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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여자배구] 미국vs세르비아, 우주의 기운이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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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19 23:33:29

1. 세르비아에게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던 준결승전

 

경기 초반 미국의 아킨라데우가 공격과 블럭에서 맹활약을 하며 혼자 7득점,

1세트를 가져옵니다. 미국이 무난히 이기는 분위기!!!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공격을 주도하다 아킨라데우가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나가고,

미국 팀은 비정상적을 만큼 서브 범실해대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세르비아는 에이스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190cm, 현대건설에서 뛴)을

중심으로 뭔가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합니다.

분위기를 탄 세르비아는 세트 스코어 2-1

 

하지만, 미국이 중앙에 의존한 단순한 공격패턴과 18개 서비스 범실을 해대는 동안 

세르비아 역시 14개 서비스 범실과 잦은 공격 범실로 해댔고,

부진한 켈리 머피(아포짓,라이트, 왼손)을 대신해 4세트부터 출전한 카스타 로우(Karsta Lowe)가

신들린 듯 맹활약하면서, 경기는 5세트를 향하게 됩니다.

 

경기 초반, 성공률 70%에 육박하는 로우의 활약으로, 5세트 중반까지 앞서가는 미국.

역시 미국! 세르비아의 올림픽 여정은 여기까지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트 후반 3점차까지 벌어지 패색이지 짙어지던 순간, 

다시 한번 우주의 기운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미국 측으로 넘어온 평범한 공을 어이없이 상대방에 내주는 것을 시작으로

세르비아의 서브 에이스, 잘 해주던 로우가 후위 공격을 어이없게 네트에 꽂는 

범실을 합니다. 순식간에 경기는 역전됩니다.

 

이제 점수는 13-12 세르비아가 앞서게 상황. 

이대로 1점씩 주고 받으면 세르비아 승!!! 하지만, 긴장했을까요? 

세르비아 선수는 서브 범실을 하고 맙니다.

13-13 동점!!!

 

그러나, 우주의 기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미국 선수 역시 긴장한 나머지 서브 범실 14-13.

 

그리고 마지막, 미국 공격을 받아낸 세르비아는

티야나 보스코비치(무려 97년, 193cm)가 강력한 스파이크를 성공시키면 경기를 마무리합니다.

(미하일로비치와 함께 미국의 양쪽 날개 공격을 무력화 시켜 팀 승리에 공헌)

 

세르비아 선수들은 코트에서 엉켜 눈물을 흘리며, 믿을 수 없는 자신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

 

2. 미국 패배의 원인

미국 감독 카치 키렐리(국제 배구연맹이 뽑은 20세기 최고 배구 남자 배구선수, 

올림픽 금2, 비치발리볼 금1을 3연속 따낸 전설급 선수)


공격을 주도하던 센터 아킨라데우의 부상은 어쩔 수 없는 변수지만, 

그래도 나머지 선수 수준을 생각한다면 절대 져서는 안되는 경기였습니다.

 

1) 키렐리의 이상한 왼손잡이 아포짓(라이트) 집착

키렐리의 왼손잡이 아포짓 선호는 배구팬이라면 흔히 아는 사실이죠.

<이번 대표팀 선발의 희생양 니콜 포셋,올해는 터키 사리예르 벨레디예스포르로 이적>

 

그런데 올림픽 예선전까지 주전 아포짓으로 활약한 니콜(오른손)을 탈락시키고

한동안 대표팀에서 뛰지 못했던, 캘리 머피(왼손)를 니콜을 대신해 선발합니다.

 

(기록상 머피가 니콜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고, 뚜렷한 기준도 없어서

팬이라면 당황스런 상황이었음. 니콜은 인터뷰에서 감독의 선택을 존중한다식으로 얘기했지만. 

니콜, 머피, 로우 세명 중 로우는 수비에서 약점이 있었고, 머피, 로우는 세팅된 볼에는 

니콜보다 낫지만, 리셉션이 붕괴되어 올라오는 소위 '똥볼'에는 취약한 공격력을 보여 주었음.

따라서 팬들은 니콜-로우, 머피-니콜 체제로 가는 게 정상이라고 봤으나 머피-로우를 선택)  

 

- 수비가 취약한 로우를 대신 주전으로 나선 머피가 세르비아 전에서 경기를 거의 망쳤다고

해도 과연이 아니었는데 (승부처에서 상대편 미하일로비치에게 1:1 상황에서 3번 블럭을 당함), 

그럼에도 경기 후반까지 감독은 머피를 주전으로 내세웠습니다.

(자신감을 완전히 잃은 머피 때문에 로우가 나올 때까지 날개 공격이 전혀 안됨)

 

머피가 고개를 숙일때마다 니콜 생각이 계속 나더군요.

 

2) 이상한 선수 운용

- 경기 초반부터 주전세터 글래스는 양쪽 날개 토스는 볼이 죽어 있었습니다만

계속 기용합니다. 팀에 글래스, 톰슨, 로이드 세터가 3명이나 있었는도 말이죠. 

(미국이 유일한 세터 3명인 팀)

 

톰슨이 서브와 수비 강화를 위해 데려왔다고 해도 

(이 역시 이상했음, 전문 리베로를 왜 뽑고)

로이드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글래스를 고집하더군요.

글래스가 키가 가장 크지만, 양쪽 날개 토스가 안되는 상황이었죠.

 

- 킴 힐이 그랑프리부터 살아나기는 했지만, 불안했는데 올림픽 내내

죽을 썼습니다. 세르비아 전에도 초반부터 별로였는데 중반에야 로빈슨과

교체하더군요. 이건 선수를 신뢰한다기보다 감독의 똥고집으로 밖에 안보였어요.

 

예전 그랑프리에서도 이런식의 이상한 선수 운용으로 우승을 놓쳤는데

과연 다음에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이상 준결승 리뷰였습니다.

 

ps. 결승전은 중국 vs 세르비아인데, 양쪽 다 우주의 기운을 타고 있어서,

과연 승리는 어느 쪽으로 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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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8-19 23:46:53

리뷰만 읽어도 통째로 한 경기를 본 거 같네요.  ^^

 

 

2016-08-20 07:30:22

 정말 전문적인 식견이 돋보이는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배구를 잘 알지 못하지만 써지신 글을 읽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배구 경기가 정말 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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