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스포츠) 15세 이상) 피의 향연, 베어 너클을 아십니까?

제가 언급한 것은 아무래도 현대적 의미의 스포츠에 있어서 그 기원을 따져본 것이고, 형태가 오늘날의 권투와 꽤나 달라도 그 역사적 기원을 더듬어 가자면 호수 님 말씀처럼 고대 그리스까지 가는 게 정설로 알고 있습니다. :-)

범죄로부터의 신변 보호에 있어서 위험한 요소로는 아무런 대응도 못할 정도로 신체적으로 나약한 상태나 어설픈 격투기 실력에 자신감만 충만한 상태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죄란 것은 실제 상대가 무기를 들고 있는 경우까지 상정해야만 하는데, 그래서 김동현도 말을 했고 숱한 UFC 엘리트 파이터들도 말한 바이지만 '싸우지 않는 게 상책. 도망간다'가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기도 했죠. 격투가들이 단독으로 양아치들이나 깡패들을 제압하는 영상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다만 반대의 영상도 있긴 있습니다. 격투기 팬들에겐 굉장히 유명한 사건입니다. UFC 출신, 그것도 헤비급 마이켈 팔카웅과 중소 규모 협회에서 활동하던 동료 종합격투기 선수 메나가 주유소 내 편의점에서 여자들에게 추근거리다 거절을 당합니다. 성이 난 팔카웅과 메나는 그녀들의 얼굴을 거칠게 밀치며 욕설을 내뱉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자 성난 남자들 무리가 들어와 싸움이 일어나게 되죠. 양아치짓을 하다가 싸움에 휘말린 셈인데, 2 vs 다수의 싸움이기도 했고,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거나한 상태였다는 이런저런 핸디캡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UFC 출신 헤비급 엘리트 선수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강목으로 추정되는 무기에 뒤통수를 맞고 기절 파운딩까지 당하는 모습을 노출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메나는 너무 많이 맞고 뇌에 충격을 받아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지게 됐고요. 종합격투기는 1 대 1을 상정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스트리트 파이트에서 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는 영상이기도 하답니다. 

애당초 파크라티온이야 종합격투기이기도 하니까요. 브로튼 룰만 해도 판크라티온이 복싱과 레슬링을 중심으로 한 종합격투기 형태였음에 반해 베어 너클은 오늘날의 복싱과 훨씬 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뿐이지, 본문에 언급하지 않은 격투 기술에 대한 설명을 보면 박치기, 팔꿈치 공격, 심지어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눈을 찌를 수 있는가까지 나와있을 정도로 원시적 형태를 갖고 있었잖아요. 아예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이 맨손으로만 싸운다면 말씀처럼 경기가 오래 이어질 수가 없을 것입니다. 시작부터 손등 찢어지고, 손가락 뼈 으깨지고 난리도 아니겠죠. 맞는 상대에게도 위험한 측면이 있고요. 정권 보호대를 찬 상대가 간단한 잽을 내밀었고 이걸 정타로 맞은 것뿐인데, 권투였다면 별반 문제가 없었겠지만, 베어 너클 경기에선 내 얼굴이 꽤나 많이 찢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아, 이건 본문에 언급했듯 오히려 인기를 끌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 

여하튼 베어 너클과 복싱은 많이 닮긴 했지만, 분명 다른 접근법이긴 하더라고요. 글러브가 없어서 안면에 대한 수비를 사실상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되니 상대 손을 잡는 듯한 모션을 취하는 것부터 말이죠. 제가 격투기 마니아였다면 많은 부분들이 보였을 텐데, 제 관련 지식은 일천한 수준이라 이런 큰 것 외엔 보이지 않는다는.. ㅋㅋㅋ  

십중팔구는 에이전트 님과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저도 유튜브에서 추천 영상이라고 베어 너클 경기들이 뜨지 않았다면, 지금도 횡스크롤 벨트 액션 장르라 하나요? 아무튼 그 게임이 우선적으로 떠오를 거예요. 근데 생각을 해보면 그 주인공 중 한 명 노란머리 주인공 있잖아요. 그 친구가 베어 너클 선수였던 거 같아요. 글러브 없이 정권 보호대 하나만 차고 복싱스타일로 상대를 공격했으니 말이죠. 작품 제목과 연결을 시키면 '진짜 주인공은 그 친구가 아니었을까'라고 방금 생각을 해봤답니다. :-) 

비행 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생각난 건 정권 보호대조차 없는 진짜 맨주먹으로 베어 너클을 벌였던 형태의 경기 모습입니다. '얼굴을 뒤로 빼고 있는 자세야 얼굴 보호임을 누구나 다 알 수 있지만, 기본 자세에서 팔의 위치가 안면 보호를 위한 위치가 아닌 가슴 쪽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어차피 글러브가 없이 경기를 치러야만 하기 때문에 더 앞에 있는 팔은 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역할을 맡았을 것입니다. 막아내며 동시에 크로스해서 쳐냈겠죠. 경우에 따라 주먹으로 상대를 공격하기도 했겠고요. 큰 펀치는 안으로 움크린 팔을 통해 나왔을 것입니다. 일반인과는 비교하기 힘든 내구력을 지녀서 상대적으로 주먹으로 공격하는 게 가능하긴 했겠지만, 실제로는 그들조차 맨주먹으로 상대의 얼굴을 가격한다란 생각은 거의 안 했습니다. 저도 앞서 언급했고 직접 말씀하신 것처럼 주먹으로 상대를 직접 때리는 건 상처를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펀치를 내면 낼수록 손등이 찢어지고 손가락 뼈가 으깨질 확률이 점차 높아질 테니까요. 복싱의 글러브는 펀치를 내는 선수의 손 보호가 일차 목적이었으니, 말씀처럼 베어 너클의 경우 손의 내구력이 보다 강하게 태어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는 타고난 능력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이 훨씬 더 컸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구성이란 부분, 어느 정도야 단련으로 강하게 만들 수 있다지만, 애당초 약하게 태어난 사람이라면 답이 죠. 예컨대 K-1의 마이크 베르나르도가 이를 완벽하게 증명하잖아요. :-) 

그건 그렇고 비행 님의 댓글을 보며 라이트한 격투기 팬이 아닌 거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본문에선 글이 길어지고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데 전문적인 내용이 담길 거 같아서 모조리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포스팅을 작성하기 전 이미 해외 전문가들의 영상을 봤거든요. 아무 보호대 없이 싸운 베어 너클 선수들은 손바닥이나 등주먹으로 상대를 가격했다고 한 걸 이미 아는 상태였단 소리. 그런데 이 지점을 정확히 말씀하시다니! 예컨대 손바닥으로 치면서 룰에서 금지하지 않았던 부분, 눈알 찌르기도 시도할 수 있었죠. 

인상 깊은 댓글 감사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파이터로서의 불꽃 같은 삶이 아닌, 인생 말년까지 본 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관점에서 본다면 틀린 말도 아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