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감상기] 그래비티(Gravity, 3D)
그래비티, 중력은 2013년 10월 3일에 북미에서, 17일에는 우리나라에도 개봉한 헐리우드제 우주 배경 영화로 개봉 직후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서도 순항한 아주 모범적인 상업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도 2D와 3D 버전 각각으로 두 번의 관람 경험이 있으며 분명 평가할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BD 발매를 기다리고 있었고, 묘한 인연이 닿아 국내 발매판과 동일할 것으로 추정되는 동유럽 판본의 BD 본편을 발매 직전(국내 2월 21일 발매 예정)에 접하고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다시 한 번 음미해본 무중력의 세계에 대한 소감을 간단하게나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디스크 스펙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2.40:1/ 비트레이트 21.82Mbps (2D 측정)
음성스펙 DTS-HD MA(16/48) 영어 5.1ch 외 다수 언어 DD 5.1ch 수록, BD아이콘 있음
당 영화의 평균 비트레이트치는 최근의 이른바 '품위를 갖춘 헐리우드제 영화
BD'에 비해서는 다소나마 낮은 편입니다. 다만 이는 CG를 적극 구사한 당 작품의 특성상 실사 비율이 높은 쪽에 비해 보다 효율
좋게 비등한 퀄리티의 영상을 뽑을 수 있는 관계로 취해진 조치라 사료됩니다.
기타 특기할만한 사항은 서플이 2D
전용 디스크에만 수록되어 있으며 3D 디스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2. 영상 퀄리티
당 영화는 특히 우주 공간에 나가본 적 없는 관객에게 있어 가장
비현실적인 공간들을 구현해 내기 위해 범용 디지털 촬영 + CG처리, 그리고 익숙한 공간은 가장 눈에 잘 잡히는 아날로그 필름(사용 빈도는 적지만)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그 (아날로그) 네거는 65mm 판형의 코닥 500T 5219 필름이며, 디지털 촬영 부분은 ARRI ALEXA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본 BD는 이러한 기재의 혜택을 FHD라는 그릇을 가진 BD라는 매체에, 그리고 시청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고심을 거친 영상을 담아낸 것으로 판단됩니다.
2D 영상을 통해 본 당 BD 영상이 가진
장점은 디지털 촬영부분의 CG 합성씬들에서도 그 퀄리티적 장점이 아주 잘 드러나며 65mm의 힘이 발휘되는 부분의 영상 질감 측면(관련 스샷을 넣어야 하는데, 이게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샷은 다른 것으로 썼지만서도)에서는 그 재현력이 BD가 보급기에 들어선 당시 우수한 화질의 대명사로 꼽혔던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의 그것과 흡사하다고 말씀드리면 아마 BD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서는 감이 잡히시리라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 당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인터내셔널 BD를 비교하며 다시 볼까 하는 생각이었기도 하고.
단지 그 인터내셔널이 35 + 65mm의
혼용으로 해당 BD의 강점중 하나가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양 판형의 차이를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는 점도 꼽히는 반면 당 영화는 디지털 촬영과 CG 사용
등의 이유로 해상도 밸런스가 맞지 않는 부분(65mm 판형은 DCI 기준상 디지털 4K 해상도에 적합함을 공인하고 있습니다.)을 너무 선명하게
구분하게 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타협은 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걸 다 똑같이 밀어버렸음을 뜻하는 건 아니며, 이는 디지털 촬영이나 2D - 3D 변환을 염두해 두고 제작한 우주선 내의 장면들과/
그 외에 3D 렌더링 CG 합성을 상정해둔 여타 대부분의 장면들, 그리고 65mm 촬영이 행해진 후반 지구씬에서 나타나는 디테일 재현력의 차이가 있음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퀄리티 저해 요소를 시시콜콜 흠잡기에는 그보다도 이 BD의 영상이 가진
장점이 더 쉽게 눈에 띄기도 합니다. 모든 평가 요소를 손쉽게 클리어하는 우수한 컬러감, 월리를 찾아라보다 어려운 계조상의 약점, 검은 화면이
많은 우주를 충실히 느낄 수 있게 하는 우수한 블랙 레벨...덤으로 아날로그 필름 촬영부분의 숙명인 필름 그레인이라는 요소에서도 65mm의 수혜 덕에 요즘의 티 없는 디지털 촬영에만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도 별로 책잡히지 않을 법한 영상을 가지고 있어(그리고 디지털 촬영부의 교묘한 합성까지도 포함해서) 당 영화
BD의 화질에 대해서는 아마 발매 이후 대부분의 감상자 의견이 일치하리라 예상합니다. 뭐 사실 65mm 촬영부에서는 다들 열심히 몰입, 감동하시느라 지나치실 수도 있고.^^
딱 한가지 이 BD가 본질적으로 가진 한계는
바로 FHD 해상도로 담긴 BD라는 그릇 그 자체(비록 그 촬영이 풀 65mm가 아니라 할지라도, 디지털 촬영부분을 영상으로 풀어놓은 솜씨도 아울러 감안할때)에 있다고 생각하며, 그때문에 4K 시대에 돌입한 후 당 작품이 담긴 리얼 4K 소스를 다시금
구매해야 함을 고민하게함이 가장 심각하게 지적할 수 있는 단점이라 하겠습니다. 하여간 영상 퀄리티에 있어 개인적으로 상위 레벨에 꼽는
많지 않은 작품과 나란한(혹은 더 앞서는) 반열에 놓을 수 있는 BD라고 총평합니다.
2_1. 3D 퀄리티
영화관 상영 당시에도 그 3D 효과의 우수함에 대해
상찬이 많았던 당 작품은 BD 수록에 있어서는 가정 상영에 따른 고려해야 할 부분을 좀 더 충실하게 담아낸 것을 강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거론하면 당 BD의 3D 버전 영상은 현 시점의 3D 영상이 가져야 할 미덕으로 제시되는 자연스러운 입체감과 이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깊이감에 충실하면서, 과도하게 빈번하거나 강한 효과를 통한 이른바 '데모형 3D'가 아닌 '감상에 적합한 3D'를 추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말하자면 상영 당시에 가장 호평받았던 소위 우주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충격을 충실하게 구현하면서도 어지럽거나
불편한 3D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단지 이때문에 아주 강하고 팍팍 튀어나오는
3D 효과가 시종일관 펼쳐지기를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어쩌면 임팩트가 덜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러한 영상은
접대용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이 영화가 추구하는 '영화를 통해 대리체험하는 무중력 공간'에 충실한 조력자로서의 3D라는 본연의 목표에는 맞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3D 항목에서도 충분히 우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소한 여담으로 당 타이틀은
주로 어두운 배경이 많은 관계로 셔터 글라스 방식의 3D 디스플레이 + 크로스 토크 발생시 쉽게 감지되는 이른바 '겹침 자막' 현상이 눈에
거슬림을 호소하는 분이 많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3D 입체감 조절 옵션 등을 통해 어느정도 보정할 수는 있고 말이 그다지 많은 작품은
아니라서 그럭저럭 타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덧붙여 둡니다.
3. 음성
퀄리티
DTS-HD MA로 구현해낸
당 BD의 사운드가 가진 잇점 중 가장 먼저 꼽고 싶은 것은 바로 '현장감의 구현에 충실한 사운드 디자인'을 제대로 견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말그대로 소리의 유무, 강약을 위시한 '디테일'함이 잘 살아 있는 것이 최대 강점.
이를 위해 지나치게 과도하고 강력한 서브
우퍼 채널의 간섭보다 꼭 필요한 소리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 그리고 이를 서라운드 채널 이념에 적합하게 구현한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따라서 '파워'면에서는 별로 와닿지 않을지 몰라도 '임팩트'면에서 빠져들 수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스펙의 우열을
떠나 작품의 분위기 재현에 참으로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게 하는 사운드이며 덕택에 이 영화가 가진 가장 인상적인 강점, 곧 드넓은 우주에서 오직
나혼자라는 느낌이 유감없이 살아난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이 BD의 사운드에서 받은 가장 선열한 인상이기도 합니다.
종합해서
말씀드리면 멀티채널로 느끼는 '고립감'이라는 특이한 감각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BD이며, 이때문에 당 영화는 굳이 스테레오 채널을 따로
수록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 다시 말하면 멀티채널을 강권 -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스테레오 채널만을 쓰시는 분들께선 음...최소한 우주에서
허우적대는 장면에서는 음소거를 하고 즐기시면 비슷한 느낌이 드실지도요. 농담 반 진담 반입니다.
4.
총평
서문에서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았음을 이미 말씀드렸지만 끝에 와서 다시 말씀드려 보자면 그 감은 주로 '비주얼적 충격'에 주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아울러 덧붙이고 싶습니다. 이 영화가 2013년 가장 과대 평가된 영화 1위로 꼽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펄쩍 뛴 게 아니라 어깨를 으쓱하고
말았던 것도 이 영화가 가진 내용이 장점도 꼽을 수 있지만 단점도 있으며 그 단점이 주로 진부함에 집중된다는 점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한 상업 영화라는 간판을 걸고 나온 작품에게 과대 평가를 한 것도 관객과 상업 영화를
평가하는 평론가들이고 그들이 평가한 바는 그 우열과 옳고 그름을 떠나 존중받을만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평가는 선악으로 따질 문제도
아니거니와 실질적으로 관객이 보태준 돈이 새로운 창작의 윤활유가 됨은 주지의 사실이므로 굳이 말하면 상업 영화에게 있어서 '선'이라고 할 수도
있다보니.
이 영화가 관객의 어떤 부분을 사로잡았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할 정도이며 BD로 다시 본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 BD가 가진 강점이자 미덕은 그 '사람들을 사로잡은 부분'을 보다 충실하게 살리는 방법을 잘 알고 만든 타이틀이라는 점이며 그런 의미에서 당 BD는 진지한 홈씨어터 시스템을 갖춘 분들께 강권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덧붙이면 당 BD에 수록되는 서플도 다른 건 몰라도 그 양에 있어서는 본편보다도 더 긴 총 러닝타임을 자랑하는만큼 작품에 관심 많으셨던 분이라면 즐겁게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당 BD가 가진 유일하고 가장 큰 흠은 훗날 4K 버전이 발매될 때를 대비해 저금통을 마련해 둘 생각이 들게 한다는 점 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고 가장 필요한 부분의 영상 클립으로만 따로 팔 리도 없으니^^; - 그럼 이제 일주일도 안 남은 (영화적 과장도 담았지만, 덕택에 현 시점에서 가장 만족스럽다고 생각되기도 하는)우주 유영 체험에 많은 분들이 즐겁게들 동참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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