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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추억소환] 90년대 포장마차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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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5-04 08:23:51

 

 

 90년대 해질녁이면 길거리에 쫙 깔리기 시작했던, 포장마차의 추억이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실겁니다. 90년대 중반 대학생이었던 저도 강의가 끝나고 해가 지면, 오늘은 또 무슨일이 없나 동방이나 과방을 어슬렁거리는것이 신입생 시절의 즐거움이었죠. 훗날 00년대가 되어 사회인으로 찾았던 포차와는 또 다른 추억거리로 기억합니다.

 

포차라고 하면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서면의 포장마차 골목이라네요.

 

여기는 최근의 종로 3가역에서 낙원상가까지 이어지는 포장마차 골목입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이나 그때나 크게 변한것은 오직 가격뿐인것 같습니다. 오백원에 소주 반병도 팔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맥주 글라스로 한잔) 지금은 포차 안주도 웬만한 주점 안주와 비교해서 전혀 저렴하지 않죠.  물론 90년대에도 생물 안주는 결코 싸지 않았지만, 고등학생때도 슬쩍 도전해봤던 학사주점이나 호프집과는 달리 포차는 웬지 어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기에, 그 첫경험은 상당히 색달랐습니다.

 

 고딩시절 가끔 찾았던 투다리의 닭꼬치입니다. 이거 한접시에 4천원 정도였던 기억이네요.

 

 

 강남지역 포차

 대학생이 되고 나서 제일 먼저 가본 포장마차는 강남역 동아극장 앞에 주르륵 늘어서 있었던 포차들입니다. 비록 지금은 복고풍 실내포차나 분식 노점상 정도에서 옛모습을 조금 엿볼수 있지만, 강남대로 바로 옆에서 오돌뼈에 한잔을 나누던 그곳은 다시 볼수 없게 되었네요.

 

오돌뼈를 시키면 홍합국물과 오이 한접시는 서비스로 주시던 기억이 나는군요.

 

 서울 시내에 포장마차 거리는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지만, 강남역 포차 다음으로 기억이 나는 곳은 다름아닌 잠실역 포차입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지만, 공터로 남아있던 시절 그곳에는 포차가 성업중이었죠.

 

사진속에 롯데캐슬과 시그마타워가 보이는걸 보니 상당히 최근까지 했었군요.

 

사실 80년대만 해도 석촌호수변에는 온통 포장마차 천지였습니다. 지난 1989년에 기습적으로 서울시가 밀어붙인 철거작업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요.

 

 

 대학로 혜화역 포차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곳은, 혜화역 4번 출구 앞에 저녁때만 되면 쫙 펼쳐지던 포차들이었습니다. 골목이 상당히 넓은 편이었는데요. 한창 경기가 좋던 90년대 중반에는 빈 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였죠.

 

 여름밤에 이곳에서 산낙지에 소주 한잔 기울이던 기억이 눈앞에 선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골목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순대볶음과 술국을 파는 골목이 나오는데요. 심야영업을 했기에 그곳에서도 선후배들과 섞여서 밤새 마신적이 있었습니다. 찾아가지 않은지 10년 가까이 되었기에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요. 육교 건너편에 있던 원조꼬치오뎅도 아직 있는것 같더군요.

 

 

해산물 안주들 

 포차의 꽃은 즉석에서 조리하는 생물 재료인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먹어본 산낙지의 짜릿한 경험이란... 제 주변 사람들은 산낙지를 먹을수 있는 사람과 못먹는 사람으로 나뉩니다.

 

 오도독한 식감의 아나고도 많이 시키던 안주였습니다. 제 취향은 꼼장어쪽에 가까웠지만요.

 

그 자리에서 볶아주던 꼼장어 한접시면 소주가 무한정 들어갔었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포장마차 꼬막이 최고죠! 정말로 소주가 짝으로 들어갔습니다. 

 

종로의 포차들 

저번에 굴보씸집으로 소개한, 서울극장 근처 포장마차들도 기억납니다. 아직도 영업하는 모양이네요.

 

 종로의 낙원상가부터 전철역 출구까지 있는 포장마차 골목도 유명하지만, 예전에는 피맛골이 더 유명했었죠. 재개발로 인해서 대부분의 단골집들이 사라져서 더이상 찾아가지 않은지 오래되었지만, 혹시 이곳은 아직 남아있지 않을까 하네요. 최근 사진들이 있는걸 보니, 나중에 서울에서 번개를 한다면 이곳에서 하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어떻습니까, 여기가 어딘지 기억하시겠어요?

 

 아마도 이 사진을 보면 바로 기억이 나실겁니다.

 

 비좁은 실내에 퀴퀴한 막걸리 냄새와 한쪽에서 굽고있는 임연수 구이 냄새가 가득했던 그곳, "와사등" 입니다. 신입생때 처음 가보고는 별세계에 발을 들인 느낌이었는데요. 온통 벽면에 가득한 낙서와 함께, 어느새 해가 지면 자리가 꽉 채워지던 그곳의 분위기가 그립네요. 안주는 임연수, 개떡(부침개), 두부김치 3가지로 기억하는데요. 술이 떨어지면 전화 한방에 오토바이로 푸대째로 배달해주던 막걸리는 문화충격이었습니다.

 

 

논현동 먹자골목 

90년대는 아니지만 0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포차가 바로 집 근처에 있었는데요. 현재의 백대표, 백종원씨가 요식업을 시작한 논현동 골목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던 곳이죠. 


 항상 사람이 많은데요. 아마도 강남 한복판치고는 납득할만한 가성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고 인기 메뉴, 매운닭발입니다. 전 주먹밥만 좋아합니다.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이라는군요. 워낙 강남에서 한잔 한지가 오래되어서, 백종원 본점들도 상호가 바뀌고 있다는 논현동 먹자골목에 가면 꼭 찾아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전 쌈밥집을 더 좋아했습니다.

 

 한때는 갈비집들이 더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다 사라지고 마포갈비와 삼미갈비만 서로 마주보고 살아남았네요.

 

삼미갈비가 좀더 수용인원이 많지만, 좌식 테이블이 대부분이라 신발 분실에 주의하셔야 됩니다.

 

 갈비집에서 멀지 않은곳에 있는 함지곱창입니다. 꽤 유명한 집이지만 가격대가 제법 나가는데요. 볶음밥이 맛있습니다. 사실 곱창 2~3인분이면 돼지갈비를 양껏 먹을수 있으니 대학생때는 갈비집 위주로 갔었던 기억이네요.

 

 

*보너스 

 보너스로,  제가 국딩시절인 1980년대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던 영동 스낵카를 소개하고 갑니다. 한동안 기억에서 잊혀진 곳이었는데요. 즉석 우동과 즉석 짜장으로 일대에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롯데백화점으로 바뀌기 전 모습입니다. 스낵카 버스가 보이네요. 사진을 보니 열심히 분당선 공사를 하던 시기였나봅니다.

 

아시다시피 분당선 한티역이 생기고 근처 아파트들이 싹 재개발되면서 엄청나게 비싼 동네가 되었지만, 이 영동스낵카는 서울미래유산으로 등록되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네요.  통행이 많은 곳이라 지나가 본지도 오래되었지만, 언제 지하철을 이용해서 한번 가봐야할것 같습니다.

 

 제 국딩시절엔, 실제로 이 버스 안에서 국수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교적 그때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네요. 지금은 문화유산이되어 옆의 건물에서 식사가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푸드트럭의 원조라고도 하던데요. 당시의 스낵카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이곳만이 남은 모양입니다.  

 

 

 어렸을적 추억을 담은 어떤 곳들은 사라져 갔지만요. 아직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쁜 마음에 따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곳 외에도 수많은 포차들이 눈앞을 스쳐가지만, 오늘은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추억의 포차는 어디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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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9-05-03 22:20:19

와.. 투다리! 정말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WR
2019-05-03 22:22:22

예전만큼 흔하진 않지만 아직도 체인점들이 남아있더군요.

1
2019-05-03 22:22:25

정말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이번엔 진짜.....

 

 

WR
2019-05-03 22:23:54

중간에 골목 하나를 몽땅 앙님 저격으로 골랐습니다.

2019-05-03 22:26:06

몽땅 저격인데요......

그런데 저어기 휴지 달린곳은 공용화장실 인가요;;;;;;;;;;;;;;;;;;;

WR
2019-05-03 22:33:36

포차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휴지는 알아서 갖다 쓰란겁니다. 잠실역 유동인구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죠.

1
2019-05-03 22:23:07

신림동 관악산 입구에도 저 국수 파는
버스가 있었지요. 그때가 93~94년 무렵이었으니
세월이 참...

WR
2019-05-03 22:24:50

세월이 흘러서 저런 스낵버스(?)들은 거의 사라졌는데요. 강남 금싸라기땅에 아직 남아있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벌써 예전에 사라졌을줄 알았거든요.

2
2019-05-03 22:25:49

지금은 사라졌을건데....

예전에 사당역 남태령 방향 맞은편 공터네 포장마차촌이 있었습니다.

밤새 술먹고도 모잘라 그곳에 들려 해뜰떄까지 술을.....

 

한번은 첫눈이 발목까지 오던날 혼자 한잔 하는데 합석하자던 처자도....... 

WR
2019-05-03 22:27:55

아 거기 기억납니다. 엄청 넓었는데도 해질녁부터 사람이 바글바글... 

 

그런데 찾아봐도 이미지를 구할수가 없네요..

1
2019-05-03 22:26:55

서면 롯데백화점 앞인가보네요. 지나가다가 본 게 다라서 잘 모르겠고..남포동 포차는 번호까지 지정하고 꽤 많은데 산낙지 맛있고 싸게 먹었죠 저 어릴땐 지나가며 포장마차 참 많이 봤는데 이제 거의 없어졌네요.

WR
1
2019-05-03 22:29:17

서울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일부러 찾아가야 할 정도로요. 예전에는 대충 번화가 근처 길에는 한두개씩 꼭 있었는데 지금은 찾기 힘드네요.

1
2019-05-03 22:31:20

디스코텍에서 밤새 춤추다 새벽녁에 나와 마지막 남은 포장마차에서 겨울날 데워서 나누어 먹던 정종 한잔이 너무 기억에 남는군요^^

WR
2019-05-03 22:32:16

흐.. 추운 겨울날 정종 왕대포 한잔 들이키면 식도부터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 최고죠!

1
Updated at 2019-05-03 22:35:06

제가 좋아하는건

 

 

그냥 한적하고

혼자가서 우동 하나 말아 주소~하고는 하루의 피로를~촤아

이미 저곳은 말이 포차지 기업형화 되어있자나요

 

 

WR
2019-05-03 22:36:11

도저히 24짤의 기억으로는 알수가 없는건데요?

 

사진에 계신 분들 헤어스타일을 보니 30년은 족히... 물론 포장마차 우동은 저도 좋아합니다. 그걸로 한병 더 마셔요.

2019-05-03 22:48:17

뭔가 범죄의 향기가 나는 사진입니다?!?!

1
2019-05-03 22:48:04

전 신사동 포차에서 먹은 기억이 두고두고~*

WR
2019-05-03 22:50:48

흐, 신사동 실내포차도 엄청났었죠. 근데 잘못들어가면 가격이...

 

오늘같은날 일 끝나고 한잔 하기에 좋죠. 그러고보니 벌써 한잔 중이실지도요?

2019-05-03 22:58:34

빙고~*

2
2019-05-03 22:50:53

몇번 경험한 바로는 포장마차가 절대 저렴하지 않았다는 거.

일반 주점에서 먹는 금액과 같거나 더 나왔던 기억밖에 없네요.

WR
2019-05-03 22:52:35

예, 절대 저렴하지 않고 서비스와 질에 비해 많이 비쌌죠.

 

그런데 실외에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모여있는 분위기가 또 다시 찾게 만들더군요.

1
2019-05-03 22:57:22

투다리 그냥 꼬치집 아녜요? 꽤 오래 된 곳이었구나...

그나저나 즈는 가족들하고 포장마차 딱 한번 가본게 다에요. 진짜 연애시절, 대딩시절은 포차를 한번도 안가봤네요. 전 뭐했던 걸까요...

WR
2019-05-03 22:59:12

투다리 그냥 꼬치집 맞아요. 꼬치안주도 있고 우동도 있고~

 

울짱걸님 잘못이 아니라 남자분이 경험이 없었든지, 더 좋은데만 데려갈려고 했겠죠.

1
2019-05-03 22:58:00

오늘은 다행이네요~

저는 포장마차 세대가 아닙니다~

 

제가 성인이 될때 점점 사라졌어요~~~~

WR
2019-05-03 23:00:48

아앗, 그러셨군요!

 

 

...라고 할줄 알았죠? 그냥 술을 별로 즐기지 않으시는걸로~

1
2019-05-03 22:59:46

우왕...잠실역포차 사진이 있군요.

 

석촌호수변에서 밀려난 포장마차들이 롯데타워부지안에 자리를 잡고 영업했죠.

 

2000대초반까지 영업했는데....이것도 거진 20년전 추억이네요.

WR
2019-05-03 23:01:42

90년대 피크때는 정말 인파가 어마어마했죠. 그때 거기 영업하던 분들 건물을 몇채는 올렸지 싶습니다.

1
2019-05-03 23:03:29

청소년기에는 부산 서면의 포장마차.
군제대 후에는 혜화역 4번출구 포장마차.
졸업 후에는 종로의 포장마차 순입니다.
인사동 가는 길에 위치한 예전 맥도날드 본사 근처 포장마차 잘 갔어요.

저 많은 자료를 어찌 모으셨는지... 대단합니다!

WR
2019-05-03 23:05:36

으앗, jin3님 포차라이프를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그대로 옮겨놓았네요.^^;;;;;;

 

그냥 구글링 하면 이미지들이 막 튀어나와서 열심히 줍줍한겁니다.

1
Updated at 2019-05-03 23:07:21

 위에 서울 아래쪽에서 꽤 컸던 사당, 잠실 포장마차촌도 나왔지만 ,석계역을 지나쳐 태릉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석계역을 마주보곤 오른쪽에도 포장마차촌이였는데 어느순간 다 없어졌더군요. 

전 개인적으로 포장마차는 가격이 저렴한 곳을 가 본 기억이 거의 없다시피해 좋은 기억으로는 남아 있지가 않네요. ^^;;;

WR
1
2019-05-03 23:09:06

사람 많은곳 포차치고 싸지도 않고 재료도 싱싱하지도 않고 서비스는 별로인곳이 더 많았죠.

 

저도 생각해보면 젊었을때나 분위기에 취해서 갔지, 지금은 가라면 망설여질것 같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포차에 관련된 추억들 하나쯤은 있는것이 그시절 세대들의 공통점 아닐까요? 

2019-05-03 23:16:30

^^;;;

1
2019-05-03 23:12:07

포장마차는 꼬꼬마 시절에 아버지랑 한번 갔던가 가지 않았던가...

 

대학생땐 포장마차 가자!란 친구는 없었네요...(포장마차도 별로 없었고...)

 

여기 일본엔 아직도 가끔씩 포장마차 라멘집이라던가...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본 적은 없지만)

 

WR
Updated at 2019-05-03 23:16:11

도쿄랑 나고야, 오사카만 가봤는데요. 나중에 다시 일본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후쿠오카 포차촌은 한번 가보고 싶더군요. 

물론 전 일어가 짧기에, 먼저 후쿠오카에 지인을 만드는게 급선무입니다.

2019-05-03 23:26:48

이거 뭐 최소 40대 이상이네요. 종로3가, 대학로가 저랬었구나. ㄷㄷㄷ

1
2019-05-03 23:59:52

동물의삽님이 초등학생 때 진달래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뒤에 있던, 그랜드 백화점 맞은편, 대치동 스넥카에서 국수를 드셨다구요? 전래동화에 나오는 이야기 같아요. 저 같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WR
1
2019-05-04 00:04:25

심지어 그때는 저 주변에 영동주공인가 도곡주공인가 저층 엘리베이터 없는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죠. 

 

그때를 기억하시는걸 보니 아무래도 저보다 연배가 한참 위이신것 같습니다. 저번에 같은 처지라고 드린 말씀은 취소할께요.

2019-05-04 09:59:19

연배는요, 저는 그 때 꼬마라서 잘 몰랐어요.
형님 누나들께 줏어들은 옛날 얘기죠.

1
2019-05-04 00:21:08

옛추억 생각하며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대부분 안주는 고갈비와 가락국수 먹었습니다..청주에 포차거리는 본정통안에 있었는데 거기서 술 먹다보면 동네가 좁아서 아는 사람들 만나서 2차..3차 ㅎㅎ
포차에 대한 기억이 좋아요 ^^

WR
2019-05-04 00:23:46

신입생 시절, 어느 선배가 갈비 먹으라 가자는 말에 혹해서 따라갔더니,

 

'고등어' 갈비를 사주시더군요. 그런데 이게 입에 쫙쫙 달라붙는겁니다. 그때부터 시작한 포차 시절은 제가 계산할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즐거웠습니다.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꼭 또래 아는 친구들 만나서 자리가 커지고 2차 가고.. 지금 그 녀석들 다 어디갔는지 궁금하네요.

1
2019-05-04 01:36:59

그시절에는 추억의 포차입니다만..
지금 관점에서 보면 그냥 탈세의 현장이죠.

WR
Updated at 2019-05-04 08:30:04

맞아요. 무조건 현금결제 + 계산서도 따로 없이 이모(?)님 기억으로 계산하시고, 재료 원산지 표시따위..

1
2019-05-04 05:34:41

포장마차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카바이드 등’ 입니다
이제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아이템 이죠.

WR
2019-05-04 08:29:46

카바이드 등도 유명했고, 지금은 전설로 남았지만 "카바이드 막걸리"라는 뉴스가 떠들썩했던 시절도 있었죠.

 

 과학적으로 성립할수가 없는데도 그때는 괴담처럼 떠돌았기에, 아마도 가짜뉴스의 원조쯤 되지 않나 싶습니다. 

1
Updated at 2019-05-04 09:17:58

90년대 중반까지 있었던 강남역 6번출구 모퉁이 한가운데 있었던 로마포장마차.

지금은 논현역의 랜드마크지만 원래는 재개발된 잠원동 한신상가지하에 있었는데, 닭도리탕과 라면이 맛있고 덤으로 새벽에 연예인들이 자주들렸던 한신포차.

우미관 좁은골목뒤 막다른길에 있었던 학사주점 지붕.

그리고 그옆에 있던 학고방에 간판도 없던 할머니집.

두곳다 비오는날 낮술부터 마시기 좋은곳이었습니다.

지붕은 낮은 2층다락이 포인트인데 거기서 창문을 열어놓으면 비오는 골목을 내다볼수가있었습니다. 운치가 있었죠,

할머니집은 바로 그옆이었는데 간판이 없어서 그냥 우리가 할머니집이라고 불렀습니다.

할머니가 혼자서 사셨는데 자리는 딱 하나뿐이고, 별다른 안주도 없고 계란말이에 계란 껍데기가 들어있기도 했고 화장실이라고는 뒷문열고 나가면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좁은 뒷마당에 커다란 항아리가 전부였죠.

여자애들을 데리고 가면 난감했던 곳이었는데도, 시내 한복판에 고즈녁한 시골분위기이라 다들 놀라면서도 만족해 했습니다. 여성들의 화장실은 근처 다른빌딩을 이용했지요. ^^

할머니께서 눈치도 주지않고 장사욕심도 없으셔서 꽤나 친한사람들끼리만 모여 술을 마셨던 곳 입니다. 그때도 연세가 많으셔서 장사를 귀찮아하셨는데 이젠 돌아가셨겠지요.

여기가 무려 종각건너편이었습니다.

위의 장소들에서 정말 술 많이마셨었죠.

지금은 다 사라져버린곳이네요.

문득 그리워집니다.

WR
2019-05-04 11:09:18

종각부터 종로3가까지 쭉 이어지던 피맛골 골목에는 맨정신에는 절대 못찾아가지만 한잔 들어가면 어떻게 찾았는지 모르게 딱 느낌으로 알아차릴수 있는 집들이 몇군데 있었습니다.

 

이제 종로쪽 유동인구도 예전같지는 않고 유행따라서 핫한 동네도 변해가지만, 종각역 육미부터 안쪽으로  펼쳐지는 포장마차들도 자주 찾았던 기억입니다. 말씀하시는 할머니집은 안타깝게도 가본적이 없네요. 

 

장문의 정성 댓글 고맙습니다. 글 읽는데 눈앞에 거리의 모습이 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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