에 기록되는 24비트 계조에 + MGVC 적용 디스크에 추가로 기록된 확장 데이터를 재생하여 최대 36비트의 계조를 재현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를 통해 극장에서 상영되는 오리지널 소스와 동등한 수준의 계조 표현이 가능하며 그에 따라 사물의 질감 등 계조 표현이 영향을 끼치는 모든 영역에서 BD이되 BD 이상의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골자. MGVC 적용후의 영상에 대한 퀄리티 감상은 차후 기회가 되면 덧붙여 보겠습니다.

B. 음성 퀄리티



한편 음성 퀄리티 역시 영상 못지 않게 선전. 24비트 LPCM으로 수록된 본 작품의 음성 퀄리티는 스펙에 부끄럽지 않은 수준을 피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입체감을 중시한 서라운드 표현을 통해 '영상 공간의 실재감實在感'을 추구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면서도, 저음의 사용과 그 깊이감을 소흘히 하지 않아 액션의 파괴력을 잃지 않는 것이 주된 사운드 디자인으로 들립니다. 아울러 고음의 정세도 역시 높아 전체적인 다이나믹스 감도 영상의 그것만큼이나 넓은 것이 강점. 그 외에 대사의 선명함, 이동감, 효과음을 비롯한 소리의 위치감이나 서라운드를 상당히 배려한 배치 모두가 극장 상영 작품의 퀄리티에 어울리는 사운드 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소소하게나마 단점을 꼽자면,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역의 무게중심이 잡혀 전체적인 소리의 밀도감이 좋은대신 까딱 잘못하면 서라운드 밸런스가 붕괴될 수 있습니다. 공간에 맞지 않은 볼륨이나 멀티채널 사운드 재생에 배려가 되지 않은 공간의 경우 저음 부밍 등의 요인으로 특히 액션 씬에선 그냥 시끄러울 뿐인 사운드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본 작품은 사운드 시스템이 허락하는한 가장 좋은 시스템과 공간에서, 반드시 멀티 채널로 감상하실 것을 권합니다. 스카이 워커 사운드 사가 관여한 본 작품 사운드는 충분히 헐리우드 영화의 그것에 상응하는 기분으로 재생해주실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C. 서플



디스크 1에 수록된 서플은 본 작품의 예고 영상과 CM 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개중에서 9분 가량의 스페셜 프롤로그 영상이 원작과의 대비를 통해 개략적인 소개에 충실히 구성되어 있어 009의 팬인 분이나 아닌 분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음성 특전인 코멘터리는 3D 버전 디스크와 동일한 관계로 해당 항목에서 덧붙여 두겠습니다.


3. Disc2: 009_RE_CYBORG_3D (3D 버전)



메뉴구성은 2D 버전과 동일하나 모양새가 다른 정도.

저는 본 작품의 3D 버전을 영화관 상영 당시에 보지 못 한 관계로 BD에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본작 BD 한정판을 구입하게 된 것도 이 3D 버전에 대한 흥미가 있어서였기에 2D 버전보다 3D 버전을 먼저 일감하기도 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본 작품의 3D 퀄리티는 상당히 훌륭합니다. 이미 작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3D 버전 상영을 염두에 두고 3D 버전에 유리한 풀3D CG로 제작, 제작에 둔 비중도 마치 3D 버전을 기본으로하여 2D 버전은 '3D 버전을 2D 컨버트 한 느낌'으로 둔 것 같이 느껴질만큼 이 작품은 3D로 감상했을 때 어떤 의미에서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A. 3D CG로 제작된 덕에 헐리우드 CG 애니메이션의 3D 버전과 같은 방식의 입체감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으며, B. 마감을 셀 애니풍으로 했으되 셀 애니의 3D화에서 나타나기 쉬운 평면 3D(접이식 입체 카드를 떠올리시면 간단)가 아니라 제대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인물 3D, C. 배경과 기타 사물의 3D 효과에 있어서는 과도한 입체감(폭)보다는 전체적인 공간감과 조화감을 중시한 느낌. 들이 우수하다고 꼽을만 합니다.

사실 '표준적인 3D 영상'이란 것이 달리 정해지거나 합의된 바가 없기에, 대개 멋진 3D 하면 작중 사물이 마구 튀어 나오는 식의 3D를 떠올리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만, 짧게짧게 보여주는 PV식의 영상이 아니라 영화 한 편을 3D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3D야말로 중요한 것이며 현 시점의 3D 영화들도 점차 이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영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본 작품의 3D도 이런 기조를 중시한 감이며 개인적인 많지 않은 경험으로 미루어 현 시점의 일본 애니메이션 3D 중에서도 충분히 수위급으로 꼽을만한 퀄리티의 3D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 문제상 체험과 비슷하게나마도 표현하기 어려운 3D 촬영샷의 특성상 별 감흥이 없어 보이는 것은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것은 직접 체험해 보시길 강권하며...참고로 본 버전의 감상문 작성용 퀄리티 테스트 시스템은 플레이어: PS3 + 3D디스플레이: 파나소닉 비에라VT50 이었는데, 이 VT50의 경우 셋업 - 3D 셋팅 - 3D 조정 항목 내의 이펙트 조정 항목이 기본은 OFF입니다만 이를 ON으로 바꾼 후에 디폴트 3D 이펙트인 0을 +3(최대)으로 조정해야만 잔상감 없이 제대로 된 009 극장판 3D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만약 본 작품의 3D감상시 붉은 윤곽 잔상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캐릭터들이 평면 3D식으로 보일 경우 사용하는 디스플레이의 3D 관련 옵션을 조정해 보시길 권합니다.

한편 디스크 2의 서플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성서플: 코멘터리 영상편(카미야마 감독x스즈키AD, 사회: 구와시마 류이치)/ 음향편(카와이 켄지x카미야마 켄지, 사회 동일) = 2D 버전과 동일한 코멘터리로, 작품 제작에 대한 소회나 소소히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주안점 등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영상서플:
1. 펩시Nex 극장CM (가속장치편/ 스카이 다이브편): 총 1분 35초. 입체감 좋고, 꽤 재밌게 만들어진 광고.
2. 제작발표회PV: 4분 25초. 예고PV 3D 버전.
3. 특보ㅁ1: 1분 17초. 스팟 광고 영상.
4. 파나소닉 3D 체험 코너 PV: 2분 10초. 참고로 2010년 공개된 오시이 마모루 감독 버전 PV가 아닙니다.

보시는 것처럼 본 디스크의 서플은 거의 3D 버전의 우수성을 피로하기 위한 서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별로 고깝지 않은 건, 본 작품 3D가 실제로도 상당히 우수하기 때문일 듯. 다시금 말씀드립니다만 이 작품은 3D 상영을 기본 전제로 연출 특히 액션면에서 이를 중시하고 있으며 출력되는 3D 영상의 퀄리티에도 심혈을 기울였기에, 3D에 거부감을 가진 분이 아니시라면 충분히 일감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장비를 갖추고 계신 팬분께선 3D 버전 디스크가 포함되는 한정판 구입을 권합니다.


4. Disc3: 009_RE_CYBORG_SPECIAL (특전 디스크)


* 극장매너CM 영상의 한 장면: 일본어 문구는 '휴대전화 전원을 끕시다. 텔레파시라면 OK!'

특전 디스크는 한정판에만 포함되는 디스크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메이킹 영상: 카미야마 감독 롱 인터뷰/ 메이킹 영상/ 가와이 켄지 인터뷰/ 스카이워커 사운드 탐방 (53분)
= 작품 전반에 걸친 감독의 생각, 담아내고자 했던 바, 메이킹 주안점 등등을 볼 수 있습니다. 본편 디스크의 코멘터리와 함께 작품 이해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2. 3D 시사회 영상 (1시간 2분): 감독과 성우 출연, 메이킹에 대한 설명 등을 담은 영상.
3. 펩시 넥스CM 완전판(총 2분 6초): 3D 버전 디스크의 두 가지 버전 외에 한 가지 버전이 추가.
4. 스탭서비스 웹CM(총 35초): 회사원 프랑소와즈의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5. NTV ZIP싱글 CM 영상(001~009 전버전. 1분 57초)
6. 메인 PV(롱+숏 49초)
7. 극장 매너 CM (50초)

본편 디스크들만으론 다소 부족하다 싶은 서플을 본 디스크에 총망라. 4천엔 더 저렴한 일반판이 도저히 어필하기 어려울만큼 한정판의 내용물이 빵빵한 편입니다.


5. 내용



이 작품에 대해 많은 분들의 비판적인 견해를 찾아보면 그것은 크게 1. 원작이 있는 작품임에도 캐릭터들이나 배경에 대한 설정, 성격, 묘사 등이 원작과 많이 다르다. 2. 그 다른 점들, 그리고 작품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객들을 납득시키지 못 한다. 3. 스토리 중심축이 되는 소재와 결말 부분을 이해하지 못 하겠다. 로 집약됩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본 한정판 BD는 거의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해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클릿, 코멘터리, 메이킹 서플의 주안점도 거의 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으며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 BD는 작품의 참고서 혹은 해설서 수준으로 보이는 수준. 제작자가 깔아놓은 설정이 아무리 황당하더라도, 그 의도를 알 수 있고 이해할 여지가 있다면 납득 여부에 대해 고심하는 것이 애니메이션 팬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BD 속에 설명된 모든 요소를 들여다보면 적어도 납득 여부에 대해 고심할 수는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본 작품의 국내상영이 이미 막을 내렸기에 그 내용에 대해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는 것도 꼭히 스포일러 제한조항에 걸릴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BD를 기다리는 분도 계실 것이고 기타 다른 경로로 본 작품을 접하는 분도 계실 듯 하므로 자세한 서술은 삼가합니다. 다만 몇 가지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요소들을 정리해 보면.

* 본 작품의 베이스가 되는 것은 원작의 '천사 편'과 '신들과의 싸움 편'입니다. 그리고 이 두 편은 모두 기존의 명쾌한 권선징악 노선에서 탈피하여 난해한 주제와 특이한 묘사 등으로 인해 원작 팬의 원성과 함께 연중된 전적이 있습니다.

* 원작부터가 난해한 주제를 가진 데다가, 이를 굳이 '극장판'에서 구현하려 했고, 이는 결국 러닝타임 부족에 따른 충분한 개연성 제시 부족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북클릿을 이렇게 열심히 읽은 타이틀도 오랜만인데 바꿔 말하면 이 작품의 영상만 보고 납득에 이르기가 쉽지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작품은 영상만으론 킹덤 오브 해븐의 극장판/ 북클릿과 기타 부대사항을 전부 알고 나선 확장판을 본 느낌?

* 특히 몇가지 '중대한 부분'에 있어 감독의 의도는 '관객에게 맡기는 것'인데, 이것이 지나쳐서 관객들에게 부담 혹은 소통불능의 물음표만으로 남는다는 점이 본 작품은 좀 치명적입니다.


6. 총평



카미야마 감독은 본 작품의 구상에 있어 원작을 충분히 이해한 바탕 위에, 열성을 기울였고 그 흔적은 작품 곳곳에 들어 있습니다. 특히 라스트 씬의 우주에서 죠와 제트의 씬 -> 유성이 떨어지는 씬은 원작 '요미 편'을 떠오르게 하는 요소이며 이외에도 여러가지 면에서 카미야마 감독은 원작자 이시노모리 씨에 대한 경의를 담아 본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 오마쥬나 경의를 표한 요소가, 감독 자신만의 원작자에 대한 성의로 끝난 느낌이라는 점.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A. (뭔 소린지)모르겠다, B. 알긴 알지만 다른 요소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싫다, C. 알고, 다른 요소들도 마음에 들어서 아주 좋다. 특히 B의 경우 중요한 건 오마쥬가 아니라 원작의 충실한 재현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오마쥬를 한 게 불쾌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불쾌할 수 있는 점은 '슬픈 어른이 된' 사이보그 전사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의 가장 중요한 소재이자 키워드로 제시되는 '그의 목소리'를 통해 구현한 신의 존재의미 고찰,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에 대한 확실한 설명의 부재(원작의 천사편에 제시되었다고는 합니다만...), 사람마다 이를 달리 받아 들이는 이유에 대한 납득이 가는 설명의 부족(암시는 충분하고 대사로 유추할 수는 있지만 영화 감상중에 떠올릴만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요소만 생각하기도 벅찬 수준)...이런 것들을 모두 떠나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바로 저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최종적으로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작품의 키워드이자 대전제가 (여주인공 역할인)프랑소와즈의 (주인공 역할인)죠에 대한 신뢰이며, 다른 사이보그 전사들 역시 각자가 믿는 바가 있으되 결국에는 그 행동과 생각 모두가 하나로 집결한다는 점을 꼽겠습니다.

본 작품의 배경이 되는 2013년 현재가 냉전종식후 평화는 찾아왔으되 정신적인/사상적인 구심점을 잃은 세계와 사람들, 경제불황의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음을 이 작품은 그대로 시나리오 모티브로 삼고 그를 묘사하고자 주력하고 있으며/ 작품 외적으로는 각본 집필중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마저 받아 전반적으로 다소 황폐한(?) 느낌마저 느껴지는 본 작품에서 그래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요소를 꼽자면 바로 이 점이겠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평이 한일 양국에서 그다지 좋지 않은 건 너무 어른이 된 사이보그 전사들과 카미야마 감독 특유의 텔링 방식의 난해함, 그리고 원작과 주제 자체의 난해함이 복합된 결과로 생각됩니다. 다만,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프랑소와즈라고 생각하고, 프랑소와즈를 중심으로 - 작중 등장하는 토모에란 아가씨의 존재에 대한 기획, 죠에 대한 신뢰, 그리고 그녀가 멤버 중에서 가장 먼저 '천사의 화석'을 보았으며 '그의 목소리'를 들은 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작품을 본다면 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습니다만, 다른 분들까지는 확신하지 못 하겠네요.

원작: サイボ-グ009/ 한국 개봉일: 2013년 5월 9일/ 감독: 카미야마 켄지/ 러닝타임 103분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10
Comments
2013-05-28 19:25:19

오 멋진 감상기 잘 봤습니다. 그림만으로도 구입할 가치는 충분하겠네요.^^

2013-05-28 20:20:57

작품평이 그다지 좋지 않아 Wish list에만 담아두었는데
johjima님의 리뷰를 보니 구매 의욕이 되살아나는데요. ^^;;

1
2013-05-28 20:28:43

조지마님 블루레이 플레이어 게시판에서 활동 하시는 것과 각종 글들을 보면 정말 dp에서 없어선 안되는 회원분 0순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대단하세요.

2013-05-28 21:46:48

윗분 말씀에 백배 공감합니다~~ 정말 읽을 거리를 제대로 주시는 조지마님~~~~

2013-05-29 00:02:28

완소 조지마님! ^^

2013-05-29 09:43:06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다시 한번 실감나는 순간입니다. ㅎㅎ 이 작품 처음에 PV 공개됐을 땐 괴작이 나오려나 싶었는데 한번 보고 두번 보고,,, 볼수록 새로운 매력이 묻어나는 수작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일본어 실력이 일천하다 보니 팜플렛과 설정자료집과 가이드 북을 보면서도 이 작품의 특이한 제작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특전 디스크를 보는 순간: 쉘 쉐이딩을 평면 데이터로 입력한 다음 색을 입히고 셀 애니메이션의 느낌(윤곽선)을 가미,,, 3D CG 로 제작하면서 고전적인 수작화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애써 되살린 그 노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죠. 난해한 설정과 설명 부족이 일반 관객의 접근을 망설이게 하는 측면이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다양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 프랑소와즈의 란제리 등장 씬인 저는 참 형편없는 관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2013-05-29 12:23:05

아...상영시간이 도저히 안맞아서...(오전상영 ㅡㅡ;;) 인근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했는데...아쉬웠음...정발로 나오면 좋겠는데 ^^;; 좋은 리뷰 보고 갑니다.

WR
2013-05-30 09:21:55

괜히 길기만 한 글 좋게 보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3D 버전을 포함한 정발 BD가 나와 더 많은 분들께서 이 작품을 즐기고 평가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3-05-30 13:52:17

^^

2013-05-30 13:52:00

발트9에서 본 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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