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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추억소환] 90년대, 20대 청년이 영화를 보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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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07 06:54:24

 

 

 40대인 제가 20대 때 주로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90년대 중반, VHS렌탈 시장이 살아있었고 동시에 DVD가 막 태동하던 그때, 돈은 없지만 넘치는 열정과 시간으로 빈자리를 채웠던 기억이 눈앞에 선하네요.

 

 

 일단 극장을 제외하면 제가 어렸을 적 영화를 접하던 매체는 90%가 VHS 비디오 테이프였습니다. 이제는 중고마켓에서도 인기작은 구하기 힘든 유물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대표적인 매체였었죠. 80년대 초반만 해도 비디오 테이프마저 포맷이 나뉘어 있었는데요.

(소니가 밀었던 베타 방식, 그리고 소니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밀었던 VHS방식입니다)

 

 일본에 접해 있기에 일본 성인물이나 애니메이션을 쉽게 들여왔던 울나라에선 베타 방식도 제법 인기가 있었습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아닙니다) 저학년이었던 그 때, 잘 사는 친구집에서 메카닉물 "바라타크" 비디오를 보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잘 보시면 베타 방식임을 알수 있습니다)

 

 이후로도 극장에 찾아가기엔 나이가 걸림돌이었던 그 때, 수많은 영화들을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또 미군 PX를 통한, 미제 아줌마들이 유통시키던 영화도 많았죠.

 

 (미제 아줌마에게 구입했던 전설의 뮤비,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입니다)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비디오 시장은 엄청나게 커져서, 대기업들도 참여하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선경의 SKC를 비롯하여, 80년대 말 여러 잡음을 뚫고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던 UIP/CIC 비디오가 있었죠.

 

 (당시의 대표적인 인기 타이틀, SKC의 매드 맥스 3입니다)

 

(그리고 전설의 작품, 존 부어맨의 엑스칼리버도 기억나네요)

 

 비록 지금과 비교하면 화질은 엄청 조악하지만, 볼록한 브라운관 TV로 영화를 보았던 그 시절에는 화질은 둘째치고 인기 영화를 집에서 볼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죠. 그 당시 저희 집에서도 금성 비디오 플레이어에 인켈 컴포넌트, JBL 스피커로 나름의 홈 씨어터를 구축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80년대 후반의 금성 비디오 플레이어입니다)

 

 (집집마다 있었던 에로이카와 쌍벽을 이루던 인켈 컴포넌트입니다. 당시엔 다 전축이라고 불렀죠)

 

 (이거랑 동그랗게 생긴 위성 스피커도 세트였죠)

 

 제가 기억하는 가장 영화를 열심히 보던 시절은, 대학교를 휴학하고 입대 날짜만 기다리던 1996년 말~1997년 초가 아닐까 합니다.(전 97년 2월 군번입니다) 낮에는 알바를 하고 퇴근하면서 동네 비디오 가게에 들러서 영화 두편씩 골라다가 맥쥬 한잔 하면서 보는게 낙이었죠. 그 당시 논현동 모 비디오가게 사장이 생각나네요. 빌린 그날로 반납하면 오백원 빼준다면서, 인기 작품을 빌려가면 그날 밤에도 아직 다 못봤냐고 전화질 하던 분이셨어요. (만약 다시 만난다면 입안에 오백원짜리를 양껏 채워드리고 싶..

 

 특히 카스 맥주를 5병쯤 사고 주성치 비디오를 두편쯤 빌려서 집에 들어가면 그날밤은 환희와 애절함이 교차하는 밤이었습니다. 비록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아직도 어디가서 크게 말하진 못해도 제겐 제일 좋아하는 감독중 하나가 주성치입니다.

 

 (그 시절 주성치 출연 영화 비디오입니다)

 

이건 보너스인데요. 짤 제목이 매우 적절하네요. 아재 판독 끝판왕 짤이랍니다.

 

(다들 이게 뭔지 아시잖아요?)

  

 군대를 다녀오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즈음, 우리가 사랑했던 비디오 시장은 빠르게 신 매체에 의해서 붕괴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2002년쯤 구입했던 한 기기로 인해서 DVD의 세계에 입문했는데요. 지금은 오히려 VHS보다도 인지도가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매체로 남았네요. 이름은 Digital Versatile Disc로 거창했지만 말이죠.

 

 (그시절 많은 추억을 함께 했던 플스2입니다)

 

 특히 한일 월드컵 시절 너무나 많이 했던 위닝 일레븐은 아직도 제게 패드를 가장 많이 부숴먹은 게임으로 남았네요. 현재의 pes는 라이센스 때문이라도 손이 안가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그때 신촌의 까페를 빌려서 프로잭터로 한국VS이탈리아전을 응원하면서 감상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당시 신촌 바닥을 훑으며 아무나 붙잡고 헹가래쳤던 영화 동호회 회원들은, 지금쯤 어찌 되었는지 아련한 기억입니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DVD 시장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몇십배의 용량으로 등장하여 엄청난 화질과 완벽한 사운드, 그리고 혜자로운 부가물들로 순식간에 시장을 점령한 블루레이 이야기입니다.

 

 (집에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실제로는 게임기로 쓰였던 플3입니다)

 

당시 블루레이의 대항마로 막강한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의 힘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는 HD-DVD도 있었죠.

 

 (엑박 360은 충분히 명기였지만, 레드링 때문에 제게는 극혐의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어느덧 2010년대가 되었지만, 디비디프라임은 매체를 넘어 아직도 당시의 추억을 가진 회원들이 모인 커뮤니티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군요. 비록 지금은 그 세가 약해졌다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저는 가입일자도 늦은 편이고 활동도 많지 않지만, 영화라는 공통점 하나로 모인 회원분들의 배려 아래서 마음껏 글을 쓸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네요. 오늘도 다시금 고마움을 느끼면서,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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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8-12-06 21:50:03

 학교때 친구가 베타 비디오를 가지고 있어서 첩혈쌍웅같은건 국내개봉도 하기전에 3시간 무삭제 판으로 본 기억도 나고 벡투더 퓨처3도 먼저  개봉전에 봤던 기억이 납니다

 

WR
2018-12-07 05:27:44

첩혈쌍웅 서울극장에서 동생과 함께 보러갔던 기억이 나네요. 고교생 관람가였는데 중딩 국딩이 들어가서 봤었죠.


저도 백투더 퓨쳐 2.3은 속칭 삐짜(?) 더빙판으로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서 봤습니다. 화질은 별로였지만 특히 3편의 기차 타임슬립씬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1
2018-12-06 21:51:53

70년대물까지 중.일 유튜브 동원하면 볼 수 있어서 갈증을 달래고 있습니다

WR
2018-12-07 05:28:26

오오. 꿀팁 감사드립니다. 예전 홍콩 무협영화들도 다 올라와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1
2018-12-06 21:54:13

전 당시에 비디오테이프가 쇼파밑에서 나오는거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네요 ㅋㅋㅋ

WR
2018-12-07 05:29:20

쇼파 밑이라면 아무래도 성인용의 향기가 물씬 나는군요. 제목이 ta... 아, 아닙니다.

1
2018-12-06 21:54:26

더티댄싱 러브레터 빽판? 도 보곤 했었죠

WR
2018-12-07 05:30:36

더티댄싱은 동네 소극장에서 봤었고요. 러브레터는 일본 영화 수입 개방된지 얼마 안되어서 보았었죠.

 

그때 동호회에서 까페 빌려다가 상영회를 해 줬는데요. 몇번이나 더빙된 영상인지는 몰라도 화질은 별로였던 기억이 납니다. 

1
2018-12-06 21:59:23

 아... 저희집은 비디오도 저 중2땐가 중3때 산 집이라 셤 끝나면 놀다가 저만 홀로 일찍 와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옆집 할머님댁에서 보았었습니다. 그때 봤던게 야망의 함정하고 어퓨굿맨.. 탐 크루즈 팬이라서요 ㅎㅎ

고3때 어찌어찌하다가 제 방에 비디오와 일체형인 작은 TV가 생겨서 수능 끝나고는 대1때까지 정말 질리도록 영화들 많이 봤었습니다.

그 후로는 디비디 구해다가 컴으로..ㅎㅎ

 

사실 저같은 경우는 98년부터 2005년까지 정말 열심히 미디어 매체를 모으고 열심히 감상했었어요.

직구도 98년부터 시작했었고, 뭐랄까... 아무쓸모없는데 오리지널(?)이라는 자부심도 막 느껴보고요..

지금은 오히려 마음만 먹으면 더 쉽게 구할 수 있을텐데 부질없다는 생각이..

 

2018-12-06 22:18:12

지금 처럼 쉽게 구하는 매체들 보다...

그 시절 힘들게 한개~한개 모으던 그대가 좋은 거죠~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음반도 한번에 10장도 사지만...

그 어린시절 용돈 500원~천원 모아서 힘들게 음반 ""한장""사면 얼마나 행복했는지....

WR
1
2018-12-07 05:33:00

제가 갖고있던 비디오 티비는 요렇게 생긴거였습니다. 21인치이고 방구석1열에서 항상 돌아가고 있었죠.^^;; 비디오가 위에 내장된 것도 있었는데 그건 사진을 못찾겠네요. 비디오도 보고 플스2 연결해서 게임도 하고 DVD도 보고 제게도 나름 추억이 많은 기기였습니다.

1
2018-12-07 09:24:00

앗 ㅋㅋㅋㅋㅋ 비슷해요 ^^ 엘지껀지 다른데껀지 기억은 안나고요. ㅎㅎ

WR
2018-12-07 09:30:35

요고는 최근까지도 종종 보이는 별셋 비디오 tv네요. 완전 평면인걸 보니 제가 갖고 있던 것보다 한참 후기 모델인듯 합니다.

1
2018-12-07 09:35:06

모델은 잘 기억안나고요. 1997년인가 어학용-_-으로 샀는데 이후에 대전 내려와서 제 방에 좀 쳐박아두다가 수능 끝나고 리스닝용(?)으로 잘 썼네요 ㅋㅋㅋㅋㅋ 특히 겨울방학때만 비됴 백편은 넘게 봤던거 같아요.

WR
1
2018-12-07 09:37:06

문닫고 커튼치고 귤(과자)까먹으면서 비디오 보는게 세상 제일 행복하죠!


만약 죽기전에 제일 행복한 시절을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그 시절이 어김없이 스쳐지날것 같습니다. 

1
Updated at 2018-12-06 22:05:46

비디오 되감는 자동차모양 기계. 저희 집에도 한 대 있었는데 오래간만에 보네요.

WR
2018-12-07 05:34:46

보통 비디오를 많이 보는 집에서는 되감기용 자가용 한대씩 집에 다 있었죠.^^;;

 

저 자동차가 없었을때 특정(?) 부분을 엄청 돌려보다가 테이프가 씹혀서 물어준적이 있었거든요. 그날 이후 바로 하나 구해오셨던 기억이 나네요.

2
2018-12-06 22:09:29

읽다보니 저보단 연하신데....제 또래에 비됴는 그야말로 갑부아니면 없던 기기였죠...있어도 그 베타비됴는 중동에에서 일하시던 아부지들이 사왔었고...그래서 국내에서 베타 비됴도 제작한걸로 알아요...하긴 고기도 잘 못 먹던 시절이라...ㅠㅠ

WR
2018-12-07 05:37:20

80년대 초만 해도 동네에 비디오 있는 집이 그리 흔치 않았고요.(단독주택 주인집이나 아파트 사는 집 정도는 되어야) 특히 소니의 베타 VTR은 진짜 갑부집에서나 구경했었죠. 

 

티비도 엄청 큰 외제였는데 화질에 놀라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나름 컸던 저희집 TV도 20인치 로터리 방식이었거든요. 채널 바꿀때 드르륵~ 돌리는..

1
2018-12-06 22:12:04

 저 중간에 붉은 자동차는 무선조정인가요?

WR
2018-12-07 05:37:42

선수끼리 왜 이러세요!

1
Updated at 2018-12-06 22:21:13

베타방식이 VHS에게 밀린 이유중에 하나가 미식축구 경기시간을 다 녹화할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죠. 당시에는 비디오가게 아저씨한테 잘보이면 대여용 아닌 영화도 빌려주셨죠 ㅋㅋ 신프로 나오면 죄다 대여되어 있어서 발빠르게 달려갔던 기억이 나네요.

WR
2018-12-07 05:39:36

아, 그런 얘기를 저도 들은것 같아요. 나중에 나온 VTR은 3배 녹화가 있어서 종종 활용했었죠. 물론 화질은 지금 보라면 눈 버릴 수준이지만 그때는 영화 두편을 담을수 있다는 사실만 해도 큰 기쁨이었죠.

 

대여용 아닌 삐짜(?) 비디오를 단골들에게만 빌려주던 넉넉한 인심이 가끔 그립습니다.^^;;

1
2018-12-06 22:24:02

엇 자동차 프라모델이네요.

WR
2018-12-07 05:40:08

1
2018-12-06 22:25:06

 선경skc 이 광고 생각나네요~~

 

https://youtu.be/yU2R7FVng_I

WR
2018-12-07 05:43:34

선경 skc 비디오 테잎이랑 카세트 테잎, 그리고 플로피 디스크를 꽤 많이 썼었죠.

 

추억의 5.25인치 디스켓이랑 CD도 보이는것 같네요. 나중에 3.5인치 디스켓은 90년대 중반까지 썼는데 게임 하나 복사할려고 디스켓을 박스째로 가져다니던 기억이 납니다.지금은 SD메모리 하나면 그 당시 집에 있던 게임을 모조리 넣고도 남는데 말이죠.

1
2018-12-06 22:25:14

국민학교때 포경수술하고 아버지가 비디오를
사주셨죠..ㅋ 말이 포경수술 선물이지..
이미 비디오가 대중화된 89년으로 기억합니다
국민학교 3학년때였던거 같은데...ㅋ

18인치 테레비에서 참 많이 봤던거 같네요
그러다가 21인치 테레비..로 보고 당시엔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불법으로 대여점에
돌았고 일반 비디오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대여했었죠..

재수했던해..수능끝나고 아버지가 수고했다고
거실에 있던 25인치 테레비를 제방으로 넣어주시고 당시 명기였던 아남 svhs비디오를 사주셨습니다.

svhs에 연결한 비디오테이프 화질에 감동했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대학가서 조조영화를보고..수업듣고..

집에갈땐 항상 비디오를 빌려서 한두편 꼭 보고자고...지금도 홍콩영화를 좋아하지만..
당시엔.진짜 비디오가계에 있던 모든 홍콩ㅇㅇ화를 다 빌려봤었습니다.

주인 아줌마가 화교냐고? ㅋㅋ..

dvd가 나오기전에 vcd라는걸로 잠깐 컴퓨터로
재생하는 영화가 나왔었고 특히 중화권에서
밀었던 포맷이라 홍콩현지에 참 많이 발매되었었죠..

그러다 슬슬 불법다운로드 영화화일이 cd 2장
용량으로 나와서 방에서 티비연결해서 보고.
화질에 감탄하다가...

제대하고 오니..03년도에는 이미 dvd가 대중화 비디오가계는..머...비디오와 dvd를 둘다
대여하곤했지만..역사의 뒤안길로...ㅠㅠ

테레비도 엄청커져서 40인치 프로젝션 티비로
dvd영화보며 다시한번 화질에 감탄했었는데..
ㅋㅋ

테레비 크기도 점점 커지져서..결혼하고 47인치 lcd tv에서 블루레이 돌리고 진짜 감동먹었었죠...
그렇게 집에서 블루레이도 많이보고했는데..
결혼하고 3년 지나고 첫째 태어나고..

결혼때 큰돈들여서 꾸민 홈씨어터의 우퍼와
리어스피커는 방에 처박히고 아들래미 동요재생하는 용도로 ㅠㅠ..

아들이 크면 같이 영화봐야지했는데..
작년에 첫째랑 5살차이나는 둘째가 태어나서
요즘 또 동요돌리는 용도로 리시버와 프론트
스피커가 고생중이네요..ㅠㅠ

영화는 핸드폰으로 보고있고...극장은 혼자서
일년에 서너번...ㅠㅠ..

좀더 커야겠죠 아들래미들이 ㅠㅠ

WR
2018-12-07 05:48:14

비디오를 티비 뒤편에 있는 RF단자로 연결해서 보다가, 나중에 A/V 케이블이랑 컴포지트 케이블, 컴포넌트 케이블로 점점 화질이 좋아지던 체험이 생생합니다.

 

아직 싱글인 저는 집에 65인치 UHD TV에 블루레이 타이틀로 영화를 봐도 그때만큼의 설레임은 없는것 같아요. 영화 모으는것 보다 어여 가족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 굴뚝같습니다.

 

애들은 금방 크잖아요. 아마 곧 아드님과 함께 고전 영화들을 감상할 날이 올겁니다. 

1
2018-12-06 22:27:28

저도 98겨울에 휴학하고 주성치 필모 섭렵한다고 돌아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도성타왕, 벽력선봉 같은거요

WR
2018-12-07 05:49:49

고2땐가 주성치의 도학위룡이 나오면서 비디오 시장에서는 헐리웃 스타 못지 않은 큰 인기를 누렸었죠. 홍콩 여배우중에 보기힘든 늘씬한 미모를 자랑했던 장민도 덩달아 인기가 많았었는데...

1
Updated at 2018-12-06 22:34:29

저에게 가장 미스테리하고 쇼킹했던 복사판 VHS는 플레툰이었습니다. 이 영활 불법으로 먼저 봤는데 놀래지 마시길, 제작 그해에 봤습니다. 미국에서도 정식 테입이 발매도 안되었는데 이걸 본겁니다. 말도 안되는거지요. 당시 제대후 영어월간지로 영어공부를 하면서 복학을 준비중이었는데 그 열약한 화면에 자막이 있는걸 보고 영화에 폭빠졌습니다. 그럴수밖에 없는데 땅개출신이기 때문인것입니다. 영어잡지에 플레툰 기사와 사진은 저에 맘을 울렁거리게 했는데 그 불법의 속사정을 알게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KBS 라디오 밤10시에 김세원의 영화 음악을 했었는데 당시 평론가 정영일 선생이 일주일에 한번씩 초대 손님으로 나오는데 그분의 여러 영화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어 미치겠더군요.(나중에 알고보니 주로 일본 스크린의 기사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역시 일본 스크린을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부산 보수동을 뒤졌죠.) ㅎ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미국 국방성이 해외 주둔 미군들을 위해서나 자국 군인들을 위해 교육용, 군납용으로 만든 VHS테입을 국내 업자들이 입수를 해서 자막을 입히고 배포을 한겁니다. 당시 귀신같이 미군부대에서 유출이 된건데 이걸 업자들이 놓치지 않은거죠. 복사에 복사라 화질이 엉망인데도 불티나게 대여가 이뤄졌으니 말이죠. 지금도 생각하면 참 대단한 사건이다 싶은데 그때까지도 지적재산권은 어디 먹히지도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테입 이야기를 하니 그때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한가지, 베타방식이 VHS보다 훨씬 화질이 좋았습니다. VHS보다 베타방식이 오픈기술로 했었으면 더 쾌적한 감상이 되었을텐데 그넘의 독점기술 때문에 좋은 기술이 사장되고 말았죠.

WR
2018-12-07 05:54:24

무려 백 투더 퓨쳐와 로보캅, 탑건을 모조리 이기고 그해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던 플래툰!!!

 

티비에서도 아카데미 수상작 "보병소대"를 많이 소개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극장에서 보았는데 개봉전에 집에서 보시다니 올리버 스톤에게 물어봐도 놀라겠는걸요?(스톤감독이 한성질 하는걸로..)

 

역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거였군요. 미제 아줌마들이 정품 비디오를 눈이 튀어나올만한 가격으로 팔기도 했었는데, 그게 업자들 손에 들어갔으면 이미 수백 수천개가 퍼져 나갔겠죠. 그런 식으로 제국의 역습이나 이티도 먼저 본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중에 하나고 말이죠.

 

2
2018-12-06 22:41:23

ㅋㅋㅋ 전 왜 세운상가가 기억이 날까요 ㅋㅋㅋㅋ 초자에게 서부영화 주던 양아치 놈 ㅋㅋㅋㅋ 열뻗쳐서 가져가면 그때 교환 ㅋㅋㅋㅋㅋ
아 저 빨간 자동차 ㅋㅋ 복사기 아닙니까 ㅋㅋㅋ ^^

2018-12-07 00:16:47

초자가 무슨 초자일까요~  

WR
2018-12-07 05:56:06

흉흉한 소문을 미리 듣고 알고 있어서요. '누나의 행위'가 '시스터 액트' 였다는 우스갯소리는 애교였죠.

 

그래서 전 아세아극장에 갈때 형들이 '비디오 살래?' 하고 물어오면 바로 눈으로 확인가능한 책을 한번 샀었습니다. 오천원부터 시작하더군요.

1
2018-12-06 22:52:55

어릴 때 아버지가 물건너 온 쏘니 컬러텔레비젼 (당시 아직 울나라는 컬러 방송을 하기 전이었습니다)과 쏘니 베타 비디오 플레이어를 가져오시고, 당시 덤으로 몇 개의 베타 테이프를 가지고 오셨는데, 그 안에 일본 애니가 있었죠. (지금도 기억나는게 사이보그 009 극장판, 로빈슨 크루소, 볼테스 V, 다이아포론, 바라탁, 이겨라 승리호 등이었네요. 물론 일본말로 중얼거려서 어린 나이에 뜻모르고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당시 빈 테이프에 TBC에서 하던 그레이트 마징가 녹화하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빨간버튼 누르면 REC 버튼과 PLAY 버튼이 동시에 눌러져서 돌아갔었다는.....

WR
2018-12-07 06:01:30

오오오오 꿈의 쏘니 트리니트론 컬러 TV!!!

 

화질도 화질이지만 그 엄청난 무게는 압도적이었죠. 게다가 베타 VTR도 가지고 계셨다니 부모님께서 상당한 재력가셨나봅니다.

 

그 당시 위에 설명하신 볼트화이브, 바라타크, 얏타맨 말고도 가면라이더 슈파 완, 덴지망, 울트라맨 타로우, 그리고 국산(표절) 로봇물이었던 고유성 원작의 로보트킹도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친구랑 같이 애니나 특촬물 삼매경에 빠져서, 멀리 무지개 상가까지 테이프 더빙하러 다니고 그랬습니다. 그 정성으로 공부를 했으면...

2
Updated at 2018-12-06 23:22:42

1983년 아버지께서 VCR을 일찍 사셨습니다. 아래 모델이었던 것 같아요 ㅋ

(탑로딩에 슬로우모션도 안됐는데 당시 육십만원 돈이니 어마아마 하게 비쌌네요).

그때는 VTR이라고 했었죠.

제 기억에 당시만 해도 정식 출시 영화 타이틀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소공동 지하상가에 가면 일본에서 나온 영화 타이틀 불법 복사해서 빌려주는 곳이 있었는데

사촌 형이랑 같이 가서 2000원인가 주고 빌려보곤 했네요.

성룡 형님 영화들, 매드맥스, 터미네이터 (중간의 존 코너 만드는 장면은 화면 깨지는 바람에 못보고요 ㅠㅠ)등... 

집에 있던 유일한 국내 타이틀은 애마부인 ㅋ 부모님 나가시면 몰래 보곤 했었습니다.

그때부터 쇼비디오자키 등에서 간간히 해주던 뮤직비디오 클립을 녹화한 비디오 테입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잭슨 형님의 모타운 빌리진 공연 클립, 유리스믹스의 Sweet Dreams 그래미 공연 등으로 이어가는....


 

WR
1
Updated at 2018-12-07 06:06:45

오오. 거의 초기의 VTR 광고네요!! 저도 찾다 찾다 못찾았는데 사진 감사드립니다.

저희 집 첫 VTR도 탑로딩이었어요. 후론트-로딩이라고 바로 본체에 밀어넣는 VTR은 약간 후에 나온것 같습니다. 한창 에어울프와 전격Z작전이 인기가 있던 때여서, 본방은 키트를 보고, 예약녹화로 호크를 볼 수 있어서 엄청 행복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티비에서 해 줬던 미니시리즈 "V"는 시즌 1은 전부 녹화해서 소장했고 시즌2도 전부 가지고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사라져 버렸네요. 물론 유튜브등을 통해서 보기는 어렵지 않지만, 설레는 맘으로 티비 앞에서 기다리던 시절의 그 맛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겁니다.

Updated at 2018-12-16 18:41:36

저는 종결자 1편을 86년도에 극장서 봤는데 존 코너 제작기는 자체 삭제되어서 그런 장면이 있는줄도 몰랐다가 89년도에 비디오로 한 번 더 빌려보던 중 입이 쩍 벌어졌었죠.

2
2018-12-06 23:25:48

빨간 자동차 ㅎㅎ
저거 뒤로감아주는거 맞죠
잘나가는 비디오대여점은 몇대씩 가지고 있었는데 추억돋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WR
2018-12-07 06:08:12

비디오점에서는 항상 돌아가고 있었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영화광들의 집에도 꼭 있었죠. 책장 가득히 VHS 테이프를 케이스째 꽂아놓고, 가끔 먼지를 닦으면서 흐뭇해하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1
2018-12-07 01:03:17

추억 돋네요. ^^

WR
2018-12-07 06:08:36

저도 사진들 찾으면서 즐거웠습니다.

1
2018-12-07 02:09:43

추억의 명작 초인전대 바라타크네요

국딩때 친구네서 봤던 타이거마스크도 기억이 가물가물 납니다. ^^;

WR
Updated at 2018-12-07 09:40:13

타이거 마스크는 주제가도 아직 기억납니다. 

 

특히 오프닝도 엄청 멋있었는데요, 박쥐(?) 기믹으로 나와서 마취제를 이빨에 발라놓고 반칙쓰던 악의 조직 레슬러가 기억나네요.

1
2018-12-07 03:51:49

부모님 혼수품으로 꽤 고가라던 삼성전자 vtr이 있어서 아주 어릴때부터 비디오를 봤습니다 그 당시 동네에 작은 대여점들이 몇개씩 있을때라 참 많이도 봤던 기억이나요 어머니께서는 영화 저와 동생은 전대물과 애니메이션(아버지께서는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죠스1일 정도로 영화와 거리가 먼 분이셨죠) 저는 토요명화처럼 방송르로 보던 더빙외화 말고는 비디오로 입문했던 영화들이 로보캅2, 3, 배트맨1,2, 포에버 였던거 같아요 그 뒤에 터미네이터2를 보고 대여점에 비치하던 월간 책자로 영화정보를 봤었는데 참 세월이 빠르네요 제 고향인 진해는 지방 중에서도 소도시여서 그런지 DVD 보급이 참 늦었던 기억이 납니다(dvd의 존재는 거의 매달 사던 게임잡지의 존재로 2000년에 알게 되었습니다)2002년 하반기에 동네 대여점 중 제일 크던 프랜차이즈 가리온시네마에 dvd들을 들여놓았고 저는 2003년 초 동생과 몇달치 용돈+세배돈을 모라 플스2와 주변기기, 철권4를 사서 dvd플레이어 겸용으로 썼죠. 양산으로 이사하면서 가까이 살던 친구에게 타이틀에 본체에 전부 주고 왔는데 얼마전 물어보니 아직 한번도 안해봤대서 뺐어올까 생각 중 입니다 ㅎㅎㅎ 비디오는 지금 거의 처분(버렸죠)해서 몇개 안남았는데 초딩때부터 폐업하는 가게서 얻어오거나 사거나 해서 무지 모았는데 이사하면서 버리거나 했네요. 큰라면 박스 두개 분량을 버렸으니 DVD도 200장 넘게 남들 줘버렸고 하여간 공간이 문제입니다 지금 블루레이도 쌓아놓고 있어요 ㅜㅜ

WR
1
2018-12-07 06:14:55

그 당시 VTR은 웬만한 회사원들 한달 월급을 몽땅 털어넣어야 살수 있을만큼 고가였어요. 나중에 나온 아남 나쇼날 29인치 TV도 엄청 고가였던 기억이 나네요.

 

90년대 비디오와 책 대여점은 정말 활황이었죠. 동네에 몇군데씩 있어도 다 장사가 잘되었었는데 00년대 들어오면서 싹 사라져버렸네요. 

 

플2로 철권4, 철권5의 싱글모드, 위닝 시리즈 전부, 파판 X, X-2, XII 모두 식음을 전폐하듯이 즐겼었는데 말이죠. 연휴때 집에 가져가서 큰 티비에 프로그레시브 스캔 기능을 켜고 즐겼던 그란투리스모4는 지금은 곁에 없지만 플2 시절로 돌아간다면 꼭 다시 해보고 싶은 게임입니다.

 

다행히 친구분이 아직 가지고 계시다니 늦지 않았네요. 어서 가져오세요! 

1
2018-12-07 06:23:12

조만간 가져와야겠습니다

WR
1
2018-12-07 06:24:36

부럽습니다..

1
2018-12-07 06:32:35

 미셀 공드리의 영화 '비카인드 리와인드'(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반납시는 되감아주는 매너!)를 지금 세대는 제목만 봐서는 도저히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겠죠...

 

다들 이야기하시는 옛날 이야기 말고, 2010년 정도로 시계를 돌려보면...

 

그 당시 미국에 있었는데 미국의 상징같은 가게이던 블럭버스터 비디오가 파산해서 가게들마다 DVD랑 블루레이 정리 세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우편으로 DVD를 받아서 보고 다시 우편으로 반납하던 넷플릭스라는 조그만 회사는 살아남았더랬죠. (당시 미국은 인터넷망이 너무 조악해서 스트리밍은 거의 시도하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그 때 한 시대가 갔구나 생각했었습니다. 

WR
2018-12-07 06:37:56

원래 넷플릭스가 처음에 블록버스터를 찾아가서 자사를 인수하라고 제안했다는데, 현실은 넷플릭스만 살아남았네요.

 

예전 할리웃 영화 속에도 종종 등장해서 친숙한 블록버스터 대여점인데, 전국에 체인들 두고 있던 그 공룡같은 기업도 결국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해서 멸종해버렸죠. 새로 바뀐 CEO가 인텔의 그 작자보다 더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1
Updated at 2018-12-07 12:08:55

 추억 돋네요. 저는 필수품과도 같았던 이것이 생각나네요. 쾌청이라는 클리닝 테이프.

엑스칼리버는 극장에서 봤었는데, 제법 기이하면서도 에로틱했던 분위기가 떠오르네요. 카르미나 부라나의 음악도 인상깊었구요. 

WR
2018-12-07 12:17:43

아아아!!! 클리닝 테이프 기억납니다. 이것도 용액 뿌려줘야 되는 습식과 그냥 돌리면 되는 건식 두가지였던 걸로 기억하네요.

 

엑스칼리버는 헬렌 미렌의 리즈시절을 볼수 있어서 더 좋았죠. 이 배우분이 알고보니 1945년생이시더군요. 1981년작인 엑스칼리버를 찍을때 최소 30대 중반이었단 얘기네요.

1
2018-12-16 14:46:33

당시 에로비디오 빌려서 빨리감기 많이눌러서 헤드가 빨리 고장낫엇죠 :::

그럴땐 신 출시 타이틀 넣으면 천천히 정상으로 돌아오며 또 클리닝이 되기도 하더군요

WR
2018-12-16 14:49:38

ㅎㅎㅎㅎ 특정구간 늘어짐 + 화질 저하는 원인이 왜인지 알면서도 그냥 모른척하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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