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음악] 금요일 밤에 듣는 C.C.R의 노래들
오늘은 캘리포니아 출신이지만 서던록 느낌의 음악을 하는 밴드,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제가 이들의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고 이주일 선생님의 <수지Q> 덕분이었는데요. 영상이 하도 웃겨서 이주일님의 노래냐고 물어보았고, 친절하게 CCR의 노래라고 설명을 들은것이 이들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 지금 보면 뭐여? 소리가 나올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자에서 나뒹굴었습니다)
웃으며 들었던 수지Q의 원곡을 듣고 엄청나게 놀랐는데요. 그 이후로 개인적으로 찾아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아직도 성인 취향의 음악회에선 이들의 노래가 널리 연주되는것 같네요.
Bad Moon Rising
CCR의 싱글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간 곡 중의 하나입니다. 빌보드 2위까지 오르며 밴드에게 두번째 골드 싱글로 남았는데요. 흥겨운 분위기와는 달리 약간 무시무시한(?)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이유는 1941년작 공포 판타지물인 '악마와 다니엘 웹스터'를 보고 존 포거티가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훗날 이 노래는 수많은 리메이크가 이뤄졌으며, 드라마 <워킹데드>에도 리메이크되어 삽입되었습니다.
Down On The Corner
이들의 네번째 앨범에 실린 곡으로, 빌보드 3위까지 올라갔습니다. 가사 속에 나오는 윌리와 푸어 보이즈는 길 모퉁이에서 연주를 하면서 동전을 구걸하는데요. 마치 스키플 밴드처럼, 빨래판과 칼라마주와 카주를 연주하는 소년 밴드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Fortunate Son
바로 앞에 소개한 다운 온더 코너의 다른 면에 실린 곡으로, <금수저>를 상징하는 노래입니다. 여기서 금수저는 다름아닌 미국의 장군이자 대통령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손자를 빗대어 쓰였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돈많고 빽있는 고위층 자녀들이 면제나 보충역으로 빠지는 일이 많았죠. 일명<신의 아들> 이라고 불리면서 말입니다. 당연히 월남전을 보는 시각이 그리 고왔을리 없기에, 대놓고 불공평한 파병을 까는 이야기입니다. 존 맥클레인 형사가 좋아하는 곡으로, 다이하드 4.0의 엔딩곡으로도 쓰였죠.
Green River
동명의 앨범에 실린 곡으로, 빌보드 2위까지 올라가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린 리버>는 멤버 존 포거티의 휴양지로 쓰이던 곳을 의미한다는데요. 마치 뉴올리언즈의 어느 풍경이 떠오를법한 노래이지만, 존 포거티 개인적인 곳을 그려냈다고 합니다. 또한 중의적 의미로, 어렸을때부터 좋아하던 소다팝 음료의 이름이었다는군요. 자신이 좋아하는 맛은 항상 그린 리버였다고 말입니다.
Have You Ever Seen The Rain
Long As I See The Light
코스모스 팩토리 앨범의 수록곡입니다. 바로 아래에 실린 룩킨 마이 백 도어의 다른 면으로 발매되었는데요. 결국 더블 사이드 싱글로 2위까지 오른 히트곡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CCR의 공연에서는 이 곡이 연주된 적이 없었는데요. 나중에 존 포거티의 솔로 활동에서는 콘서트 최고의 인기곡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필수적으로 연주되었다네요) 훗날 드라마 하우 아이 멧 유어 마더에 삽입곡으로 쓰이기도 했네요.
Lookin' Out My Back Door
위에 소개한 롱 애즈 아이 씨 더 라잇과 함께 발매된 곡으로, 결국 이들의 다섯번째 히트 싱글이자 마지막 피크를 찍은 싱글로 남았습니다.(그러고보니 빌보드 넘버원 히트곡은 없군요;; 콩라인?) 흥겨운 곡으로 짧으면서도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를 자랑하는데요. 포거티의 설명에 따르면 그의 아들 조쉬 포거티를 위해서 만든 곡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호사가들은 마약에 관한 곡일거라는 루머를 퍼트렸다는군요.
Proud Mary
아마도 CCR의 노래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곡이 아닐까 싶은데요. 빌보드 2위까지 오르며 크게 히트했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부르고 있는 곡으로 남았습니다. 워낙 많은 가수들에게도 사랑받았는데요. 발표된 해에만 30명이 넘는 가수가 다시 불렀고, 이후 100명에 달하는 가수들이 리메이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CCR 이외의 버전 중에는 아이크와 티나 터너가 부른 버전이 가장 유명할텐데요. 우리나라에선 그닥 이름을 입에 담고 싶지 않은 한 가수가 <물레방아 인생>이란 제목으로 번안해서 불렀습니다. 여기서 물레방아가 튀어나온 이유는, 원곡이 미시시피 강을 거슬러 오르는 외륜선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곡이기 때문입니다.
Suzie Q
이 곡은 원래 50년대 로커빌리 시대의 뮤지션 데일 호킨스의 곡을, 1968년 데뷔앨범에서 다시 불렀는데요. 실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단번에 그들의 이름을 알리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앨범에 실린 버전만 해도 길이가 무려 8분 37초에 달하는데요. 싱글로 발매했을땐 A면과 B면으로 나누어서 한 곡을 수록하는 흔치 않은 구성을 시도했습니다.(워낙 간주부분이 길기에 A면에서 페이드아웃되면 B면에서 이어서 연주가 시작되는 식이었다네요)
Who'll Stop The Rain
이 리스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곡은, CCR이 기록한 다섯개의 빌보드 2위곡중 하나입니다. 이 곡의 가사는 일반적으로 베트남전에 대한 반전의 의미로 해석되곤 했는데요. 훗날 존 포거티의 인터뷰에서, 사실은 1969년 우드스탁 공연 이후에 받은 강렬한 인상을 노래로 남겼다고 증언했습니다.
동명의 영화도 있는데요. 1978년 한 베트남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원래 <독 솔져>라는 제목이었지만, 제작자가 로열티를 지불하고 이 곡과 같은 제목으로 바꾸었답니다. 제가 가져온 영상은 포레스트 검프의 장면들인데요. 웬지 영화의 분위기와도 썩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음악 글로 찾아뵙게 되어 저도 후련합니다. 최근에는 시사/정치적으로 너무 말이 안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통에 음악글을 올리기가 개인적으로 힘들었는데요. 가능하다면 그동안 골라놓은 곡들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올려볼까 합니다. 여기까지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주에 또 찾아뵐께요.
2019-11-01 22:08:52
run through the jungle 이라는 노래도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듣고 싶네요
2019-11-01 22:31:44
아... 추억의 노래들이군요. 정말 그립습니다. 저는 LODI를 제일 좋아했습니다. 정말 신나고 멋진 곡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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