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알못의 집사되기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된 쵸코 이후 반려동물은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시골 본가에 가면 아버지께서 밥 챙겨주는 길냥이들 한번씩 만져보는게 전부인 고알못에게 어느날 사진이 첨부된 문자가 왔습니다.
임대하고 계신 어르신 한분이 보내주신 사진에 온식구들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고민 하다 연락을 드렸습니다.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런데 막상 데리고 온 분은 위 사진의 냥이가 아니고 다른 녀석이었으니..
오른쪽 쭈그리 네 맞습니다. 지금 모시고 있는 그분.
캣초딩 답게 졸고 있을때 납치(?) 해왔고 집에 오니 여기가 어디? 상황 판단이 안되는 중..
첫날과 둘째날 밤 목이 쉬도록 울어제끼는 통에 저러다 어떻게 되는게 아닐까 걱정되어 검색해보니 적응 못하는 고양이들은 일주일도 넘게 울 수 도 있다 하더군요. 아... 이러면 큰일인데...
하지만 낮에 뽈뽈 거리며 온집안 탐색하기 시작하더니 잠도 잘자기 시작했습니다.
초보집사는 공부가 필요한 법 책도 사고 유튭도 검색하며 하나 둘씩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강아지 입양 전 이렇게 공부를 했으면 쵸코도 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지금도 듭니다.)
강아지랑 달라서 알아야 할께 많더군요. 배변 문제 첫날부터 척척알아서 해결하고 식탁에 안달려 들어서 이거 너무 쉽잖아 하고 생각들무렵..
피를 봅니다. 작은 몸이라 여기 저기 파고 들다가 싱크대 하부장까지 들어가는 통에 온 몸이 먼지... 할 수 없이 목욕을 시키다 막판 발버둥칠때 뒷발톱에 긁혔네요. 온식구들 팔다리에 지금도 상처가...^^
샤워하다 어딘가 따끔 거리면 어김없이 발톱자국이 보입니다. 지금은 좀 나아졌는데 냥이 집사들 상처는 훈장이다 하는 말이 실감이 가더군요.
혹시나 모를 가출때 연락처랑 이름이 박힌 목걸이도 주문했습니다. 착용해보니 귀여움이 UP UP~~
놔라 이 집사놈아.. 이게 모냐오오오옹~~
냥이는 집사의 지갑으로 키운다더니 지출이 꽤 됩니다. 강아지는 육체적으로 피곤하다면 고양이는 경제적으로 피곤한 것 같습니다.
접종 주사도 뭐가 그리 많은지 바이러스 눈병이 걸려 약 처방받으니 약값이 ㅎㄷㄷㄷ .
그리고 온라인상에는 수많은 고양이 용품이 유혹을 합니다. 그 중 최고봉은 웅장한 캣폴...
현기차 가격표 장난질은 커피로 보이는 캣폴 판매업체의 옵션질 장난질(멋진 캣폴 어 저렴하네 하고 들어가면 초라한 기본형이 그 가격이고 발판 하나 집하나 추가할때 마다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올라갑니다.)에 피곤함을 느끼다 당근에서 한줄기 빛을 봅니다.
모시는 냥이가 다리가 짧고 겁이 많아서 사두고 거의 안쓴 캣폴이 판매가 약 절반가에 나왔길래 냉큼 달려가 구매했습니다.
럭셔리 라이프하면 캣폴이다옹~~
이런 캣폴을 두 세개 설치하고 사다리 달고 하면 정말 멋지다는데 출혈이 으마으마 합니다.
며칠전 카톡이 옵니다. 화장실에서 로션을 짜다가 발견했다며 마눌님이 보내주신 이미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마눌님 눈에 보인 냥통수.... 강아지 키울때 스트레스 많이 받은 마눌님도 우리 가루는 사랑스러운지 꿀떨어지는 보이스로 부르곤 합니다. 무심한듯한 아들녀석도 쓰담쓰담 좋아 하고...
나중에 성묘가 되어 집안을 털지옥으로 만들때 어떻게 변할지... ^^;
박스 성애자 답게 이런 귀여운 모습도 자주 보여줍니다.
그리고 잠자는 모습은 진짜 인형 그자체..
무얏호~ 자세
고롱고롱고롱고롱~~
청소한다고 뒤집어둔 식탁의자.. 이것도 편안한 느낌인지 고롱고롱 고롱~~
그리고 마지막으로 망한 고양이 사진 하나 투척하고 끝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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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