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16세 소녀를 조롱하는 74세 노인

시사 주간 타임지가 '2019 올해의 인물'에 스웨덴 출신의 16세 소녀이자 환경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를 선정했습니다. 타임지는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변화가 필요한 '세계적인 움직임'으로 바꾸는 일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툰베리는 타임지가 92년 동안 '올해의 인물'을 선정한 가운데서 가장 어립니다.

어제 밤에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6천만 명 팔로어(followers)에게 트윗을 올렸습니다. 트윗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고무한 16세 소녀를 맹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레타는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친구와 극장에 가서 옛날식 좋은 영화를 봐라! 냉담한 그레타, 진정해!"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툰베리를 놀리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리고 툰베리는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이 있습니다. (툰베리는 자신에게 있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엄청난 힘(a superpower)"이라고 불렀어요.)

트럼프는 옛날부터 타임지 표지에 실리는 것에 무척 집착했습니다. 그 집착이 너무 커서 트럼프(혹은 그와 가까운 다른 사람)은 자신의 얼굴이 실린 가짜 타임지 표지를 만들어서 자신이 소유한 여러 클럽에 그것을 전시했습니다. 2016년에 그는 마침내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습니다.

일주일 전에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연 탄핵 공개 청문회에 헌법학자 자격으로 참석한 파멜라 칼런(Pamela Karlan) 스탠퍼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헌법 2조는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걸 다 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며 "헌법은 귀족 계급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아들 이름을 배런(Barron)이라고 지을 수는 있어도 아들에게 배런(baron: 남작) 작위를 수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귀국하던 도중 트위터에 "미성년자는 사생활을 보호받아야 하며 정치 문제에 연루돼서는 안 된다"며 "칼런 교수 당신은 아동을 이용해 개탄스롭고도 노골적으로 편향적인 대중 영합 발언을 한 데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일주일 전에 칼런 교수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던 수많은 공화당 인사들 중에 트럼프의 이번 발언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 사람은 현재까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