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최고의 록/메탈 기타리스트 모음
글을 다 써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과연 많은 분들이 칭송하는 기타리스트가 빠졌을 경우, 뒷감당이 되는가 하는 이유였는데요. 결국 소심한 저는 열명을 먼저 나눠서 쓰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어차피 기타리스트들을 줄 세우는 특집이 아니며, 그냥 제가 좋아하는 연주자들은 이런데 회원분들은 어떠세요? 라는 주제로 쓰기 시작한 글이니까요.
그래서 오늘의 리스트는 80년대 후반부터 록을 듣기 시작한 제가 '처음 들었을때의 충격'을 떠올리며 작성했습니다. 물론 듣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최고의 놀라움을 안겼던 연주자들이기 때문입니다.
Cacophony - Spped Metal Symphony
불과 17세의 나이에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제이슨 베커는, 마티 프리드먼과 함께 "불협화음"이라는 밴드를 만들었습니다. 비록 두 천재가 함께 한 앨범은 두개 뿐이었지만, 그들이 록계에 미친 충격과 영향은 대단했죠. 그러나 불과 스무살의 젊은이 베커에게 갑작스런 시련이 닥치고 말았습니다.
그는 루 게릭병 판정을 받았고, 의사들은 연주가 가능한가의 문제보다도 앞으로 5년 밖에는 살 수 없을것이란 진단을 내립니다. 그래도 베커는 포기하지 않고 음악활동을 이어나갔으며, 심지어 20년이 넘도록 훌륭하게 생존해 있습니다. 그의 짧막한 근황 영상을 봤는데요.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에, 눈동자로 의사소통을 하며 작곡활동을 하더군요. 정말 인간 승리의 드라마라 하겠습니다.(제이슨 베커는 2012년에도 자신이 작곡한 곡들을 앨범으로 발표했습니다)
Carlos Santana - Samba Pa Ti
원래 europa를 고르려 했으나, 그래도 라틴 록의 선구자로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이기에 이 곡를 골랐습니다. 산타나는 무려 1966년에 결성되어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한 최고참 밴드입니다. 이 곡은 밴드의 1970년작 <아브락서스> 앨범에 실린 연주곡으로, 라틴 삼바 리듬의 타악기 위에 실린 카를로스 산타나의 기타 선율이, 무척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곡이죠.
1985년 앨범의 실패 이후 긴 침체기를 보내던 산타나는, 1999년 앨범 <supernatural>의 엄청난 히트로 각종 수상과 함께 데뷔 이후 가장 긴 간격을 두고 빌보드 200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롭 토마스와 함께 한 <smooth>는 빌보드 넘버원 싱글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죠. 산타나를 모르는 사람도 'smooth의 뮤비에서 기타치는 아저씨' 하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겁니다.
David Gilmour - Shine on You crazy Diamond
이미 <comportably numb>으로 소개한 바 있는 데이빗 길모어의 또 하나의 멋진 솔로입니다. 어느날 스튜디오에 불쑥 찾아온 낮선 남자를 알아보지 못했던 멤버들이, 그가 시드 배럿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아차리고 큰 충격을 받게 되었죠. 이 일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wish you were here> 앨범에 이 곡이 실리게 됩니다.
첫번째 곡과 마지막 곡이 이어지는 형식을 띄고 있는데요. 이 곡이 누구에게 바치는 곡인지는 누구나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Shine on You crazy Diamond" 의 머릿글자를 따면 그 사람의 이름이 나오기 때문이죠. 공연에서는 20분이 넘는 대곡이지만, 오늘은 데이빗 길모어의 기타 솔로 부분만을 옮겨왔습니다.
비록 테크닉으로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많지만, 음악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멜로디에 있다는 점을 가장 잘 이해시켜주는 연주자가 바로 데이빗 길모어라고 생각합니다.
Eddie Van Halen - Eruption
열두살때였을겁니다. 반포에 사시던 고모댁에 놀러갔을때 마침 사촌형이 판을 정리하고 있더군요. 한참을 구경하고 있자니, 한번 들어보라며 틀어준 <VAN HALEN>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첫곡인 <running with the devil>을 건너뛰고 짧막한 연주곡부터 들려주었는데요. 어떻게 기타에서 이런 소리가 날 수 있는지 머리를 한방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에디 밴 헤일런이 <eruption>에서 선보인 투 핸드 태핑 주법은 록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으며,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를 완전히 변화시킨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그 중심에 에디 밴 헤일런이 있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죠. 록 역사에 헨드릭스의 미국 국가 연주와 함께, 길이 남을 곡이라 생각합니다.
Eric Johnson - Cliff of Dover
아마도 이 리스트에서 제일 낮설지 않을까 하는 연주자인데요. 에릭 존슨의 이름은 몰라도 이 곡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곡은 1991년 그래미 록 연주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에릭 존슨을 대표하는 명곡이 되었죠. 존슨은 기타리스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중의 한명인데요.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 너무 완벽주의자라서 앨범 하나 내는데도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만 했기에, 그가 남긴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1996년 조 새트리아니, 스티브 바이와 함께 한 G3투어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또 하나의 멋진 라이브 공연을 기록으로 남기게 되었네요. 2006년에는 조 새트리아니, 존 페트루치와 함께 두번째 G3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죠. 이후 그는 최근인 2016년에도 새 앨범을 내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펜더 스트래토캐스터의 대표적인 연주자이기에, 2005년에 펜더에서 그의 시그니처 모델이 발매되었습니다.
Gary Moore - The Messiah Will Come Again
원래 이 곡은 전설적인 블루스 기타리스트 로이 뷰캐넌의 곡입니다. 그가 채 50세가 되기도 전에 음주운전에 이은 자살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후, 게리 무어가 1989년에 뷰캐넌에 대한 추모의 의미로 다시 연주했었죠.
그 당시만 해도 게리 무어가 환갑도 되기 전에(58세)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영상에 나오는 기타는 원래 플릿우드 맥의 기타리스트 피터 그린의 레스 폴인데요. 밴드를 떠나며 1972년에 게리 무어에게 이 기타를 팔았고, 게리가 가장 애용하는 장비가 되었죠.
게리가 가지고 있던 시절에 사고로 크게 부서지기도 했던 "greeny"는 다시 수리되어 많은 곡들을 함께 했죠. 그 기타와 함께 한 연주자들이 지미 헨드릭스, 제프 벡, 로리 갤러거 등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였다고 하니 역사적 가치도 엄청난 기타겠네요. 2006년에 재정난을 겪던 게리는 아쉽게도 "greeny'를 팔아야 했고, 2014년 이후 이 기타를 소유한 사람은 메탈리카의 커크 해밋이라고 하네요.
Randy Rhoades - Over The Mountain
애초에 랜디 로즈를 리스트에서 제외할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비록 요절했기에 남기고 간 결과물이 그리 많지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자리에 결코 빠질수 없는 기타리스트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이 곡은 깔끔한 실황 영상을 찾지 못해서, 그냥 리마스터링된 스튜디오 버전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랜디 로즈의 라이브 영상의 수가 적다는 뜻이 되겠네요.
다음은 디피 회원님들의 랜디 로즈에 대한 언급을 옮겨왔습니다.
랜디로즈는 정말 기타 하나로 곡전체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이끌며 그림을 그려내는 비르투오소 라해도 과언이 아니죠.
- 디피 회원 GH님
무조건 랜디입니다!! 지금도 라이브앨범을 들으면 몸에 소름이 돋는 몇안되는 기타리스트입죠~ 왤케 빨리 가셨는지 ㅠㅠ
- 디피 회원 국산두더지님
이외에도 수많은 회원분들이 랜디 로즈를 언급하셨는데요, 어제 올린 글에 본편의 기타리스트를 예측한 분들 대부분이 그의 이름을 빼놓지 않으셨더군요. 아직 그를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 있는 이상, 언제까지나 랜디 로즈의 이름은 어디선가 불리워질 것이라 믿습니다.
Steve Vai - the Attitude Song
열두살때 이미 연주를 시작했다는 스티브 바이는, 14세 때는 조 새트리아니에게 가르침을 받았고 버클리 음대 시절엔 기타 플레이어지의 채보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20세에 프랭크 자파 밴드에 발탁되었으며, 알카트라즈-데이빗 리 로스 밴드-화이트 스네이크로 이어지는 엄청난 커리어를 쌓게 되죠. 그 사이에 발표한 솔로 앨범인 <flex-able, 1984> 앨범에서 <the attitude song>을 발표하는데요. 이전까지 보기 힘들었던 플레이로 기타리스트들의 놀라운 반응을 이끌어냈죠.
For the Love of God
1993년 세상을 뒤흔든 앨범 <passion & warfare>의 수록곡입니다. 그보다 기타를 빨리 치는 연주자는 제법 많을것이며, 그보다 더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는 연주자도 많을텐데요. 스티브 바이가 들려주는 강렬한 개성과 시대를 앞서가는 작법은 그만의 독창적인 업적이라 하겠습니다. 제게는 동 시대를 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느끼는 몇 안되는 기타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Stivie Ray Vaughan - Rude Mood
SRV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데이빗 보위의 빌보드 넘버원 싱글인 <Let's Dance>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때는 스티비가 블루스 연주자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요. 주로 느리고 필이 가득 담기기 마련인 블루스의 색채보다는, 속도감있고 펑키한 리듬이 귀를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이 곡에서도 보여지듯, 장르를 넘어서는 엄청난 연주력과 깔끔한 톤을 선보이죠.
Mary Had a Little Lamb
이 곡에선 흡사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같은 놀라운 리듬감으로, 물 흐르는 듯한 연주를 보여주네요.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되는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이런 엄청난 기량을 갖고 있었음에도, 술과 약물로 잠시 어려움을 겪다가 재기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정력적인 활동을 이어가던 1990년에 일어난 헬기 추락 사고로, 불과 35세의 나이에 불세출의천재 기타리스트가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사후엔 많은 뮤지션들의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비록 사후이긴 하지만, 1992년에 펜더에서 그의 시그니처 기타가 발매되기도 했죠. 그리고 위에 소개한 에릭 존슨의 추모곡인 S.R.V를 올려봅니다.
Yngwie Malmsteen - Far Beyond the Sun
에디 밴 헤일런의 이럽션 만큼이나 록계에 충격을 준 잉베이의 메이저 솔로 데뷔곡입니다. 이른바 <바로크 메탈>의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는 곡인데요. 이 곡을 처음 들은 리치 블랙모어는 음반을 빨리 돌린줄 알았다고 한 일화는 유명하죠. 비록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계속 동어반복이고 이제 새로운 시도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엄청난 테크니션으로써 그의 위상에는 별로 흔들림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가 속주와 테크닉에만 치중한다는 비난도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데뷔앨범에서 영상의 <Far Beyond The Sun> 만큼이나 사랑을 받았던 <Black Star>에서도 드러납니다. 절대 빨리만 친다고 따라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비브라토와 극적인 멜로디는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잉베이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Brothers
이 곡을 들어보시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오늘은 유난히 펜더 스트랫을 사용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많이 등장하는 느낌인데요. 잉베이 역시 스트래토캐스터 하면 바로 떠오르는 플레이어죠. 그의 기타 컬렉션은 유명한데요, 특이한 것은 펜더만 있는것은 아니고 깁슨도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레스 폴도 말이죠) 그리고 자신도 출중한 베이스 연주자이기에 베이스도 여러대 갖고 있다는군요.
2주만에 후다닥 시리즈 연재를 마치느라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참고 들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구요. 록이 예전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21세기에도, 아직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할수 있는 기쁨을 주신 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먼저 선곡한 곡 이외에 몇곡을 더 골랐는데요. 두번째로 있는 영상들이 추가로 선곡한 것들입니다. 기타리스트 특집은 두번에 나눠서 총 21명을 올렸지만, 모두를 만족시킬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다음번엔 더 나은 정보로 찾아뵈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연재는 예전에 1부만 쓰고 글을 날려먹어서 잠시 놓아버렸던, 그 시절 꽃미남 록커 특집이 재개될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하며, 이만 이번 시리즈 연재를 마치겠습니다.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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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는 시리즈 10번 올리셔도 이사람 없네 소리 나올거에요. ㅋㅋ
저때 게리무어 레스폴도 레플리카가 아니고 그리니에요? 저때는 이미 다른사람 손에 넘어간줄 알았어요. 커크해밋도 가끔 들고 나오더군요.
마이클란도나 제이크이리 비토브라타 같은 형아들도 나중에 올려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