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김어준의 생각 "그러니 조선일보는 하면 안 된다"
"홍콩 시위 모델은 한국 6월항쟁이라는데 정작 우리 정부, 여당은 수개월 째 침묵"
홍콩 시위대가 80년 5.18과 87년 6월 항쟁을 거론하는데 우리정부가 홍콩 사태에 대해 원론적 입장만 낸다고 비판한 조선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우리 정부가 홍콩 사태에 대해 '당사자 간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는 원론적 논평밖에 못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 상황에서 정부 운신의 폭이 그 정도밖에 안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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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중국과 무역 마찰, 외교 갈등을 감수하고라도 중국 정부를 최고 수위로 비판하라'"
이런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 시민단체들, 언론들이 각자의 신념을 기반으로 당장의 경제적, 외교적 이익보다 인류 보편 가치를 지지하라. 그런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하면 안됩니다.
왜냐, 조선일보 프레임은 현 정부에 '친중' 딱지를 붙이고 싶은 거거든요. 보수 진영이 현 정부를 '반미, 친북, 친중'이라고 프레임 해온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 프레임의 강화를 위해서 홍콩 사태를 가져다 쓰는 겁니다. 이건 무관심 보다 더 나쁜거죠. 남들의 처절한 상황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끌어다 쓰는 것, 이런 걸 사악하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갑작스런 사드 배치로 중국 무역보복이 한창일 때, 조선일보가 우리 정부더러 중국 비판 성명을 당장 세게 내라고 한 적 있습니까?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을 몰아넣고 폭격할 때 조선일보가 정부 성명을 촉구한 적 있나요? 미국이 쿠르드를 배신할 때 입이라도 뻥긋 했습니까? 헝가리가 난민을 거부할 때는 뭐했나요? 일본이 위안부를 부정할 때 우리 정부의 강경한 성명, 촉구한 적이 있습니까?
그런 적이 없어요.
그러니 조선일보는 하면 안 된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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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