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키티가 남긴 사료들은 영원히 간직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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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9 21:47:49
마지막 나날들에 거의 못먹고 제게 강제 급여만 겨우겨우 받다가 떠난 키티가
가슴에 사무쳐서 키티가 남기고간 사료와 좋아했던 간식들은
영원히 간직하려고 했어요.
그러나....얼마전 주차장에서 만난 아이를 보니
키티가 남기고 간 사료들을 이 아이가 혹독한 겨울 나날을 버티며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키티냥도 기뻐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날부터 주차장 한 켠에 사료와 물을 주고 있습니다.
엊그제에는 작은 스티로폼 집도 하나 대충 만들어 가장 구석에 넣어 놨습니다.
겨울날 힘든 묘생을 이해해주시는지 경비분들이나 주민분들 중에서 아직은 항의도 없는 것 같고
집과 사료도 그대로 있고 치워주지 않으셔 다행입니다.
마음같아선 따뜻한 집에 데려오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아직 키티가 집 한 켠에 있는 것 같고 이틀에 한번씩 꿈에 꼭 나타나는 키티를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네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요즘 더 미치도록 키티가 그립습니다...
당분간은 주차장에서 만난 이 아이가 버티도록 이 정도 밖에는 못해주지 싶습니다.
님의 서명
사랑하는 아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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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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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개인적으로 이런 인연도 흔치 않디는 생각이듭니디. 경제적 여유가 되면 거두시는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