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프랑스 살면서 느끼는 몇가지
어찌어찌하다보니 파리에서 일하게 되서 1년째 살고 있습니다.
와서 산지 거의 1년정도 되가다보니 그동안 살면서 느낀 몇가지 적어봅니다.
1. 자전거 천국
자전거타기 좋고, 자전거가 많아서 천국이 아니라 정말 자전거에 대한 양보정신이 엄청납니다.
우리나라는 자라니 등의 표현을 써가며 자전거 동호회나 차도에서 운전중인 자전거에 대해 비난을 하지만(자전거도 차도에서 운전해야하는게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자전거에 대해 굉장히 인내심이 좋아요. 편도1차선 차도가 많은 파리인데, 앞에 자전거가 있으면 뒤따르는 차들은 군말없이 자전거 속도에 맞춰 자전거와 헤어질때까지 천천히 갑니다. 저도 이제 이정도 여유는 생겼네요. 자전거 동호회가 일렬로 쭉~ 행진이라도 하는날이면 맨 마지막 자전거가 지나갈때 까지 그 어느사람도 빵빵 거리지 않고 기다려줍니다.
2. 교통지옥 파리
일단 개선문 로터리 퇴근시간 운전해 보시면 파리의 교통지옥 운전을 체험해보실 수 있구요
프랑스 타 도시나 유럽 타 도시와는 달리 파리는 어떤때는 서울보다 더 양보를 안합니다. 차선을 바꿀라치면 안껴주려고 다닥다닥 붙는다던지...프랑스 친구들말로는 파리만 그렇다더군요
사소한 접촉사고에는 또 관대합니다. 별다른 기스없으면 확인하고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는...ㅋ
3. 영어
오기전에 생각했던것보다 영어가 잘 안통합니다. 물론 회사내에서야 문제가 없지만 실생활에서는 불편할때가 많고, 식당예약할때도 유명한 식당아니면 전화해서 영어로 예약이 어려운 식당도 많고...
4. 새똥
정말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 밑에 주차하신다면 '누가 내차에 일부러 똥 테러를 한것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가끔 새똥 테러를 당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 새들은 똥의 양들이 어마어마한듯....
5. 느림
관공서 업무의 느림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동사무소 직원이 너무 빠르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은행도 카드를 만들면 카드를 수령하고 비번을 내가 지정하고 바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카드신청 후 며칠 후 지정된 지점에 찾아가서 수령하고, 수령하면 또 비번을 은행이 정해서 집으로 우편으로 보냅니다.
6. 여름엔 해가 10시쯤 지고 지금 11월 중순인데 5시면 해가 집니다.
7. 성급한 일반화를 시키는 건 아닐까 싶으나, 제가 본 프랑스 사람중에 과묵한 사람은 본 적은 없습니다.
8. 굴과 화이트와인 조합은 정말 환상입니다. 한국 돌아가면 다시 초고추장 찍어서 소주랑 먹을 것 같긴 합니다.
9. LP시장이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교보문고와 비슷한 fnac 매장에 가면 CD보다도 LP를 더 많이 취급합니다.
10. 소매치기는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저희 직원들도 호텔안 로비에서도 가방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고, 고급식당이었음에도 따라들어와서 훔쳐간 소매치기도 있고, 바에서 옆 의자에 가방과 외투들을 올려놓고 나갈 때 보니 가방이 없어져있고... 한시라도 방심하면 안됩니다.
11. 가볼 곳은 정말 너무 많습니다. 예술을 좋아하시면 그런 장소, 중세 역사 덕후면 그런 장소, 음식과 와인을 맛보고 싶으면 그런장소, 쇼핑을 하고 싶으면 그런 장소 무궁무진....
12. 극장에 가면 영화 제목 밑에 VF, VO로 표기되어 있는데 VF는 프랑스어 더빙, VO는 오리지널 언어 입니다. 아직도 상업영화 더빙이 많고, 제 프랑스 친구들은 프랑스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어렸을때부터 더빙영화만 봐서 그렇다고....
13. 한식당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나라 제외하고 젤 많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많고 맛도 좋습니다.
14. 에스프레소
프랑스 인들은 커피 하면 그냥 에스프레소 입니다. 회사에서 들고다니는 커피잔도 머그잔이 아닌 거진 다 에스프레소 잔...
머 일하다가 오늘은 좀 한가해서 퇴근 전 생각나는거 끄적거려 보았네요...
막상 살아보니 한국인의 습관과 정서에 불편한 것들도 많은 건 사실이나, 우리나라보다 빠르고 급한 성격의 나라에 살지 않는한 그건 어느나라에서나 겪을 불편함이고... 굉장히 매력있고 살기좋은 파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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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역시 이쁜 누님들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