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최고의 록/메탈 드러머 모음
오늘은 드러머 소개 시간입니다. 먼저 오늘 리스트에서 빠진 진저 베이커, 코지 파웰, 토미 알드릿지, 니코 맥브레인, 이언 페이스 등의 전설들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글을 올리기 전에 몇번을 썼다 지웠다 고민했는데요. 사실 전설의 반열에 오른 드러머들만 해도 열명으로는 택도 없으며, 그렇다고 순위를 매기는 것은 더 싫기에 그냥 좋아하는 드러머들 위주로 골랐습니다. 꼭 추천하고 싶은 드러머가 있으면 댓글로 대신 부탁드립니다.
pantera - dormination
R.I.P 비니 폴. 그리워했던 동생을 이제 만나게 되었군요. 그렇지만 두 형제를 모두 잃은 록팬들은 그저 허망할 따름입니다. 그곳에서도 연주활동 꼭 이어나가기 바랍니다. 드러머이면서도 엔지니어링에 탁월했던 비니 폴은 판테라의 사운드 메이킹의 핵심이기도 했었죠. 그의 힘찬 베이스 드럼 소리를 이제는 기록물로만 들을수 있게 되었네요.
rush - fly by night
다행히 러시의 멤버 소개는 드러머까지입니다.(결코 알렉스 라이프슨의 실력이 둘만 못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거대한 드럼 세트의 시작을 알린 선구자이며, 무척 지적이면서도 항상 자신의 기량을 최고로 갈고 닦는데 열심이었던 닐 피어트를 다시 라이브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무척 아쉽습니다.
led zeppelin - moby dick
존 본햄의 사인때문에 생전의 존 본햄이 술 좋아하는 한량 스타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큰 오산입니다. 그는 절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음악에 진지하고 성실한 연주인이었죠. 로버트 플랜트와 가장 먼저 밴드 활동을 같이 시작한 것도 본햄입니다.
그러나 레드 제플린 말기, 페이지-플랜트의 구도에 지친 존 폴 존스가 탈퇴하고, 밴드의 미래에 불안했던 본햄이 알콜에 기대기 시작했고 불안과 우울증이 심해졌죠. 그의 마지막 날, 검사 결과에 따르면 보드카를 24시간동안 40잔(...)을 마신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가 승천했을 때, 그의 나이는 고작 32세에 불과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천재의 요절이었죠.
tool - jambi
툴의 사운드는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결코 친숙한 느낌은 아닙니다. 게다가 사이키델릭한 분위기에 흠뻑 젖은 사운드는, 예전의 앨리스 인 체인스를 열배는 농축한 듯한 처절한 느낌이 담겨져 있죠. 그렇지만 드러머 대니 캐리의 연주가 시작되면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의 신들린 드러밍에 넋을 놓고 보게 됩니다. 유튜브의 드럼 커버 영상 조회수를 살펴보면, 상당 부분 대니 캐리의 커버일만큼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수많은 레전드 드러머들을 제치고, 그가 이 리스트에 등장한 것이 절대 과대평가가 아님을 영상을 보면 알게 되실겁니다.
dream therter - pull me under
지금은 버클리 동창 사이인 존 페트루치, 존 명과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그가 남긴 족적은 드림 시어터의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부분으로 남았죠. 고등학생 시절 이들의 2집인 "images and words" 첫 곡을 들었을때의 놀라움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요. 위의 영상에 담긴 곡이 바로 그때 그 노래인 "pull me under" 입니다.
slayer - raining blood
기억이란 상당 부분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데이브 롬바르도에 관한 기억은 아직도 '무시무시함'으로 남아있습니다. 중학생때 친구가 이 곡을 처음 들려 주었을때, 기계처럼 깔리는 무지막지한 더블 베이스와 후딱후딱으로 들리는 스네어 소리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아직도 스래쉬 한 길을 파고 있는 슬레이어 사운드의 핵이었다는 점에서 롬바르도가 메탈 드러밍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생각합니다.
toto - rosanna
빌보드 2위까지 올랐던 토토의 히트곡이며, 처음으로 토토의 베스트 앨범을 들었을 때 귀에 쏙쏙 박히던 노래였습니다. 1992년 충격적인 사고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제프 포카로가 자신의 집 정원 손질을 끝내고 잠든 듯 사망했다는 뉴스였습니다. 이 곡의 제목은 제프의 동생인 키보드 스티브 포카로가 데이트 했던 여배우, 로잔나 아퀘트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는 후문이 있더군요.(스티브 포카로는 2015년에 제프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화려한 필 인이나 질주하는 더블 베이스 연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훌륭하고 섬세한 드럼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위대한 드러머였는데요. 1954년생인 그가 본격적으로 연주 활동을 시작한 것이 1971년이니, 불과 10대의 나이에 전설적인 연주자들과 협연을 벌인 엄청난 재능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그가 살아있어서 더 많은 작품을 남겼더라면, 얼마나 음악팬으로써 행복했을지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slipknot - sic
이들의 첫 정규 앨범인 "slipknot"의 짦은 첫번째 트랙(742617000027:이전 앨범의 바코드 번호)이 끝나고, 휘몰아치는 이 곡으로 듣는 이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트렸던 기억이 메탈 팬이라면 대부분 있을 겁니다. (저도 홀라당 빠져들었었죠.)
슬립낫의 멤버들 중 제일 멀쩡한(?) 가면을 쓰고 있어서 역으로 눈에 띄는 조이 조디슨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스피드 드러밍을 보여주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록 지금은 슬립낫과 함께 하지 않지만, 원하는 음악을 계속 이어가 주었으면 하네요.
the police - synchronicity II
갑자기 뜬금없는 폴리스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스튜어트 코플랜드는 롤링스톤 선정 100대 드러머 중 10위에 오를 만큼 테크니션으로 정평이 난 드러머입니다. "synchronicity" 앨범을 작업할 당시, 스팅의 솔로 활동과 영화 출연등 밴드를 등한시하는 듯한 행동에 멤버들의 갈등이 많았고, 결국 이 앨범은 멤버들이 각각 따로 녹음을 해야 했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비평적으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앨범으로 남았죠.
이 앨범을 끝으로 갈라선 멤버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이어나갔는데요, 2007년 한시적으로 재결합하여 투어를 함께 치뤘습니다. 1년간 150여회의 공연을 펼치며 역대 단일 투어 수입 10위 안에 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도 했는데요. 멤버들이 더 늙기 전에 한번 만이라도 완전체로 내한 공연을 해 준다면 여한이 없겠네요.
black sabbath - war pigs
개인적으로 가장 과소평가된 드러머 중의 하나로 생각하는 블랙 사바스의 빌 워드의 폭발적인 드러밍을 감상하실 수 있는 곡입니다. 기저 버틀러의 증언에 따르면, 그에게 베이시스트로 전향할 맘을 먹게 한 연주자는 크림의 잭 브루스이며, 악보를 볼줄 모르는 그에게 음악적 스승이 되어준 사람은 토니 아이오미와 빌 워드라고 합니다.
사실 빌 워드는 노래도 꽤 잘하는데요. 블랙 사바스의 곡 중에서 "it's alright", "swinging the chain"의 메인 보컬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리프의 마법사 토니 아이오미의 연주와 딱딱 맞아 떨어지는 정통 스타일 드러밍으로 블랙 사바스의 곡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죠. 비록 블랙 사바스의 다른 쟁쟁한 멤버들에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그가 록/메탈 드러밍에 끼친 영향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록 밴드를 이루는 베이스, 드럼, 보컬, 기타 중에 드러머까지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보컬리스트 특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자유로운 의견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태클은 살살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쓰기 |
한때 즐겨 들었던 판테라 ..
제가 지식이 일천한 분야라, 뭐라 리플을 달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요즘도 가끔씩 듣는 메탈리카의 드러머에 대한 평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