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윤석열이 조국에게 던진 질문. 그리고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
시원 섭섭하다.
조국 장관의 사퇴를 보면서 느낀 저의 소회라면 소회랄까요. 힘들고 괴로웠을 가족들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던 한 가장의 안타까움과 아무리 억울해도 억울하단 말 한마디 조차 할 수 없는 한 인간의 처지가 너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여서 가슴이 답답하기 이를데 없었는데 이제는 모두 내려놓고 사랑하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 힘이 되어주고 보살펴 줄 수 있고 또 자연인으로서 그리고 법학자로서 억울함에 대해 마음껏 분노하고 항변하고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없이 시원하고 통쾌하기 까지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섭섭하기 이를 데 없네요. 뭔가 강하게 결속시키고 있던 구심점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 오래 알고 지내면서 호감을 가졌던 그렇게 오래도록 옆에 있어 줄 줄 알았던 지인이 갑자기 멀리 떠나서 영영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섭섭함? 더불어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망막함도 있습니다.
흔히 조국 사태로 명명되는 이번 사태를 저는 윤석열의 질문과 조국의 답변이란 틀 안에서 봅니다. 윤석열은 조국에게 질문을 던진 겁니다.
너가 그렇게 검찰개혁을 원해? 세상에 공짜는 없잖아. 그렇다면 너는 어디까지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윤석열은 조국에게 장관지명 직후부터 끊임없이 이 질문을 던졌고 조국은 온 몸으로 답을 했습니다. 조국 장관은 명예가 짖밟히고 위선자로 낙인찍히고 가족은 물론 친척과 지인들 그와 연개된 많은 이들이 자신 때문에 수난을 당해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때가 되었나 봅니다. 정부와 당에 니가 이렇게 부담이 되는데도 버틸 수 있어?
윤석열의 이 질문에 대해 조국 장관은 사퇴로 답변을 했습니다.
그러나 끝이 아닙니다. 윤석열의 저 질문은 아직 유효합니다. 우리가 정의롭고 신뢰할 수 있는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그런 검찰을 여전히 원하고 있다면요. 다만 이제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겁니다.
너희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검찰 다운 검찰을 갖기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우린 거의 헐 값이나 다름 없는 싼 값에 많은 자유와 평화를 누려왔지만 거기에 만족할 수 없다면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의로운 검찰을 갖고 싶다면 이제 우리가 윤석열의 질문에 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정의로운 검찰을 갖기 위해 과연 어디까지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을까요? 우리가 각오한 희생으로 충분한 값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좋은 검찰을 원하지만 과연 그에 합당한 자격을 갖고 있을까요?
우리가 좋은 검찰을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값을 치룰 각오가 되어 있는지 윤석열의 물음에 답변할 차례입니다. 조국 장관은 온 몸으로 답변했고 할 수 있는 이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마지막 답변을 했습니다. 이제 질문은 우리에게 남겨졌고요.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요? 정의로운 검찰이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할 까요? 윤석열은 아니 검찰은 오늘도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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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윤석열의 검찰은 질문할 자격 없습니다
(itsme님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