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김어준과 종교의 형성
김어준 신앙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하루 글 하나 정도면 프차에서 소화되기 좋은 분량이라 생각하지만, 과하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시는 분이 있습니다. 진도를 좀 빼야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신앙이라고 하는 것이 비꼬는 것처럼 들리고 불쾌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도는 없습니다. 김어준에 대한 믿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다보니 신앙이 가장 적확한 단어라 그렇게 선택한 것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겠지요. 인정합니다. 김어준 지지자들이 모두 그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김어준을 지지하시는 분이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제 입장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제 눈에는 신앙적인 분들이 훨씬 더 많이 눈에 띕니다. 저는 김어준에 대한 비판을 간간이 제 침묵이 부끄러울 때면 해왔습니다. 한두 번이 아니지요. 꽤 많은 글에도 불구하고, 찾아서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김어준을 비판한 포인트를 논리적으로 반박한 김어준 지지자는 없었습니다. 지난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플랜’부터 비판하기 시작해서 2년반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쓰면서 이런 기대를 합니다. 이번 글은 제대로 논박해줬으면 좋겠다. 나라면 어떻게 논박했을까 머리 속에 그려보기도 합니다. 당시 상황에서 정청래가 유시민을 깐 것도 타당하고, 지금 상황에서 유시민이 정청래를 비판한 것도 타당하며, 그 둘을 다 섭외하는 대인 김어준이라는 구도로 반박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댓글을 보지만, 신앙심만 눈에 띕니다. 그런 댓글들을 오랜 기간 보다보니 확증편향이 생겼습니다. 우연한 일이겠지만 종교적인 관점에서 김어준을 신앙하는 분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합리적인 논박은 일체 못 봤기에, 경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이라는 관점이 너무 과격합니까. 아닙니다. 구리스 팍팍쳐서 부드럽게 윤활시킨 것입니다. 바로 아래에도 김어준 비판하면 똥파리라는 글이 올라오지 않습니까. 인간의 특성인 비판적 사고를 하는 순간 곤충강 파리목으로 건너뛰게 되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까. 제 능력으로는 이성적으로 풀어낼 수 없습니다. 종교적 기적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일 아닙니까. 먼 훗날 양자역학을 통해 ‘더 플라이’처럼 설명될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현 시점에서는 종교적 열정으로 이해하고 다양성을 존중할 뿐입니다.
종교의 삼요소가 무엇입니까. 교조가 있어야 합니다. 김어준이 있습니다. 교단이 있어야 합니다. 김어준 지지세력-이성적인 지지자들을 빼둔 것 아시죠-이 매주 금요일 다스뵈이다를 보면서 헌금도 하고 예배를 보면서 신앙 고백을 합니다. 교리가 있어야 합니다. 교리는 제가 하나씩 관찰해서 적고 있지요. 이를테면 ‘불리한 것 모른 척 한다’, ‘ 비판 받으면 듣지 않은 것처럼 한다’, ‘비판하는 세력을 작전세력이라 부른다’ 그런 교리가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신앙심이 독실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이단인 이동형교 단어인 ‘똥파리’를 쓰면 신앙심이 의심받지 않겠습니까.
김어준도 언젠가부터 종교적인 색채를 띄어왔습니다. 순교에 대한 열망이 대표적입니다. 김어준은 감시받았고, 목숨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발언을 여러차례 해왔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건 김어준을 왜 너는 한가로이 전주 가맥집 북어처럼 씹어대느냐는 식의 댓글도 달리는 것이지요.
종교적 관점이 아니라 정신과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봅시다. 제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겁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낍니다.
아침에 일 나오는데, 김어준 비판글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에게 미행을 당했습니다.
사거리에서 급히 빠져나와서 따돌렸는데 아직 심장이 쿵쾅거리네요.
제가 이런 글을 쓰면 여러분들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야멸차게 댓글 다시는 분도 있겠지만, 프차가 그렇게 삭막하진 않습니다. 불안장애로 인한 환시일 수 있고, 심박이 올라간 걸 보니 상황이 심각하다. 그 근처에 어느 병원이 잘하니까 빨리 가보시라. 이런 따뜻한 댓글 달리지 않겠습니까.
혹은 이런 댓글이 달릴 겁니다. 경찰에 갈 일이지 왜 프차에 오냐. 저는 이 댓글에 100% 동의합니다. 김어준에게 똑같이 그 말을 하면 됩니다.
지난 정권 국정원에게 사찰 당하고, 목숨의 위협을 느낀 바 있는데 왜 신고 안 하는가. 민간인 사찰에 대한 과거사 수사에 물꼬를 트는 일 아닌가. 그런데 김어준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박근혜에게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 파리로 날아가 탱자탱자 놀아야 합니까? 박근혜 아부지는 파리에서 맘에 안 드는 놈 잡아다 닭모이로 만들어 버렸다는데요. 하필 파리입니까.
아무 근거도 없고, 아무도 죽지 않았지만 김어준은 순교자가 됩니다. 그야말로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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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나 일베가 더 많아 보여도 그런 표현하면 안된다고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