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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감상기] DG 블루레이 오디오, 베토벤 교향곡 5&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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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2:13:12

카를로스 클라이버 씨가 지휘하고 빈 필이 연주하여 빈 악우협회 홀(무지크 페라인잘)에서 녹음된 본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은 클래식계 메이저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이하 DG)에서도 마스터 피스급 연주와 녹음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연주는 대단히 아끼고 사랑하여 CD를 통해서도 물리도록 들었습니다만 이번에 블루레이 오디오(이하 BD-A) 포맷을 통해 새로이 선보인다하니 또 호기심과 애정을 억누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입 및 발매 되었다는 일본 수입반을 통해 그 실체를 들어봄과 동시에, BD-A 타이틀의 장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1. 오디오 전용 타이틀의 발자취

오랜 AV 혹은 클래식 팬이라면 2천년대 초반 '포스트 CD 매체'의 깃발을 걸고 대결한 두 매체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SACD와 DVD 오디오(이하 DVD-A)가 그것으로, 처음에는 범용성에서 앞섰던 DVD-A가 우세했으나 이후 까다로운 복제 및 호환 규격을 어느정도 완화한 SACD 진영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DVD-A는 점차 밀려나, 현 시점에는 포스트 CD 및 고음질 음악 디스크로 SACD가 그 한 자리를 차지해 왔습니다.


DVD-A의 패배 원인으로는 몇 가지가 꼽히는데 개중 가장 큰 것이 1. DVD-A 최고 음질인 P.PCM(Packed PCM. 현재의 돌비트루HD 포맷 원천기술쯤 됩니다.) 포맷을 제대로 재생하려면, DVD-A 재생이 가능한 플레이어가 필요하다.(일반 DVDP나 유니버설 플레이어 중에서도 DVD-A 재생이 가능하다고 명시된 플레이어만이 이 P.PCM 리딩 및 전송이 가능합니다.) 2. 메이저 레이블의 참여가 저조했다. 입니다.

물론 DVD-A 쪽에서도 노력을 기울여 일반 DVDP에서도 DTS(멀티채널) 재생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DVD-A(윗면에는 일반 DVD기록면, 아랫면에는 DVD-A 기록면으로 양면 타이틀을 만드는 식) 등도 출시했으나 결국 P.PCM 재생이 불가능할 경우 DVD-A라고 해도 일반 DVD의 사운드와 큰 차별점을 두지 못 하기에 음악 애호가들에게 외면 받았습니다. 영상이 거의 없이 음악만 재생할 수 있으면서도 차별점을 두지 못 하는 건 치명적이며, 여기에 메이저 레이블의 참여가 저조했기에 좋은 레퍼토리가 부족했던 것이 쐐기를 박았습니다.


한편, SACD는 SACD대로 그 음질을 최대한 뽑아내려면 상응하는 열성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나, SACD계의 맹주 소니의 노력으로 SACD의 재생 그 자체가 가능한 기기는 널리 보급되었고 또한 메이저 레이블의 참여도 활발한 상황입니다. 현 시점에서 포스트CD 로서 SACD의 위치는 적어도 하이파이 애호가들에게는 공고한 상황.

하지만 SACD는 1. 프레싱까지 포함하여 제작 완료가 가능한 곳이 굉장히 한정적이며, 2. 특히 DSD녹음반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익히고 다루는 시스템의 복잡성과 급 역시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SACD는 그 태생상 기존 CDP와의 공존을 위하여 타이틀에 CD층을 심어 SACD 구동 불가의 플레이어에서도 재생은 가능하게끔 만든 하이브리드형 SACD가 주류입니다. 그런데 이 하이브리드 SACD의 CD레이어를 통해 해당 타이틀을 감상할 경우 같은 타이틀의 CD를 듣는 것과 별다를 게 없어서 구매자에게 실망을 안기기 쉬우며 어떤 경우에는 그냥 CD를 재생하는 것보다 못 한 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즉, DVD-A와 닮았습니다.)


BD-A는 SACD의 이런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주자로 2010년 경부터 대두되었습니다. 블루레이 오디오, 즉 BD-A는 블루레이(이하 BD)의 모든 가능성을 오직 사운드 전달로만 사용하는 타이틀입니다.

BD-A의 장점은 1. 프레싱 완료 공정까지 가능한 곳이 보다 많이 존재하며, 2. 기본적으로 고비트/고샘플링 PCM을 수록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BD 재생 시스템에서 가능한 무손실 압축포맷의 메이킹/수록 노하우 역시 많은 제작사들이 쌓아온 관계로 제작 역시 보다 간편하고, 3. 현 시점에서 가장 우수한 디스크 소재와 공정을 채용하는 BD의 특성상 피지컬 우수성도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재생하는 구매자 입장에서도 BD-A는 'BD 재생 가능 플레이어'면 무조건 BD-A가 담은 가장 우수한 포맷을 재생할 수 있으므로 규제나 차별이 없다는 장점이 있고.

다만 BD-A 진영의 문제점은 그간 BD-A를 발매해 온 메이커가 낙소스를 비롯한 군소 혹은 저가 정책으로 익숙한 레이블 뿐이어서, '신 기술과 소재, 포맷을 갖추었지만 우수한 소스를 확보하지 못 했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모든 것을 갖추었으되 동남풍이 없는 상황. 따라서 DG를 비롯한 메이저 레이블의 BD-A 참여는 BD-A 포맷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홍보하며, 향후 롱런과 보편화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끔 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DG BD-A: 빈 필 & 카를로스 클라이버 베토벤 교향곡 5 & 7

DG, 도이체 그라모폰은 클래식에 별로 관심이 없으신 분이라도 그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거나 최소한 브랜드 마크라도 보셨을만큼 유명하고 규모가 큰 클래식 레이블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역사라고까지 자부하는 이 계통의 산 증인이자 최대 레이블로 그들이 보유한 우수한 연주 소스의 양은 다대하며 특히 50~70년대의 클래식 명연은 이 DG 레이블을 보고 찾는 게 빠르다고 할 정도.

이번에 말씀드리는 클라이버 지휘의 베토벤 교향곡 5 & 7 역시 그 일원으로, 그 품세는 DG에서도 'The Original 시리즈' 이른바 '결정반' 의 첫머리에 올렸을만큼 공을 기울인 전적이 있는 명연입니다. 이 연주가 BD-A에서 어떤 모습으로 담겨있는지 그 점에 대해서 말씀드리며 BD-A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 보겠습니다.

- 디스크 스펙

BD-ROM 싱글 레이어(25G), 용량 7.48G
음성스펙 LPCM(24/96) 2.0ch, DTS-HD MA(24/96) 2.0ch, 돌비트루HD(24/96) 2.0ch
서플, 자막, 메뉴 전무.



정말로 트랙 선택용 정지 화상 한 장 외에는 영상은 아무것도 없는 타이틀입니다. 당연히 삽입후 자동재생이며 기본 사운드 포맷은 LPCM 2.0으로 셋트되어 있기에 TV를 위시한 디스플레이를 켤 필요도 없이 그냥 CD처럼 넣고 감상해도 무방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어떤 제품이라도 이 디스크에 수록된 사운드 포맷 3종을 모두 출력할 수 있으며 BD 감상의 주류를 담당하는 리시버에서도 24/96 처리가 불가능한 DAC을 장착한 기기는 현 시점에선 찾아볼 수 없기에(오래된 모델일 경우 간혹 있기도 합니다만, 이 경우 HDMI 입력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BDP의 DAC을 이용하여 아날로그로 출력하여 쓰는만큼 역시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시스템적으로도 재생이 불가능한 시스템은 찾아보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 퀄리티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연주는 이미 DG의 '결정반' 시리즈로 발매되었으며 개인적으로도 그 CD의 퀄리티에 만족해 왔기도 합니다. 따라서 BD-A의 스펙상 우위는 그렇다쳐도 순전히 심정적으로는 '얼마나 나은 건지 보자.' 정도의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

재생에 쓰인 기기는 메인 시스템의 디스크 재생용 플레이어 중 하나인 에어의 유니버설 플레이어 DX-5로, 이 기기의 장점은 CD, DVD(및 DVD-A), SACD, BD에 걸쳐 그 밸런스가 뛰어나고 디스크 형식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퀄리티를 내준다는 점이며 저역시 그 점을 좋아하여 CD등 음악 전용 매체 재생용으로도 오래 그리고 빈번히 사용한바 비교하기에 용이했습니다.


그래서 들어본 이 연주의 BD-A는,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그냥 들었을때 한 귀에 이거지! 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계속 말씀드렸듯 CD의 퀄리티도 훌륭했기에 1악장 첫소절부터 그 차이를 벌리며 가속해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격차를 벌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도 합니다. 즉, 조금이나마 듣다보면 전체적인 풍아함, 연주의 디테일, 정위감이 더 명확하게 살아나는 것을 손쉽게 느낄 수 있는 수준.

비유하여 말하자면 이 연주의 CD가 원래 그림을 펜으로 (아주 정교하게)모사하여 그린 것이었다면 BD-A 쪽은 원래 그림을 스캐닝한 느낌입니다. 덕택에 원래의 터치를 알 수 있고 그 그림이 가진 느낌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 물론 이는 마치 구작의 리마스터링처럼, 아날로그 마스터 소스가 남아있고 잘 보존되어 있는 - 즉, 그럴만한 열성을 기울일 수 있는 - 레이블의 소스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할 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미 낙소스 등의 BD-A를 통해 24비트/88.2 혹은 96khz의 고스펙 음원을 이미 맛보았습니다만 해당 BD-A 들은 분명 BD-A를 표방한 스펙을 가지고 나왔지만 무언가 모자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본 DG의 BD-A는 충분히 BD-A라는 타이틀이 블루레이 오디오라는, 영상 없이 음악만 들려주는 매체로서 충분한 고품위를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비단 이 타이틀뿐 아니라 같이 입수한 엘렌 그리모의 Credo (오픈 케이스 링크) 에서도 그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BD-A의 강점과 미래 전망

그럼 이쯤에서 또하나의 고음질 디스크인 SACD와의 비교를 원하는 분도 많으실 줄로 압니다. 앞서 SACD와 그 재생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린 바가 있고 음반 시장에서의 입지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아끼는 SACD 음반도 물론 있으며 그 재생에도 나름대로 열성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해서 그 비교는 저역시 관심사입니다.

다만 먼저 말씀드리자면 여기에서는 동 타이틀의 SACD와 BD-A를 통한 직접적인 비교는 유보할 수 밖에 없는데 엘렌 그리모의 Credo SACD가 있기는하지만 단 한 타이틀로 양 디스크 간의 비교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에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꼭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BD-A Credo를 고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퀄리티만 놓고 재단한 결론은 아닙니다.

SACD의 대표 사운드 포맷인 DSD와 CD/ BD 등으로 익숙한 PCM 포맷(중에서도 고비트/고샘플링)의 맛에 대한 차이는 소스에 따라, 시스템에 따라, 청취자 기호에 따라 다르게 결론내릴 수 있으며 이는 비유하면 각국의 요리와도 비슷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SACD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타이틀간의 편차가 상당히 크고, 재생 시스템에 따른 편차 역시 많이 나는 디스크입니다. 이에 비해 기술적으로 이미 그 핸들링이 완숙 경지인 PCM쪽의, 그리고 PCM 리마스터링 솜씨는 '안정적인 평균'을 가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이파이 전용의 고급 SACDP를 기천이 넘는 전용 재생 시스템에 물려 쓰는 유저가 아니라면 BD-A의 '평균적인 고퀄리티'가 훨씬 어필할 여지가 높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이 범용성은 분명 더 많은 유저들에게 권할만한 가치가 있으며 이때문에 개인적으로는 BD-A 타이틀 쪽의 역성을 더 들고 싶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쪽도 반드시 BD-A면 뭐든지 사라! 같은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SACD에 비해 그 편차가 작다는 것일 뿐. 하지만 BD-A 쪽의 카드는 하나 더 있으니 바로 SACD 평균가보다 BD-A 타이틀의 평균가가 더 저렴하다는 것.

 

따라서 이제 BD-A에 필요한 것은 우수한 레퍼토리와 물량을 투입하는 레이블의 참여입니다. 그 우수성과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충실한 소스가 많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DVD-A와 같은 결과를 빚을 뿐일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DG, 데카 등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메이저 레이블이 BD-A에 관심을 보이고 명연을 발매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며 차후 다가오는 4K 시대에도 BD라는 디스크 포맷의 하위호환 혹은 유용이 확정된다면 롱런의 가능성과 함께 '보편적인 고음질을 가진' 디스크로서 CD를 완전히 밀어낼 새로운 다크호스가 될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예상도 해봅니다.

때문에 저는 메이저 레이블이 BD-A를 계속 왕성하게 지원하여 그 꽃을 피워주길 바라는 바입니다. 이번 DG의 BD-A 들은 포맷 자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마침 최근 클래식 메이저 레이블의 입지가 예전만 못 하기에 그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그들에게도 BD-A는 하나의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 '문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나 '현실적인 경영'이라는 측면에서나 BD-A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발매를 기대합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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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3-07-23 20:36:01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그런데 국내에서도 쉽게 구입가능한가요?
아니면 해외사이트에서 구해야 사는지요.

WR
2013-07-24 06:30:30

국내에도 수입은 되겠지만 그 물량이 많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같은 경우에는 일본내 수입반을 구하려는 목적도 있어서 HMV 저팬에서 구했습니다. 아마존 저팬보다 구색을 갖추고 밀어주는 분위기라 해외 구입하신다면 HMV 쪽을 추천합니다.

http://www.hmv.co.jp/fl/12/899/1/

2013-07-23 21:15:29

johjima님의 감상기를 읽으니
클라이버와 그리모의 음반은 SACD와의 비교를 위해서라도
한번 사보고 싶네요.

감상기 잘 읽었습니다.

WR
2013-07-24 06:31:52

DG로서도 그 퀄리티에 대한 자신감도 담고 있는 바 아마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들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2013-07-23 22:13:46

죠지마님의 글의 스펙트럼은 정말 광활합니다 대단하셔요~

WR
2013-07-24 06:32:41

별 말씀을.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07-23 23:21:51

저도 호기심에 몇장 주문해놨는데 벌써 받으셨네요

WR
2013-07-24 06:33:45

받기는 근 일주일 전에 받았는데 소개가 늦었습니다. 날씨가 덥다보니 좀 게을러진 듯 하네요. 헛헛.

2013-07-24 00:36:52

오~고퀄의 감상기 잘 봤습니다.

참,호불호가 갈리겠지만 SACD는 멀티 채널이 더 호감이 가더군요.
BD-A 역시 멀티 채널로 많이 나오겠죠? ^^

WR
2013-07-24 06:36:54

네, BD-A 쪽에서도 멀티채널 타이틀은 나와있고 속속 나올 예정입니다.

이달말에 MD+G에서 발매하는 BD-A 샘플러 타이틀에는 새로운 레코딩/ 재생 스피커 셋팅을 요구하는 6ch/ 8ch Auro-3D 멀티채널을 수록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나타나고 있으니 향후 주목해 보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2013-07-24 06:40:50

LP를 천여장 모으다가 CD시대가 도래하여 CD를 20여년에 걸쳐 사들인게 박스반 제하고도 만장은 가볍게 넘긴 상태여서 이젠 더이상 LP외에 CD에는 투자 안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다시 BD-A가 나온다니...
CD플레이어에 돈을 많이 투자한 상태라 예전에 SACD가 나왔을땐 SACD가 몇장 없는데다 또 좋은 플레이어 사기가 뭐해서 그간 CD로 만족하고 들었었는데 BD-A가 나왔다니 슬슬 호기심이 또 발동하네요.

그간 모은 블루레이 디스크도 클래식 300여장 포함 2천장 정도이니 만일 BD-A 소리가 확연히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AV쪽도 보강할 겸 좋은 BD-Player를 사서 시도해 보고 싶긴 합니다만..
문제는 현재 제가 자녀들 교육에 허리가 휠 상황이라 더이상은...차라리 CD랑 별로 소리차이를 구분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WR
2013-07-24 07:25:19

LP의 아날로그 사운드에는 CD이외 다른 모든 디지털 사운드 매체가 흉내낼 수 없는 그것만의 맛이 있는만큼, 계속되는 새로운 매체의 구입이 꺼려지신다면 LP에 집중하시는 것도 음악도락의 하나의 길이시라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운 판은 별로 안 나오는데 관련 장비 가격만 올라가는 LP쪽 세태가 문제기는 합니다만...

BD-A를 비롯 최근 고비트/고샘플링 파일의 도래로 디지털 사운드도 아날로그 사운드의 그 맛에 많이 근접하면서 디지털다운 무열화성을 함께 추구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좋은 LP 소리를 들을 땐 저도 감탄하는 데가 있습니다.

기존 클래식 BD들이 화면 혹은 멀티채널 수록에만 너무 신경썼거나 해서 비트샘플링으로 대표되는 음의 퀄리티를 충분히 추구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 달리, BD-A는 디스크 용량부터 남아 도는 관계로 적어도 카탈로그 스펙 우월도는 보장된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다만, 정말 우수한 클래스의 몇몇 기존 클래식 BD는 좀 저렴하게 제작된 맛이 있는 BD-A들이 따라가지 못 하는 음을 내기도 합니다.

2013-07-24 08:54:32

또 johijima님의 엄청난 정보글이네요 ^^
저도 DVD-A / SACD 모두 엄청 관심이 많았고 여전히 SACD 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기대가 가는 포맷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한계점 혹은 관건은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입니다.
사실 소스 자체의 우수성 / 퀄리티에 대한 의심은 별로 없는 편인데요, 한계라 생각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BD-A를 재생하기 위한 환경적 요소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나머지 하드웨어의 기반이 BD-A의 Hi-Fi 적 성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보통의 AV 유저들은 보급형 플레이어 / 보급형 AV 앰프에 5.1채널 분리된 스피커 셋을 활용하고 있을 겁니다. (물론 고가의 AV시스템 역시 하이엔드급으로 구성한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반드시 그렇진 않지만 100만원 짜리 AV 리시버가 내어주는 앰프 본연의 성능은 아마도 50만원대 혹은 그 미만의 인티앰프 정도를 생각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되는 DAC 역시 마찬가지 일 수 있구요.

즉, 하이엔드까진 아니어도 잘 갖추어진 하이파이 시스템 즉, CDP(혹은 SACDP) + 중급 이상의 인티앰프 + 스피커) 에서 음에 집중하여 내어주는 사운드 대비 보급형 플레이어에서의 BD-A 소스 + AV 리시버 + 5.1채널 스피커의 사운드가 다른 포맷의 같은 음반을 들을때 음의 균형(균형의 의미는 단순한 밸런스가 아닌, 다이나믹스, 해상력, 음장감 등등) 이 어떤 것이 더 좋느냐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CD + 하이파이] > [BD-A + AV시스템] 의 상황을 염두에 두다보니, BD-A의 포맷이 문제가 아니라 수집에 대한 효용성이 걸림돌이 걱정이 된다고 할까요!

물론 BDP와 AV리시버를 통해 CD도 듣고, SACD도 듣고, BD-A 를 듣는 상황이라면, 소스의 퀄리티가 전체적 사운드의 퀄리티를 결정하겠지만, 두가지를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퀄리티는 하이파이에 무게 중심이 쏠려있는 제 입장에서는 BD-A의 유용성이 다소 떨어지고, BD-A 소스가 갖춘 본연의 Hi-Fi적 가능성 대비, 저의 AV 시스템의 한계가 느껴질 것 같습니다.

여튼 같은 환경에서라면 소스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 없고 사용자의 선택이 늘어나는 것이므로 BD-A의 약진을 기대해봅니다.

WR
2013-07-24 09:10:18

네, 날카로우신 지적입니다. 저도 하이파이 앰프와 전용 선재를 도입한 시스템에 CD전용 플레이어를 건 상태의 퀄리티를 모르는 바가 아니며, 이런 시스템이 일반적인 AV시스템에 비해 최종 출력 사운드의 품세가 뛰어남도 주지할 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BD-A의 강점으로 꼽는 것은 1. 일반적으로 BDP는 유니버설 플레이어가 많이 퍼진 상태라 CD부터 BD까지 한 시스템에 통합하는 분이 많다는 것, 2. BD를 통해 디스크 재생에 입문한 입문자분이나, BD를 통해 새로운 음을 맛보고 싶어하시는 기존 클래식 매니아분 모두가 1의 전제로 디스크를 운용하실 경우 충분히 더 좋은 음을 기대할 수 있으며, 3. 1+2에 따라 특히 입문자분들의 클래식에 대한 관심 그리고 좋은 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보다 넓은 '음악을 향유하는' 저변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보편적인 고음질'의 확산을 통해, 흥미를 가진 층을 유입하고 이에 따라서 새로운 풍조 - 다시 말해 하이파이 클래스 BDP의 확산, 새로운 류의 앰프 도입(일례로 이미 LINN 등에서 HDMI 2채널 입력 전용 포트를 갖춘 앰프 겸용 스트리밍 플레이어 DSM 등을 발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전체 음악 산업의 '신 기술을 통한 발전'을 꾀하고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디지털 발전에 따른 기술로 이루는 평등쯤? 말씀하신 하이파이 전용 CD 시스템의 경우 충분히 수백, 수천대를 넘봐야 해서 아예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BD-A 시스템은 그보다 좀 더 보편적으로 통할만한 가격대의 시스템을 꾸미더라도 그에 상응할만한 퀄리티로 감상하는 게 가능하다는 잇점이 있으니까요. 이런 이유들을 통해 BD-A의 약진은 매우 중요한 향후 업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감히 예상합니다.

2013-07-24 09:00:09

그리고 혹시 Steven Wilson이라는 뮤지션 아시나요? Porcupine Tree의 리더인데 최근 솔로 앨범이 몇장 나왔는데, 요 음반 역시 BD-A 의 스펙에 부합되는게 맞나해서요.

http://www.amazon.com/Raven-Refused-Steven-Wilson-Blu-ray/dp/B00AQB2AR4/ref=sr_1_1?ie=UTF8&qid=1374623737&sr=8-1&keywords=steven+wilson+bluray+audio

맞다면 저의 첫 BD-A는 아마 이게 될 것 같습니다. CD는 이미 있지만 ^^;

WR
2013-07-24 09:16:25

그 분에 대해서는 제 향유저변이 넓지않아 아직 들어보지 못 했습니다만, 링크해주신 아마존 페이지의 타이틀 설명을 보면 최소한 스펙과 기본 메이킹 이념은 BD-A 퀄리티 기준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사료됩니다. 구입자 리뷰를 볼 때도 그렇고요.

다만 해당 타이틀의 수록 포맷중 LPCM 5.1과 2.0은 24/96이되 DTS-HD 5.1은 비트샘플링이 그보다 더 낮은 모양이니 재생에 참고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2013-07-25 08:09:04

어이쿠, 스틸북 대란 탓에 이 글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이제서야 발견하고 정독했네요.

클라이버의 이 타이틀은 정말 DG가 작정을 하고 단단히 빼먹는 듯 합니다. :) 이미 CD, SACD 까지 나온 데다 일부 고음질 사이트에서도 이 블루레이 오디오와 유사한 스펙으로 음원을 팔고 있었지요. 그만큼 시대를 넘나드는 명연임은 확실한 듯 해 보이네요.

일단은 시범적으로 몇 개의 타이틀을 발매했으니, 앞으로 라인업을 어떻게 구축해 나가느냐도 스펙만큼 중요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옛 음반에 고집하지 말고, 이번에 같이 나온 카우프만의 바그너 앨범처럼 최신 녹음도 집중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좋은 감상기 감사합니다. 참, 그뤼모의 Credo 앨범은 어떻습니까?

WR
2013-07-25 08:54:57

예,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최신 녹음쪽은 녹음 설비나 상태, 핸들링의 기술 면에서도 더욱 최신 디지털 음원과 궁합이 잘 맞을 터라 더 좋겠습니다만 문제는 최근 신세대 인기 주자 발굴이 영 신통찮은 DG라 당분간 옛 추억을 보듬는데(^^;) 좀 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Credo는 SACD의 동 타이틀과는 음을 살린 방향성이 다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음의 촉이 다르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BD-A Credo의 다소 첨예함에 집중한 느낌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듣는 분에 따라서는 보다 맑은 느낌이 나는 SACD쪽이 마음에 드실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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