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소환] MBC 대학 가요제, 기억하시나요?
강변가요제에 이어 오늘은 대학가요제로 찾아왔습니다. 1977년부터 2012년까지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겨울의 가요대잔치였는데요. 워낙에 쟁쟁한 수상곡들이 많아서, 고르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대부분의 무대가 영상자료로 공개되어 있는 강변가요제에 비해, 대학가요제는 자료화면을 찾기가 힘이 많이 들었는데요. 영상으로 보면 저 얼굴이...? 하면서 놀라실 수도 있지만, "대학" 가요제이니만큼 모든 출연자는 20대 초반임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아마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일텐데요. 추억의 노래들과 함께 시원한 여름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주병선 - 고인돌
칠갑산으로 유명한 주병선의 금상 수상곡입니다. 그는 원래 여수공고 시절부터 록밴드에 몸담았던 록커 출신이었다는데요. 추계예술대에 입학할때는 국악학과로 들어갔고, 부전공은 타악기였다고 합니다. 록음악의 바탕 위에 국악적인 창법과 연주실력까지 고루 겸비하게 된 이유인데요. 대학가요제 수상을 계기로 이듬해 1집 <칠갑산>의 엄청난 히트로(아직도 종종 들려오죠) 스타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무한궤도 - 그대에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지금도 축제의 한가운데에서 항상 들려오는 곡인데요. 대체로 늘어지는 참가곡들이 태반이었던 1988년 가요제 때, 무한궤도는 다행히 맨 마지막으로 순번이 정해졌고, 웅장한 키보드 인트로가 울려 퍼지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대상을 직감했죠.
전람회(김동률, 서동욱) - 꿈속에서
지금도 가요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구축한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의 방송 데뷔 무대가 되었습니다. 대상과 특별상을 모두 수상하는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요. 신해철과 윤종신등이 소속되어 있던 대영AV와 계약하고, 1994년에 첫 앨범인 <EXHIBITION>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타이틀곡 <기억의 습작>이 라디오를 타기 시작하는데...
이범용, 한명훈 - 꿈의 대화
1980년 대회 대상곡입니다. 연대 의예과 재학생인 이범용, 한명훈 콤비가 불렀으며, 대상을 수상했음에도 가수로 정식 데뷔하지 않았습니다.(불과 두시간 남짓 연습하고 무대에 올라갔다는 후문이 있더군요) 이 곡에는 표절 논란이 있었는데요. 요절한 천재 가수로 유명한 김정호씨의 <꿈을 찾아>와 상당부분 흡사하게 들리긴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고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김학래, 임철우 - 내가
1979년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학래, 임철우의 곡입니다. 대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후, 김학래씨는 솔로 활동을 이어가는데요. 특히 이 곡은 80년대 통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죠. 솔로 시절에도 슬픔의 심로나 해야 해야등의 히트곡을 내면서 제법 인기를 끌었지만, 이성미씨와의 스캔들 이후로 조용히 활동을 접었습니다.
높은음자리 - 바다에 누워
1985년 대상을 타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입니다. 데뷔앨범에 이어 2집까지 녹음하면서 오래 이어질것 같았던 높은음자리는, 멤버간의 불화로 활동을 중단합니다. 결국 원래 멤버였던 임은희씨는 그대로 솔로 활동을 이어갔고, 새 여성 멤버를 영입하며 3집까지 발표하지만, 이전의 인기를 되찾지는 못했죠.
전유나 - 사랑이라는 건
"너를 사랑하고도" 라는 애절한 발라드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부산 출신 가수 전유나씨의 노래입니다. 발라드를 부를때와는 달리 상큼발랄한(?) 모습을 볼수 있는데요. 최근 '불타는 청춘' 등에 출연하면서 최근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약간 후덕해졌지만 동안을 유지하고 계시더군요.
유열 -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상과 금상곡이 모두 명곡으로 남은 1986년 대학가요제의 대상곡입니다. 이 곡으로 데뷔한 유열씨는 당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던 선배 가수인 이수만과 이문세를 합쳐서 <마삼 트리오>로 묶이기도 했는데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는 연달아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사랑받았습니다. 라디오 DJ 생활을 오래 하면서 무대에서 보기가 점점 힘들어졌는데요. 최근에는 뮤지컬 제작자로 바쁘게 활동한다고 하네요. 2012년 50이 넘어서 15세 연하의 신부와 결혼하여, 슬하에 1남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활주로 - 탈춤
원래 1978년 제2회 대회에서 활주로의 이름으로 은상을 수상한 곡입니다. 원래 같은해 여름에는 TBC 해변가요제에서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라는 곡으로 인기상을 수상했었는데요. 같은해에 연달아 두 대회에서 모두 입상하면서 당대 가장 큰 음반사였던 지구레코드와 계약했습니다. 다른 멤버들은 학업으로 돌아갔고, 배철수는 결국 송골매를 결성하게 되죠. 물론 지금 배철수씨는 전설의 DJ로 남았습니다.
이정석 - 첫눈이 온다구요
1986년 대회에서 유열과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이정석씨의 데뷔곡입니다. 같은 해에 만나서 약간 아쉬운 점도 있을만큼, 상당히 사랑받은 명곡인데요. 아직도 겨울이면 종종 들려오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이정석씨는 1집부터 <사랑하기에> 라는 불후의 명곡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으며, 2집의 조갑경씨와 함께 부른 <사랑의 대화>, 3집의 <여름날의 추억>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습니다. 1992년 5집 이후 6집을 발표하기까지 6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며, 6집 이후로는 더이상 음반을 내지 않고 있네요.
열심히 고르고 보니 대부분 80년대 노래들이고 70년대와 90년대 곡들은 한곡씩 밖에는 올라있지 않네요.^^;;;; 아무래도 초중고딩을 거치면서 감수성이 예민할 무렵 들었던 노래들이라 더 기억에 남았던 모양입니다.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더라도, 여러분들만의 최애곡들을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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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마의 '해야'가 빠졌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