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소환] 가정용 콤퓨타, 기억하시나요?(1): MSX
1980년대에, 드디어 가정용 컴퓨터 시장이 열렸습니다. 슈퍼컴퓨터인 크레이-2S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시기가 1988년이니, 불과 30여년만에 세상은 정말 엄청나게 바뀐것을 알수 있습니다. 특히 가정용 PC의 성능은 해를 거듭할수록 어마어마하게 발전해 왔죠.
이 글에서 소개하는 MSX의 CPU는 자일로그의 Z80A이며, 무려 4MHZ(...)의 클럭을 자랑합니다. 기가헤르츠 단위로 측정하는 최근의 CPU는 이미 3GHZ의 클럭을 넘어선지 오래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도 2GHZ를 돌파한지 오래인 지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군요.
오늘은 기술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시에 퍼스컴을 가지고 놀았던 시절을 떠올려보는 기획입니다. MSX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제가 처음으로 가져봤던 컴퓨터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종들도 차차 연재할까 하는데요. 당시를 떠올리면서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금성전자
금성(LG의 전신)전자시절의 패미콤 광고입니다. 무려 1985년 신제품이란 문구가 확 와닿는데요. 국민학교를 비롯하여 가정용으로 많이 보급되었던 FC-80의 가격이 본체만 28만원이군요. 30만원이면 당시의 웬만한 대기업 대리급 월급이랑 맞먹었습니다. 지금 가정용 PC를 맞추는데 모니터 합쳐서 백만원 정도면 가능한 것과 비교해 보면, 대략 어느 정도의 가격인지 체감이 되실겁니다.
FC-80
FC-80입니다. 오른쪽 윗부분에 롬팩을 꽂는 슬롯이 보이죠? 수출 모델은 FC-200 이란 이름이 붙었죠.
GFC-1080
FC-80에 자체한글과 엑셀 비슷한 파소칼크 기능을 탑재한 상위기종 GFC-1080입니다. 물론 보급률은 FC-80에 비해 많이 낮았죠.
삼성전자
삼성전자에서도 가정용 pc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미드레인지급 PC인 SPC-1000의 광고네요. 삼성전자의 특이한 점은, 다른 회사에서는 별매품이었던 데이터 레코더가 내장된 방식으로 발매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집에 삼성 컴퓨터가 있는 친구들은, 롬팩보다는 게임용 테이프를 많이 갖고 있었죠. 최소 만원 단위가 넘는 롬팩에 비해 몇천원이면 사서 복사가 가능한 테이프가 싸게 먹히긴 했습니다.
SPC-800
SPC-800입니다. 이 기종만 해도 카트리지 슬롯이 있었네요.
SPC-1000
광고에 나온 SPC-1000입니다.
고급형인 SPC-1500 광고입니다. 가격이 40만원에 육박하네요.
SPC-1500
SPC-1500입니다. 친구중에 한명이 갖고 있었는데요. 교육용.. 이긴 개뿔, 맨날 아이스 클라이머 하면서 놀았던 기억밖엔 없습니다.
대우전자
재믹스에서 쓰는 조이스틱을 과감히 광고에 실었네요. 게임기임을 스스로 실토한?
사진에 있는 5.25인치 FDD의 가격이 본체의 두배를 우습게 넘었습니다. 싱글 드라이브가 50만원(...)의 미친 가격을 자랑했죠. 참고로 1997년 이후, 전 FDD를 PC에 달아본 적이 없습니다
DPC-100
광고에 실린 아이큐1000입니다. 이것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죠.
MSX2로 업그레이드된 아이큐 2000입니다. 제 첫 컴퓨터였죠.
CPC-300
(실기 사진입니다. 제가 갖고놀았던 녀석도 이 컬러였죠)
데이터 레코더 & 테이프들
데이터 레코더라는 이름으로 주변기기 역할을 했던 카세트 플레이어입니다. 물론 제가 짠 프로그램 데이터를 세이브할수도 있었지만. 99% 게임용이었죠. 가끔 데이터를 잘 못읽으면, 스크류 드라이버로 음질을 조정하는 조그만 나사구멍도 있었습니다. 저때는 게임한번 하려고 못하는 일이 없었죠.
추억의 메가테이프도 보이네요. 보통 30분 이내에 로딩이 끝나던 일반 게임과는 달리, 메가 용량의 게임들은 한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쟈낙II 하려고 로딩 걸어놓고 책을 한권 읽다보면, 그제서야 로딩이 끝나곤 했죠.
컴퓨터 구입시에 끼워주던 테이프로 보입니다. 알카노이드와 자낙.. 엄청나게 했었죠.
메모리 확장용 램팩
이게 기억나신다면 당신은 진정한 올드 게이머입니다. MSX의 부족한 메인 메모리를 외부에서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용량의 게임들을 가능하게 해주었는데요. 이걸 꽂고 대용량의 아쉬기네2 같은 게임들을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친구에게 빌려서 해봤지 제돈으로 살 능력은 없었죠. 하이드 라이드3가 무려 4메가의 용량을 자랑했는데요. 디럭스 박스를 꽂고 실행시키는 순간, 친구와 부둥켜 안고 감격을 나눴죠.
패밀리카드
닌텐도 패미컴용 팩을 MSX에서 플레이하게 해주는 카트리지입니다. 저작권이 지금처럼 엄격한 시대였다면, 재미나라는 회사는 생기지도 못했을겁니다.
(추억의 오리지널 롬팩들입니다)
X-II
MSX2에 디지타이저 기능이나 슈퍼임포즈 어쩌고 하는 영상편집기능과 음성 합성까지 가능하다는 광고입니다. 그렇지만 X-II를 산 이유는 단 한가지. FDD가 내장된 최고 사양의 모델이었다는 점이었죠. 3.5"FDD로 게임을 복사하면,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최신 게임들을 즐길수 있었으니까요.
CPC-400/S
블랙간지의 X-II입니다. FDD가 두개 들어있는 모델이 최상위 기종이었죠. 친구랑 게임을 복사하러 반포 고속터미널 상가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기억이 눈앞에 선하군요.
그렇지만 대우전자를 알린 최고의 효자상품은 바로,
다들 아시잖아요? 대우 재믹스! 그야말로 국딩들의 놀이 문화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게임기였죠. 아타리나 세가마크II, 닌텐도 패미컴을 가진 친구들도 제법 있었지만, 시장에 널리 퍼진 MSX의 롬팩들을 그냥 갖다 꽂으면 되는 호환성은 큰 무기였습니다.(그나저나 광고에 순돌이 맞죠?)
재믹스
앙증맞고 귀엽지만, 일단 2인용을 시작하면 바로 불타오르게 만들었던 재믹스입니다.
재믹스V
광고문구가 재미있네요.(게임기 있다고 오락실을 안갈리가...)
재믹스의 업그레이드 후속기종 재믹스 V입니다. 인기도 매우 많았는데요. 사실상 MSX이기에 주변기기를 구입해서 연결하면 가정용 PC와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MSX 호환 조이스틱
추억의 뿅뿅스틱이네요. 재믹스의 조이스틱은 버튼도 적고 불편해서, 저도 그렇고 MSX를 쓰던 친구들은 튼튼한 조이스틱을 따로 구입했었죠. 전 저가형 아톰스틱을 썼었던 기억이 납니다.
추억의 롬팩들 모음
(추억의 게임팩들입니다. 재미나, 아프로만, 토피아.. 이런 이름들이 떠오르신다면 당신은 아재!)
알타입, 덱스터, 아쉬기네2, 트윈비, 메탈기어, 불새, 꿈의 대륙...ㅠㅠb
재믹스 슈퍼V
재믹스V의 후속기종입니다.
재믹스 슈퍼V는, MSX2 기종에 대응되는 게임기여서 MSX2 전용 게임들도 모두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대우전자의 MSX 기종들을 다 가지고 계신 분이 계셔서,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다른 게시판에 있던 사진이라 원 출처를 찾을수가 없네요.
1chip MSX
MSX의 최종진화형태입니다. 원칩 MSX라는데요. 무려 카트리지 슬롯도 있고, 팩이 있다면 그대로 꽂아서 쓸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FDD는 찾기도 힘들기에, 저장장치로는 MMC/SD카드를 사용한다는군요. (그럼 시판된 MSX게임을 거의 다 넣고 즐길수도...)
귀엽지만 모든 기능은 다 들어있다는군요.
오늘은 간략하게 MSX 시절의 추억의 기기들을 소환해보았습니다. MSX 게임들은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릴 예정이라 오늘은 여기까지 줄이기로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기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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