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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부산에서 (1) 일본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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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4-19 11:12:31

대마도와 가까운 부산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80년대 부산에서는 어렵지 않게 일본 방송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로봇 만화가 아이들에게 폭력성을 일깨울 수 있다며 영부인의 지시로 방영 금지가 이뤄져 한동안 로봇 만화는 TV에서 사라졌던 시기가 있습니다.

말을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볼거리에 목 말랐던 그 시절에 NHK를 통해 방송되는 일본 만화는 가뭄 속의 단비와 같았었죠.

 

(고드 시그마)

 

(태양의 사자 철인28호)

 

그와 함께 일본 코메디 프로그램도 몇번 보았었는데, 이게 노출 수위가 지금 생각해도 상상을 초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중 주인공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문이 열리면 상상 외의 상황이 벌어지는 꽁트였는데, 여자 목욕탕이 나오는 회차에서는 여성들의 상반신 노출이 바로......

 

무엇보다 보기 힘들었던 미국 영화들을 그당시 한국보다 느슨한 가위질 속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었습니다.

(이후 유선방송의 시대가 도래하며 AFKN도 같은 행복을 주었습니다.)

 

일본방송으로 '캣피플'(Cat People)을 보고 와서 캣피플의 탄생장면을 신나게 떠들던 동창이 기억 나는군요.

사람이랑 흑표범이랑 관계를 가진다는 말에 이놈 미쳤구나 생각했었네요.

 

일본말을 알지 못해 내용 파악은 어려웠지만 '클린트이스트우드의 대도적'(Thunderbolt and Lightfoot)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괜시리 우울함에 허탈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당시 방송국 피디나 작가들이 부산에 와서 일본 방송을 보고 포멧이나 구성, 내용들을 표절하였다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한류가 대세가 되면서 중국에서 우리 프로를 그렇게 훔쳐가는 시대가 되었지만요.

 

다양한 경로로 컨텐츠가 넘쳐나는 시기가 되어 그게 뭐 대단했던건가 생각될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기에 부산에서만 누릴 수 있던 작은 혜택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물론 역사 왜곡에 우경화하는 일본은 지금이나 그때나 용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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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4-15 09:31:30

 캣피플...MBC 주말의 명화에서도 방영했었는데...

 

당연히...러닝타임이 무지하게 짧아졌던 기억이...

WR
2021-04-15 09:37:51

러닝타임이 그대로 였다면 난리가 났겠죠. ^^

그런데 검열과 통제의 시기였던 그 당시에도 보석 같이 검열의 가위질을 피해 아니, 이거 공중파에서 가능해?라는 드라마나 영화들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2021-04-15 09:31:42

부산가면 진짜로 일본 방송 보였었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어느 PD의 책을 보면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방송국 간부가 PD에게 일본방송 비디오 던져주고 참고해서 만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거 읽은 기억이 납니다. 

지인이 대마도 여행을 갔는데 어느 지점에 가면 한국 전화가 터지는 지역이 있어서 출입국 안내 문자가 오더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네요.

WR
2021-04-15 09:39:40

그런 의미에서 대마도는 우리땅으로 귀속을.....

2021-04-15 18:55:22

지금은 우리나라 방송 컨텐츠도 너무 많다보니 자연히 추억속으로~^^

WR
2021-04-17 17:09:56

너무 많아지니 고르다 지쳐 안봐지더군요

2021-04-16 22:57:51

호...게시판 유지를 위한 운영진의 노고에 박수를~!

WR
2021-04-17 17:12:44

박사장님 감사합니다

2021-04-17 15:34:52

철인28호 비디오테이프 대여 해서 봤던 기억이 .....

 

WR
2021-04-17 17:11:55

전 유선방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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