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감상기] 퍼시픽림(Pacific Rim, 2D)
2013년 7월에 국내
개봉한 헐리우드산 거대로봇(그것도 인간이 내부에 들어가 조종하는) 영화 퍼시픽림은 그 상영 기간동안 관람한 많은 분들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으며
2013년 10월 15일 북미 발매를 시작으로 11월 우리나라, 12월 일본 등에서 BD를 통하여 가정에서 다시금 그 전모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여러가지 의미에서 재미있게 본 영화였고 특히 '내용'과 'A/V의
합일'이라는 점에서 주목하던 영화였던 관계로 북미 발매 직전인 BD 본편을 빠르게 입수하여 본 감상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목적에서도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당 게시물은 영화에 대한 어떠한 스포일러도 제공하지 않으며 스크린 샷 구성 또한 거기에 극력 배려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영화를 이미 본 사람의 주관이 개입했기에 혹시나 '이 씬은 곤란하다!'고 지적해 주신다면 즉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본편 스펙(BD, 2D)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1.78:1)/ 평균 비트레이트 23.38Mbps
음성스펙: DTS-HD MA(24/48) 영어 7.1ch & 5.1ch
외/ 북미반내 한글 자막 없음
2. 영상 퀄리티
* 이하 스크린 샷은 모두 클릭시 브라우저, 재클릭시 1920x1080의 원본 이미지로 표시됩니다.
당 타이틀의 2D 영상 퀄리티는 '인상적인 화면'이라는 말로 종합이 가능합니다.
레드에픽으로 촬영한 5K 촬영 소스를 기반으로 상영용 2K(총 화소 2048x1080, 당 작품의 상영 화면비는 1.85:1)로 다운 컨버팅하여 상영한 본 작품은, BD화에 있어서는 촬영 소스에서 다시금 BD화 용으로 마스터링한 1080P(1920x1080, 당 작품의 BD화면비는 1.78:1) 영상인만큼 그 퀄리티는 이미 당초부터 4K 마스터링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자웅을 겨루는 BD로 나올 것이라 예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결과물도 그만한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화면의 기본 성향은 따뜻하고 어두운 느낌이나, 이런 류의 화면에서 흔히 나타나기 쉬운 (상대적으로)소프트해지는 포커스나 디테일 표현은 CG가 주력인 작품답게 처리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눈에 거슬릴만큼 멍청해지거나 하지 않고 소위 BD급 샤프함을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면 성향 덕택에 컬러나 질감은 상당히 잘 살아나며 스킨 톤도 부드럽지만 인상적으로 살아납니다. CG가 양념 정도로 쓰인, 밝은 성향의 영화(혹은 애니)는 CG의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영상 투명도를 손해보는 식의 필터링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놓고 CG로 밀어버리는 데가 많고 이야기 자체가 블루~한 퍼시픽 림은 오히려 그럴 필요없이 화면 전체의 특히 명암 성향 조정을 통해 위화감을 줄이고 있습니다.
유사한 식으로 CG 위화감을 줄이려고 했던 작품으로 당장 생각나는 건 2010년에 제작된 트론: 새로운 시작의 BD인데 그 트론이 간혹 질감등이 거칠게 표현되는 부분의 마스킹을 하지 못 한 것과 달리, 퍼시픽 림은 이 영화속 세계가 담고 있는 일종의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라도 아주 충실히 어두운 방향으로 통일하여 - 말하자면 내용적인 지원까지 등에 업어 상당히 훌륭한 시너지를 낸 화면으로 등장했습니다. 덕택에 BD화에 요구한 영상과 작품 스토리가 상당히 재미있는 합일점을 이룬 BD 영상이라고까지 생각됩니다.
단지 이러한 성향을 충실히 만들자니 암부 역시 일부러 좀 낮춰놓은 감이 팽배합니다. 비트레이트 차트를 통해서도 드러나지만, 130분짜리 영화치고 본편 비트레이트 안배가 다소 부족한 편이다보니(서플이 차지하는 용량이 꽤 많습니다.) 특히 이런 경우에 잡기 어려운 암부 노이즈 끼는 것까지도 손쉽게 무마하고자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다는 의심도 듭니다. 물론 결과가 좋으면 다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암부가 묻혀버리는 장면이 드문드문 나타나서 몇몇 장면은 디테일 구분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화면 경향은 사실 영화관 감상 당시에도 동일하게 느낀 바이지만, 국내 영화관이 원래 암부가 뜨는 걸 방지하고자 화면 밝기를 낮추는 경향이 팽배해서 좀 기연가미연가 했는데 BD를 볼 때 아예 컨셉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덕택에 계조는 거의 흠잡을 데가 없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전반적인 영상의 느낌도 매우 좋아졌으므로 그늘진 곳이 안 보인다는 문제 같은 건 뒤로 슬쩍 밀어놔도 아무도 뭐라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그 외에 좀 더 덧붙이면 간혹 심부 이외의 포커스가 트미해지는 경향이 있고(앞서 거론한 트론의 '거칠어짐'과는 반대. 이는 비교하면 구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BD의 전반적인 화면 포커싱 경향과 비슷하여 다운 컨버트 필터 처리에서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성향을 떠올리게 합니다.), 1시간 53분 7초께 화면 중앙부에 의문의 하얀 점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묘한 버그(?)가 있는데 영화관 상영 당시에는 기억에 없어서 BD화 시의 처리 실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3. 음성 퀄리티
DTS-HD 7.1과 5.1 모두 24/48로 넣은 스펙에 부끄럽지 않게 당 영화의 사운드 퀄리티는 실제로도 대단히 훌륭합니다. 영화관에서도 돌비 앳모스 및 7.1채널 소스로 제작된 바 있어 그 박력과 위용을 다들 체험하셨을 것입니다만 비록 앳모스에는 미치지 못 하더라도 '가정에서', 'BD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사운드로는 하나의 정점을 제시한 게 아닐까 싶은 사운드라 사료됩니다.
사운드 디자인의 전반적인 사조는 '박력'에 주안점을 두고있으며, 특히 전투씬에서는 쉴새없이 사방에서 시청자를 소리로 때려대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서브우퍼 채널에서 좀 과장된 속칭 '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지나치게 밸런스를 해치는 수준은 아니며 청취 환경에 따라서는(특히 서브우퍼에 공을 들인 시스템이라면) 저음의 마스터피스 급 타이틀로 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기타 프론트 외 채널의 사용에 있어서도 포인트를 잘 잡고 있어 장면의 환경, 효과음을 충실히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미덕이 있으며 특히 이런 데 실수가 없는 헐리우드 답게 대사의 명료함이나 이동감의 피로 역시 우수한 레벨입니다. 전체적으로 생각할 때 제작자나 청취자나 영화 사운드는 역시 DTS! 라는 자부심을 가질만큼 만들어진 타이틀이며, 아마도 돌비 앳모스를 가정에서 체험하기 전까지는 가장 우수한 레벨의 사운드 타이틀 군에 넣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는 평가로 결론내리고 싶습니다.
4. 총평
결과적으로 당 타이틀의 화면은 평균적인 화면의 정세함, 그리고 충분한 박력 이 추구된 연출과는 조금 이율배반적인 암부의 처리 등으로 인하여 '카이쥬라는 미지의 위험과 그에 대응하는 관객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마치 어스름히 보이는 곳에서 손발을 휘저으며 상대하는 느낌 같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 그리고 관객의 체감이 합일하는 수준을 제공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음성 역시도 이를 충분히 견인하고 있으며 제대로 갖춰진 홈씨어터에서 당 타이틀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기타 소소하게 덧붙이면 전체적인 화면 경향을 볼 때 다소 블랙이 뜨는 LCD TV 등에서 감상하실 때는 좀 뭐랄까, TV 드라마? 정도의 영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는 점 - 퀄이 나쁘다거나 소위 프레임 보간으로 미끄러지는 걸 지적하는 게 아니라 어둡고 육중한 분위기가 희석된다는 의미 - 이나, 사운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감상 환경 특히나 서브 우퍼에 배려가 충분치 않은 시스템에서는 당 타이틀 사운드 디자인상의 반대급부로 좀 날아가는 사운드(공들인 저음이 제대로 재현되지 않아, 밸런스를 어느정도 맞추려고 디자이너가 배려한 고음만 나대므로)로 들릴 수 있다는 점 정도가 굳이 꼽을 수 있는 흠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타이틀의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한 제작진들의 공을 제대로 재현할 수 없는 시스템에 불평할 일이지, 타이틀 자체에 대해 뭐라 할만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정식발매가 예정된 당 타이틀에 풍부하게 수록되는 서플에도 기대하십사 말씀드리며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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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