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최고의 록/메탈 보컬리스트 모음
오늘은 최고의 록/메탈 보컬리스트 특집입니다. 아마도 가장 개인의 취향이 갈리는 포지션이 보컬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보컬들로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리스트에 빠진 보컬리스트들이 결코 실력이 못해서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름의 가나다 순이며, 순위는 없습니다)
그레이엄 보넷 - Island in the Sun
보넷과 함께했던 기타리스트들의 면면이 대단히 화려하기로 유명한데요. 리치 블랙모어로 시작하여 마이클 쉥커를 거쳤으며, 신인 시절의 잉베이를 데리고 알카트라즈를 만들더니, 2집때는 탈퇴한 잉베이 대신에 기타의 흑마법사 스티브 바이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속주 기타계의 신성이었던 크리스 임펠리테리와 함께 하기도 했죠.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대단한 연주자들이 찾았던 보컬이라는 반증이네요.
데이빗 커버데일 - Sailing Ships
하드록 시대의 기수였던 딥 퍼플에서 시작하여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은 명 보컬, 데이빗 커버데일입니다. 예전에 백두산의 김도균씨 앞에서 임재범이 커버데일의 노래를 부르다가 한소리를 듣고는, 그의 곡만 2000번은 족히 연습했다고 하죠.
그런 임재범이 멋있게 보이고 싶으면 <sailing ships>를 부르라며 추천한 곡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데이빗 커버데일은, 리치 블랙모어-존 사이크스-애드리안 반덴버그-스티브 바이라는 최고의 기타리스트들과 함께 한 행운아이기도 하군요. 게다가 잘생기고 키까지 큰...
로니 제임스 디오 - Heaven & Hell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록계에 떠도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브루스 디킨슨은 완벽하다. 롭 핼포드는 따라할 수 없다. 디오는 디오다." 이 한마디만으로도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최고의 보컬리스트이기도 합니다. 말년까지도 어마어마한 성량과 파워로 공연을 휘어잡았던 그가 더욱 그리워지는 밤이네요.
이 곡은 오지 오스본 대신에 블랙 사바스에 가입한 시절 불렀던 곡으로, 디오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첫손에 꼽을만한 곡입니다. 작은 체구에서 상상하기 힘든 폭발적인 성량과 독보적인 음색은 디오를 가장 좋아하는 보컬리스트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위대한 보컬리스트로 만들어주었죠.
롭 핼포드 - The Sentinel
주다스 프리스트에게는 명예로운 수식어가 항상 붙어다닙니다. 바로 "Metal God" 인데요. 밴드의 핵심이자 영혼이며 심장인 롭 핼포드의 위상이, 팬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는 수식어이기도 하네요. 밴드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던 80년대 말, 스킨헤드로 스타일을 바꾸고 발매한 <painkilller>앨범으로 헤비메탈 보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었습니다.
한때 롭의 탈퇴로 표류하기도 했으나 재결합한 이후에는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12년과 2015년에 내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그리고, 올해 12월 1일에 아마도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그들의 내한공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예매전쟁에 뛰어들 생각을 하니 저절로 흥분이 되는군요.
로버트 플랜트 - Black Dog
세기의 보컬리스트 로버트 플랜트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낸 곡입니다. 전설의 명반으로 남은 네번째 앨범의 첫 곡이며, 무척이나 끈적한 가사로도 유명하죠. (하트의 보컬 앤 윌슨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 황홀경을 느꼈다고 합니다) 특히 라이브에서 플랜트의 성량은 엄청났다고 하는데요. 목소리로 스피커를 찢어버린 일화도 있을 정도입니다.
로버트 플랜트를 올림으로써 아마도 기타리스트 특집에도 절대 뺄 수 없을것 같은 지미 페이지와 함께, 레드 제플린은 전 멤버가 이 리스트에 오르게 되겠네요. 딥 퍼플처럼 1기, 2기 이런 식으로 나뉜 적 없이 깔끔하게 네사람이 함께 하지 못할때 밴드를 끝맺음한 그들의 선택이, 지금에 와서는 그래도 옳았던 결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오지 오스본 - Crazy Train
누구도 (제대로)흉내낼 수 없는 prince of darkness, 오지 오스본의 이름을 들으면 저절로 머리속에서 흘러나오는 곡입니다. 지금은 고령이어서 라이브에선 매우 점잖은 무대 매너를 보여주시지만. 리즈 시절엔 어둠의 왕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은 정신나간 퍼포먼스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죠.
게다가 그가 발굴한 기타리스트들만 해도, 랜디 로즈 - 제이크 E. 리 - 잭 와일드라는 엄청난 플레이어들입니다. 무지막지한 가창력을 뽐내는 보컬은 아니지만, 록 역사에 길이 빛나는 명곡들과 그가 발굴한 기타리스트들의 연주를 남긴 것 만으로도 엄청난 업적이라 하겠습니다.
제프 테이트 - Anybody Listening?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보컬리스트 셋을 고르라면 그 중에 꼭 들어가는 이름입니다. 비록 전성기의 목소리를 잃어서 지금은 아쉬움을 사고 있지만, 이 곡을 부르던 <EMPIRE> 앨범 시절만 해도 보컬리스트들이 꼽는 최고의 보컬리스트였죠. 밴드와 소송에 휘말려 지금은 커리어를 낭비하고 있지만, 퀸스라이크 초기의 앨범에서는 경이적인 보컬을 선보였습니다. 헬로윈의 마이클 키스케가 그를 롤 모델로 삼아서,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지금의 명 보컬로 거듭났다는 인터뷰는 유명하죠.
이 곡은 개인적으로 꼽는 퀸스라이크 최고의 명곡이자 제프 테이트 보컬의 절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잔잔히 시작하여 격정적으로 휘몰아치는 목소리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감동을 안기는 걸작이죠.
존 본조비 - I'll be there for You
비록 메탈 키즈들에게는 본조비를 누가 듣냐며 팝이라고 까이곤 했지만, 알고보면 집에서는 즐겨 들었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본 조비는 결성 이후 지금까지 34년이 흐르도록 활동하면서 수많은 명곡들을 세상에 선보였죠. (빌보드 1위를 비롯한 TOP10 싱글만 10곡이군요) 이 곡은 그들의 마지막 빌보드 넘버원 싱글이며, 아직까지도 그들의 최고 명반으로 생각하는 뉴 저지 앨범에 담긴 곡입니다.
메탈을 대중들에게 친숙한 장르로 만든 데에는 그의 공로가 적지 않음을, 이제는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탁월한 보컬리스트이자 송라이터로써, 2017년 12월 13일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멤버 모두가 이름을 올리게 되었네요. 그간의 노력을 어느 정도 보상받은 듯 하여 기쁘고도 후련한 마음입니다.
클라우스 마이네 - Wind of Change
80년대 말, 강남역 길보드에서 울려퍼지던 "Holiday"를 들은 중학생 소년은, 귀신에 홀린듯이 "헤비메탈 팝"이라는 제목이 붙은 복사 테이프를 사서 워크맨에 넣었습니다. 클라우스 마이네의 얼굴은 훨씬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그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때 만큼이나 충격이었죠.^^;;
1990년 발매된 <crazy world> 앨범은 스콜피온스에게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짐과 동시에, 밴드를 옭아매고 있던 악질 프로듀서와 결별하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멤버들의 음악성을 마음껏 발휘한 음반이었거든요. 또한 이 곡은 싱글로만 1400만 장을 팔아치운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그리고 역사적으로나 그들을 대표하는 곡이라 하겠네요.
프레디 머큐리 - Don't Stop Me Now
저는 리스트를 짤 때, 첫 곡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지만 마지막에는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당장 이번에도 프레디 머큐리를 맨 뒤로 놓기 위해서 항상 쓰던 알파벳 대신에 가나다 순으로 바꾼것만 봐도 알수 있겠죠?^^; 그렇지만 프레디는 그만한 가치를 가진 보컬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에 라이브로 유명한 밴드이기에 퀸의 라이브 앨범은 모두 명반이지만, 그들의 창작욕과 젊음이 넘쳐흘렀던 초/중기의 명곡들을 모아놓은 <live killers>는 더욱 특별한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이 곡은 무대 위에서 가장 폭발적인 에너지를 자랑했던 프레디 머큐리의 대표곡중 하나이며, 라이브에서는 젊음 그 자체를 보여주었죠. 애초에 슈퍼스타 이외에는 어울리는 직업이 없었다는 프레디의 진가가 발휘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곧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할텐데요.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기대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부디 팬들을 위한 시사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금도 퀸의 대표곡들은 가사를 다 외우고 있을 정도이니, 함께 떼창하면서 영화를 즐기는 시간이 가능하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어느덧 록밴드를 구성하는 파트 중에 기타리스트만을 남겨 두었군요.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너무 많아서 정리하느라 머리가 아프지만, 주말에는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세요.
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