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소환] 90년대 드라마 주제가들, 기억하시나요?
90년대 지상파 채널이 네개(+AFKN)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훗날 케이블 티비가 생기면서 채널은 좀더 늘어나지만, 제작 역량은 지상파 방송국을 쫒아가지 못하던 시절이었는데요. 지금 케이블이나 종편 채널들이 훨씬 트렌디하면서 완성도 높은 드라마들을 만들어내고, 외국의 드라마들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당시의 인기 드라마들과, 그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던 주제가들을 골라보았는데요. 그 시절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함께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갈채
'아마도 그건'으로 사랑받았던 가수 최용준이 주제가와 주연까지 모두 맡았던 드라마입니다. 원래 주연에는 김원준과 신성우등이 물망에 올랐다는데요. 모두 앨범 작업때문에 고사하여, 최종적으로 최용준이 낙점받았다고 합니다. 대체로 신인급 배우들로 캐스팅이 이루어진것도 있고, 최용준의 눈부신(?) 연기력 때문인지 성적은 기대이하였는데요. 그래도 이 주제곡만은 꽤 길게 사랑받았습니다.
걸어서 하늘까지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오프닝부터 자연스레 담배를 피우던 민수형 간지...)
문순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최민수씨의 대표작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또한 허준호씨의 열연도 기억에 남는군요. 무엇보다도, 이때 절정의 미모를 자랑했던 김혜선씨의 모습이 아련합니다. 대단한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와 함께 장현철의 주제곡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당시 막 수도권에서 퍼져나가던 500원 동전을 넣는 노래방의 확산과 함께, 노래방 애창곡으로 남았습니다.
마지막 승부
장동건과 심은하라는 최고의 캐스팅과, 농구대잔치가 절정을 달리던 시대, 그리고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인기등 많은 요소와 함께 전폭적인 농구 붐을 일으킨 드라마입니다. 그때 농구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 하면, 9만원이 넘던 에어 조던과 에어맥스 바클리가 날개 돋힌듯 팔렸고, 학교와 동네를 막론하고 농구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스포츠 주제의 드라마 중에서는 전무후무한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로 기억되네요.
머나먼 나라 - Endless Love
군대가기 전에 열심히 보았던 드라마인데요. 인기가 너무 높아지자 무려 14부를 연장해버리는 바람에, 입대할때까지 엔딩을 보지 못했던 드라마입니다. (나중에 결말만 어떻게 듣긴 했죠) 김민종이 불렀던 이 주제곡은 90년대 내내 남자들의 노래방 인기곡이었는데요. 지금도 가사 없이 따라부를수 있습니다.
별은 내 가슴에 - 언제나 너의 곁에서
군복무중이었지만 이 드라마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놓고 보지는 못했지만 먼 발치에서 각잡고 보기도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원래 차인표와 최진실을 주연으로 해서 야심차게 기획된 드라마지만, 진 주인공인 안재욱이 빵 터지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안재욱의 <forever>도 사랑받았지만, 그래도 별은 내 가슴에 하면 바로 임하영의 이 곡이 떠오르네요.
사랑은 블루
수영이란 스포츠를 매개로 한 청춘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원래 주연급이었던 이정재가 입대하는 바람에, 드라마 초반에 박상민의 친구역으로 설정해서 사망처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드라마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드라마 제목과 동명의 주제곡이 너무 좋아서 많이 불렀습니다. 이후에도 홍종명씨는 드라마 삽입곡을 많이 남겼죠.
질투
고등학교 시절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국민드라마이며, 시청률이 거의 40%에 육박했다고 하는군요. CF스타였던 최진실씨가 안방극장의 히로인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된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특히 유승범이 부른 동명의 주제곡은, 단3주만에 가요톱텐에서 1위에 오르는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나중에 표절임이 드러나면서 일부 멜로디를 수정해야 했던 흑역사도 있었습니다.
파일럿
국내 최초의 항공 드라마이자, 지금 시점에서 보면 어마어마한 캐스팅으로 사랑받은 드라마입니다. 당시 드라마라곤 해도 고증도 나름 착실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바로 땅콩항공에서 전폭적으로 이 드라마를 협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명의 주제곡은 정연준이 불렀는데요. 훗날 업타운의 그 정연준 맞습니다.
폴리스 - 내가 선택한 길
당대 최고 인기 작가였던 이현세의 원작만화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지금봐도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캐스팅과, 탄탄한 원작 덕에 M본부의 마지막 승부와 좋은 승부를 겨뤘던 작품인데요. 멋진 허스키 보이스를 자랑했던 손성훈의 대표곡이 되었습니다. 원래 시나위 출신의 촉망받는 보컬이었지만 전성기가 아주 짧았는데요. 90년대 이후 빠르게 잊혀져 간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프로포즈
이미 청춘스타였던 김희선과 류시원보다도, 원빈의 충격적인 등장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드라마로 기억됩니다. 당시 군생활을 하고 있었는데요. 김희선씨가 너무 예쁘게 나와서(90년대 화장법이긴 하지만요) 뭇 군바리들의 애간장을 녹이기도 했습니다. 원빈은 드라마 데뷔작이었는데요. 이 드라마에서는 개를 데리고 다니는 대사가 거의 없는(...)역으로 나와서 신비감을 증폭시켰죠.
아직도 많은 드라마가 남아 있지만, 이만 줄일까 합니다. 비가 많이 오면서 수도권쪽은 습하긴 하지만 온도가 많이 내려갔는데요. 추억의 드라마 주제곡들과 함께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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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근무중이라...ㅜㅜ
집에가서 한 곡씩 들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