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음악] 올해의 마지막 음악글: 산울림의 노래 모음
북핵문제나 미중무역전쟁등 굵직한 이슈들도 모조리 떡검들이 빨아들이는 바람에, 바람 잘 날 없었던 2019년이 이제 저물어가는데요. 올해의 마지막 음악글은 산울림과 김창완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비록 이미 20세기에 전성기를 보낸 밴드인지는 모르지만, 누구보다도 앞서가는 놀라운 감각과 서정성을 조화롭게 유지했던 그들의 음악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네요.
디피 회원 여러분들도 올해 수고 많으셨고요. 내년에도 그저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꼬마야
1987년, 제가 국딩시절에 나온 곡인데요. 예쁜 노랫말과 정겨운 멜로디는 김창완씨의 따뜻한 목소리와 너무도 잘 어울렸습니다. 게다가 <산할아버지>, <아니 벌써> 등의 곡들은 운동회때도 여기저기서 울려퍼졌었기 때문에, 동요를 부르는 아저씨인줄만 알았더랬죠. 세월이 흘러 산울림의 초기 앨범을 듣게 된 저는 그야말로 컬쳐 쇼크를 받고, 산울림의 앨범에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계기는, 국딩시절부터 친숙했던 그 따뜻한 목소리의 힘이 컸겠죠.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산울림 11집의 수록곡입니다. S대 출신인 김창완처럼 동생들도 모두 명문대를 졸업했는데요. 동생들이 음악을 떠나 각각 사회에 진출하는 통에 혼자서 작업한 앨범으로 남았습니다. 그때문인지 앨범 수록곡들이 전체적으로 살짝 가라앉은 감성으로 작곡되었는데요. 앨범의 대표곡이며, 11집을 꿰뜷고 있는 정서인 '비'를 전면으로 내세운 곡이기도 합니다.
기타로 오도바이를 타자
재결성된 산울림의 13집은 상당한 공백을 딛고 발매되었는데요. 신해철을 비롯한 후배들의 적극적인 홍보로 그들의 음악이 재조명되면서, 형제가 다시 뭉치게 되었습니다. 전성기 시절로 회귀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 곡은 13집의 정체성이라 하겠습니다.
내마음에 주단을 깔고
산울림 초기의 대표작이자 사실상 밴드를 상징하는 곡입니다. 산울림을 결성하기 이전에 100여곡의 작곡이 완성되어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1집을 발표하고 불과 반년도 안되어서 2집이 발매되었습니다. 2집은 전곡 필청의 명반으로 남았는데요. 이 곡의 인트로를 들은 외국 록 팬들이 모조리 뒤집어졌다는 후문은 유명하죠. 그 시절에 본격 사이키델릭을 접목한 산울림의 음악성은, 그야말로 선구자적인 존재였습니다.
너의 의미
아마 아이유의 버전으로 이 곡을 접한 분들도 많을 것이고, 특히 20대 이하에서는 아이유의 곡으로 더 유명할것 같은데요. 원곡은 1984년 발매된 산울림 10집에 실린 곡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두사람의 듀엣 버전을 올려봅니다.
누나야
중고딩시절 이 곡을 처음 들었을때는 임지훈의 목소리로 들었는데요. 알고보니 리메이크인걸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선희씨도 이 곡을 부르셨더군요. 세 가수의 노래가 각각 다른 맛을 가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임지훈씨가 부르는 버전이 처음으로 들어서인지 가장 좋게 들리는군요. 오늘은 두분이 함께 부르는 버전으로 올려봅니다.
어머니와 고등어
솔로앨범 1집에 실린 곡입니다. 쉬운 멜로디와 너무나 한국적인 가사로 아직까지도 대중들에게 친숙한 곡인데요. 특히 마지막 부분 가사를 듣다보니 저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는군요.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걸'
창문넘어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
1980년 발표된 6집 수록곡입니다. 하모니카와 통기타로 연주할수 있는 포크록 넘버인데요. 언제나처럼 동요처럼 예쁜 가사와, 김창완의 따뜻한 목소리가 함께 자아내는 감성은 쉽게 흉내낼수 없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나 마찬가지였죠. 재미있는 사실은, 두 동생이 1979년 즈음에 모조리 군대를 가는 바람에 김창완이 전곡을 작곡했었다는 점입니다. 6집 앨범도 알고보면 독집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죠.
청춘
동영상에도 응팔 삽입곡이었다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1981년 7집에 실린 곡입니다. 1981년은 사실 김창완의 아들 첫 돌이었다는데요.(당시 김창완은 27세였습니다) 아들의 첫 돌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내 청춘이 가는구나' 라고 생각했답니다. 현재 사회상으로는 쉽게 와닿지 않지만, 서른도 되지 않은 청춘이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수 있었는지 믿기지 않을 따름입니다.
훗날 김창완은 2016년, 청춘과 수미상관을 이룬다고 할수 있는 <시간>이란 명곡을 발표하면서, 27세의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음을 증명합니다.
회상
산울림 8집에 실린 곡입니다. 아직도 곳곳에서 들려올만큼 크게 히트한 곡이었는데요. 이 곡과 <내게 사랑은 너무 써>의 히트로 상업적으로도 무척 성공한 앨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김창완 자신은 속보이는 짓이었다며 8집을 가장 싫어하는 앨범이라고 했는데요. 그런 이유로 다음 앨범은 대중성을 많이 덜어내는 작업이었고, 록적으로는 상당한 시도를 담은 앨범이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는 실패하였고, 결국 두 동생이 사회로 뛰어드는 계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훗날 형제는 다시 모이지만, 막내동생이자 드러머였던 김창익씨가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는데요. 결국 산울림은 산울림이란 이름의 공식 활동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김창완씨는 김창완 밴드와 방송인으로써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미 검증된 음악성뿐만 아니라, 동네 아저씨와 살벌한 악역을 넘나드는 연기력으로도 이미 인정받고 계시는 천재형 앤터테이너라 하겠네요.
명곡이 너무 많은 밴드이자 뮤지션이라서 열곡을 추리기가 너무 힘들었는데요. 이 리스트에 빠진 곡들이 절대로 음악성이 모자라서가 아님을 밝힙니다. 오늘 올리지 못한 곡들은 회원분들이 채워주시기 기대하면서, 2019년의 명곡 다시 듣기는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심금을 울리는 명곡들로 다시 찾아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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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일빠~~~
올만에 삽님 음악 글에 댓글을~~^^
선 추천 ~ 후 감상 입니다~~
새해 복 넘치게 받으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