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소환] 방과후 전자오락실, 기억하시나요?(5): 1988년
서울 올림픽으로 기억되는 해인 1988년의 게임들입니다. 아케이드 기판들이 많이 발전해서, 한해 한해 그래픽과 사운드의 발전이 놀라운데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하드웨어의 힘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참신한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88년에도 명작 게임들이 너무 많아서, 12개로 추려 보았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면서, 함께 추억 속으로 빠져보셨으면 좋겠네요.
얼터드 비스트(수왕기), 세가
오프닝에서 변신하는 모습들이 소년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지만, 실제 게임을 해보면 변신하는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2인용일경우엔 그나마도 한명에게 구슬을 몰아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죠. 그러나 호쾌한 타격감과 멋진 사운드로 아직도 기억에 남는 명작입니다. 엔딩이 정말 확 깼죠.
배드 듀디즈 vs 드래곤 닌자, 데이터 이스트
울동네 오락실에선 '아메리칸 닌자'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는데요. 사실 주인공들의 이름은 배드 듀디즈이고, 끝판왕의 이름이 드래곤 닌자입니다. 1스테이지 보스가 낯이 익은데요, 데이터 이스트의 인기 캐릭터이자 게임인 입에서 불을 뿜는 뚱보 아저씨, 카르노프입니다.
카발, 타이토
지금 보면 너무 단순한 게임같지만, 스테이지를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보스전과 수류탄을 하나라도 더 모으려는 심리가 묘하게 믹스되어 불타오르게 하는 게임입니다. 어느 오락실에서든 상당한 인기를 끈 게임이며, 보스전이 은근히 어려워서 원코인 클리어가 쉽지 않았죠.
차이나 게이트(서유항마록), 테크노스 재팬(타이토는 일본 외의 유통 담당)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2인용 액션게임입니다. 저는 캐릭터중에 사오정을 제일 즐겨 했는데요. 스테이지가 계단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고저차를 이용한 회피도 가능했고, 약한 연타공격과 강한 점프공격, 찌르기와 던지기를 적절히 배합해서 두드려 패는 손맛이 일품이었던 기억입니다.
F-1 드림, 캡콤
MSX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코나미의 F-1 스피리츠와 비슷하면서도, 더 복잡하고 박진감 넘치는 서킷을 구현한 캡콤의 명작입니다. 단순히 머신을 조작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내구도까지 신경써야 했는데요. 피트인 까지도 훌륭하게 구현해 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파이널 라운드, 코나미
울동네 오락실에서는 '록키'라고 이름이 붙어있었고요. 다른 동네 오락실에선 '하드 펀치'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긴 플레이어 캐릭터는 누가 봐도 록키와 닮긴 했습니다.^^;;;) 상단 하단 가드와 스트레이트와 훅, 어퍼컷까지 꽤 전략적인 복싱을 구현했는데요. 특히 제대로 펀치가 들어갔을때의 효과와 타격감이 일품이었습니다.
Kageki(화격), 타이토
1985년에 나온 왕복싱(king of boxer)를 떠오르게 하는 게임인데요. 결투 도중에 나오는 개그 연출이 재미있었습니다. 폭력단 보스가 되기위해 단원들을 하나씩 무찌르는 설정이라 그랬던것 같은데요. 보기보다 무척 난이도가 높아서 한번 맞으면 뻗을때까지 얻어터지는 불상사도 자주 일어났습니다. 물론 반대로 스틱이 손에 붙는 날에는, 끝판왕까지 신나게 두들겨팰수 있었죠.
뉴질랜드 스토리, 타이토
귀여운 캐릭터와 아름다운 사운드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인데요. 우리가 병아리인줄 알았던 플레이어 캐릭이 뉴질랜드의 키위라는 사실을 알고 살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워프(또는 타임머신)를 대부분 할줄 알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보기엔 쉬워 보여도 실제 난이도는 꽤 높은 게임이었습니다.
로보캅, 데이터 이스트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흥행했던 원작 영화를 멋지게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배경음악도 영화음악을 어레인지해서 만들었으며, 본 게임도 중요하지만 중간 중간 나오는 사격에 목숨을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격에서 만점을 받으면 에너지가 늘어남) 게임이 크게 성공해서, 곧 2편이 제작되는 밑거름이 되었죠.
쉐도우 워리어(닌자용검전), 테크모
패미컴으로 3편까지 이를 갈면서 했던 닌자 용검전과는 다른 게임이고요. 아케이드 버전입니다. 난이도는 무척 높아서, 조금만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여기 저기서 다굴이 들어오는 무시무시한 게임이었죠. 목을 감아서 날리기가 잘 들어가면 좋지만, 타이밍 잘못 잡아서 쳐맞는 일이 아주 흔했습니다(...) 그렇지만 인상적인 오프닝과 컨티뉴 화면 만으로도 기억에 남는 명작 액션 게임으로 손색이 없죠.
실크웜, 테크모
아케이드에서 자주 선보이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데요. 에어울츠나 p-47과는 달리 1p는 지프를, 2p는 헬기를 가지고 싸우는 협동 게임이었습니다. 둘은 상호보완관계에 있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가 중요했으며, 친구랑 합이 잘 맞으면 이 이상 재미있는 게임이 없었고, 둘이 손발이 안맞으면 싸움나기 딱 좋은 게임이었죠.
테트리스, 아타리
오락실을 쩌렁쩌렁 울리는 마성의 BGM으로 유명한 테트리스입니다. 대학생때 시간 때우려고 많이 했었는데요. 지금도 오락실에 가면 남아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만큼 단순하지만 중독성이 엄청난 게임이라는 반증이겠죠. 최초의 휴대용 콘솔인 게임보이용으로도 엄청나게 팔렸는데요. 닌텐도가 테트리스의 콘솔 사용권을 독점계약했기 때문에 타 기종으로는 나올수가 없었다네요. 1984년에 개발된 게임이지만, 아직도 어디선가 즐기고 있는 영원한 고전입니다.
이 시리즈는 1991년까지로 계획하고 있는데요. 이제 마지막 3년이 남았네요. 오늘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에 1989년의 게임들로 찾아뵙겠습니다.
글쓰기 |
테트리스 따악~~ 하나마 압니다. 이렇게 방가울수가
중고딩때 친구들이 오락실 가자고 할때가 젤 싫었어요. 즈는 증말 미친듯이 게임을 못했거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