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의 록 발라드 명곡 모음 vol.1
원래대로라면 프로그레시브 록을 소개하는 차례였는데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한 5분컷만 되어도 아무 부담없이 선곡하겠는데 명곡들의 길이가 10분을 우습게 넘나드니 도저히 수습이 안되는 지경에 이르러서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주말이 오기 전에 가볍게 추억의 록 발라드 모음으로 올립니다. 한곡씩 들으시면서 하루의 마무리를 찬찬히 하시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 선곡은 알파벳 순이며 오늘은 제가 평소에 즐겨 듣는 곡 위주로 골랐습니다. 주말에 선보일 VOL.2에서 꼭 듣고 싶은 곡이 있으시면 의견 부탁드릴께요.
TOTO, <africa>
최고의 연주자들이자 세션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만든 토토의 히트곡 <아프리카>를 첫 곡으로 골랐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넘버원 곡이기도 한데요, 드디어 외인부대(세션들이 모인 밴드이므로) 최초의 대박곡을 만들었다며 멤버들 모두가 감격스러워했다고 하네요.
특히 이 밴드에서는 세션으로써뿐만 아니라 수많은 뮤지션들이 자신의 앨범에 참여해주기를 바라는 연주자로 꼽혔던 명 드러머 제프 포카로의 존재감이 컸었는데요, 자신의 집 정원 손질을 하며 농약을 뿌린 후에 심근경색으로 잠든 듯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촉망받던 뮤지션의 허망한 최후였기에 아직도 그 소식을 듣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군요.
BOSTON, <amanda>
MIT 출신의 엔지니어이자 기타리스트인 톰 슐츠를 주축으로 결성된 보스턴은 데뷔앨범부터 혁신적인 사운드로 엄청난 각광을 받았던 밴드입니다. 그러나 톰의 완벽주의와 고집으로 인해 음반 사이사이의 텀이 어마어마한 것으로도 유명했지요.
톰 슐츠는 사실 밴드 안해도 자신이 세운 음향장비 회사로 충분히 수입을 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보스턴의 음반에는 돈에 구애받지 않는 완벽주의를 내세울 수 있었는데요, 그에 반해 다른 멤버들은 기다림에 지쳐 산산히 흩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2013년 새 음반을 내놓았지만 밴드의 목소리였던 브래드 델프의 목소리가 아니라서인지 별로 구미가 당기질 않는군요.
T-rex, <cosmic dancer>
영화팬들이라면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오프닝에서 침대 위에서 방방 뛰던 빌리의 뒤로 흐르던 곡입니다. 밴드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마크 볼란의 입김이 엄청났던 밴드이기도 한데요, 데이빗 보위와도 긴밀한 관계였던 마크 볼란은 이른바 글램 록의 효시로 아직까지도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과 서른살의 나이에 애인이 몰던 차 사고로 마크 볼란만 사망하고 마는데요, 훗날 더 스미스라던지 오아시스같은 밴드들이 그들의 곡에 대한 오마쥬를 숨기지 않는 것을 보면, 마크 볼란의 이른 죽음이 더 애석하게 다가오네요.
Police, <every breath you take>
80년대 최고의 3인조 밴드들을 꼽아보자면 항상 첫손 꼽히는 폴리스의 최고의 명반에 담긴 곡이자 아직까지도 종종 들리는 명곡인 이 곡을 리스트에서 제외할 순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 곡의 저작권자인 스팅은 이 곡을 제외해도 수많은 히트곡을 가지고 있는 싱어 송라이터지만, 그가 가진 천문학적인 재산의 상당 부분은 아마도 이 곡에서 비롯된 지분이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Journey, <faithfully>
80년대 초중반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던 록밴드 저니의 히트곡입니다. 아마 영상은 처음일지 몰라도 곡은 들어본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영상에 나오는 살짝 똥배가 나온 중년 아저씨가 마이크만 잡으면 관객들을 홀려버리는 마성의 보컬 스티브 페리입니다. 스티브 페리와 함께 한 시절에 어마어마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던 저니는, 90년대 멤버들의 변동과 함께 긴 침체기를 겪게 되는데요. 2007년 새 보컬리스트를 맞이하고 다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합니다. 특히 작년에는 내한공연도 가졌다는데 개인적으로 가지 못해서 아쉬운 기억이기도 하네요.
The smiths, <I know it's over>
우리가 익히 들어온 브릿 팝 밴드들은 전부 더 스미스의 영향을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귀에 쉽게 들어오는 멜로디를 가진 곡들이 많지만 가사를 뜯어보면 작사가인 모리세이에게 빠지지 않을수 없게 만드는 마성을 가진 밴드이기도 하죠.
비록 그들이 같이 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단 4장의 앨범만으로도 이후의 모든 영국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준 크나큰 족적을 남긴 더 스미스의 최고작이라 불리는 3집의 곡을 골랐습니다. 참고로 영상에 보이는 앨범 쟈켓의 인물은 알랭 들롱입니다.
Nazareth <love hurts>
이 리스트에서 가장 오래된 곡이 되겠네요. 사실 이 곡의 어마어마한 히트로 발라드 전문 밴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도 하지만, 그들의 음반들을 들어보면 굉장히 스트레이트한 하드록을 구사하는 정통파 밴드이기도 합니다. 헤어 오브 더 독 앨범은 그들이 처음으로 빌보드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앨범이기도 하며 이 <love hurts>를 싣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곡조차도 그들의 원곡은 아니며 에벌리 브라더스의 곡을 리메이크 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에 와서야 러브 허츠 하면 누구나 나자레스를 떠올리게 되었으니, 이래 저래 이 곡을 선택한 그들에게는 밴드의 운명을 바꾼 영광의 상처라 하겠네요.
Mike oldfield <moonlight shadow>
20여가지 이상의 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마이크 올드필드는 영국 음악계에서도 알아주는 먼치킨이자 천재로 유명합니다. 일단 그의 작업 방식 자체가 한땀 한땀 소리를 입혀가는 장인에 가깝다고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데뷔앨범을 녹음할때는 오버더빙만 2000번이 넘게 가져갔다고 하니 얼마만한 집념을 가진 뮤지션인지 알수 있습니다. 진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뮤지션이라 하겠네요.
이 곡은 1983년에 발매된 그의 8번째 앨범의 수록곡입니다. 훗날 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어졌는데요, 오늘은 원곡인 매기 라일리가 참여한 버전으로 소개합니다.
Alan parson's project <time>
비틀즈, 폴매카트니와 윙스,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에 참여한 엔지니어로 유명한 앨런 파슨스의 다섯번째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보통 올드 앤 와이즈로 많이 알려져 있는 밴드이지만 오늘처럼 시원하게 가라앉은 밤에는 이 곡이 더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이 곡은 특히나 프로그레시브적인 향기가 많이 묻어나는 곡인데요, 에릭 울프슨이 메인 보컬을, 그리고 알란 파슨스도 백킹 보컬로 참여한 곡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앨범을 통틀어서도 알란 파슨스의 목소리는 쉽게 듣기 힘드니 귀를 기울여 보셔도 좋겠네요.
U2 <with or without you>
설명이 필요없는 위스키에 견줄만한 아일랜드산 세계적 거물 밴드 유투의 최고의 명반, 조슈아 트리의 수록곡이며 차트 넘버원을 차지한 곡이기도 합니다. 유투 특유의 리듬이 조금씩 듣는이를 잠식하는 중독성 강한 곡이기도 한데요, 게다가 은유로 가득한 보노의 가사도 여러번 곱씹어 볼 가치가 있지요.
지금은 버뮤다 페이퍼 컴퍼니 추문으로 인기도 많이 떨어졌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절~대 내한공연을 하지않는 밴드로써 원성을 사기도 하지만, 요즘 분위기를 봤을때 남북미의 공조 분위기에 따라서는 혹 내한할만한 명분은 생기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들의 개런티를 채워줄만한 공연장이 없으니 아직 난관이 많이 남아있지만 말이죠.
이제 내일이면 주말입니다. 오늘 하루만 잘 버티시고 주말 신나게들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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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명곡들의 향연이네요. 감사합니다. 고로 무조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