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택시 안에서
오늘 대구 출장 길에 동대구역에서 약속 장소까지 택시를 탔습니다.
목적지를 말했더니 잘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기사 분이 나이가 좀 많으신가 했습니다.
한 5분 쯤 가는데 마침 MBC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서울의 아파트 값이 40%이상 올랐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뉴스를 듣던 기사 분이 갑자기 문재인 정부 욕을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왜 욕을 하세요. 했더니 문재인이가 김정은이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아파트 값이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진짜 어이가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부동산 값을 잡아 놓으니까 경제 다 죽인다고 지랄하더니 이제는 아파트 값이 올라가니까 나라 망한다고 지랄하는게 정상입니까?
기사 분 집 값은 올랐으면 좋겠습니까 아니면 내렸으면 좋겠습니까? 했더니 당연히 올라야지 하더군요. 그럼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거네요. 다른 사람 집 값 올라가는 건 나라 망해서 싫고 내 집 값 올라가는 건 너무 좋고 정부는 그냥 오르든지 말든지 눈 딱 감고 귀 막고 가만 있으면 되겠네요. 했더니 브레이크를 정말 거칠게 밟더군요.
침묵이 한참 흐른 후에 문재인이가 어쩌구 저쩌구 하더군요.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친굽니까 연세도 있으신데 말 좀 가려서 하세요. 이랬더니 손님 나이는 얼맙니까 하더군요. 예 이제 내년이면 예순입니다. 했더니 백미러로 한참을 보더군요. 왜요. 믿기지 않으시면 민증 보여드릴까요. 했더니 아무 말도 안하고 목적지까지 조용히 가더군요.
참 답이 없더군요. 근데 정말 어이가 없던 것은 태극기 집회를 알리는 불법 깃발이 엄청나게 붙어 있더라는 겁니다.
정말 욕나오더군요.
이 년 전에 류근 시인께서 강의하실 때 나이 육십 넘으면 투표권을 반표로 하고 젊은 친구들에게는 1.5배로 해야 나라가 좀 더 건강해지지 않겠냐는 말을 할 때 웃었습니다만 이제 보니 정말 옛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더군요.
늙으면 죽어야죠.
언제 나이가 먹었는지도 모르게 벌써 50년 이상을 살아버렸는데 부끄러움 밖에는 내세울 것이 없는 형편이라니 가슴이 아픕니다.
부산으로 오는 기차를 타고 오면서 젊은 날 더 치열하지 못했고 좀 더 넓지 못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더군요.
아직도 노동현장에서 묵묵히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선배와 세상을 떠난 친구들과 후배들, 입김으로 서로의 언 손을 녹이던 그 시간들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정말 다시 돌아가고 싶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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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교인에게 팩폭을 날리셨나요 ㅋ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