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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우한 바이러스로 다시 꺼내본 단편 바이러스와 인간 어느쪽이 더 고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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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5 23:48:02

회의장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물론 이들이 다른 하등한 생명체들처럼 공기를 진동 시키는 이른바 소리 따위로 의사소통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서로 격론을 벌이고 있다고 한들 물리적으로 소음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의 생각을 읽어서 의사를 전달하는 이들이 인간 중 특별한 수련을 거친 몇몇 만이 도달한 무념무상의 경지를 가지지 않았다면 회의장은 삽시간에 이들의 사념들로 가득 차 회의란 것이 도저히 이루어 질 수 없었을 것이다.



잠시의 기다림 후에 대표인 감기바이러스의 묵직한 사념이 전체에게 전파 되었다.



"안녕하십니까 바이러스, 세균 여러분 우리는 오늘 상당히 심각한 의제를 논의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의 사태는 멀리 페스트로부터 가깝게는 에볼라와 에이즈까지 물의를 일으킨 각종 미개한 바이러스와 병균들이 일으켰던 문제와는 그 근본부터 틀린 엄청난 사건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바이러스 세균들은 우리가 살아 가야하고 또 영양분을 제공해야 하는 저 하등 한 각종 다세포 동물들과 식물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익혀 왔으며 그 진보의 힘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터전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를 발전 시켜 왔습니다. 우리 감기족 바이러스들은 최악의 경우 우리의 터전에 조금의 열과 기침 몸살 정도를 야기할 뿐 그 외에 어떤 치명적인 오류도 일으키지 않을 만큼 발전해 왔습니다.





여기 모이신 많은 바이러스 세균 여러분들은 오랜 세월 많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지식들로 말미암아 우리의 터전 중 침범하거나 수정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어떤 것이며 터전 중 어느 부위가 터전의 유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숙지하고 게실 꺼라 믿습니다. 물론 아직도 말라리아들은 자원의 무분별한 낭비와 자신들의 개체수의 적절한 제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금씩 발전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신생 바이러스인 에이즈 바이러스 들이 우리 터전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T세포를 파괴하는 어처구니 없는 전략을 택하여 수많은 터전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진 바이러스들의 도움으로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전략을 조금씩 수정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에이즈바이러스의 개도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이번 h5n1바이러스들의 새로운 개체적응 실패에 대해 토론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자 그럼 h5n1바이러스 대표에게 이번 사태의 전반적인 상황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후 h5n1대표가 침울한 표정으로 단상으로 올라왔다. 모여있는 세균과 바이러스들의 불만과 경멸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h5n1바이러스는 한참을 침묵하며 뜸을 들이고 있었다



그 텀이 너무 길어 회의장안에 웅성거리는 사념이 조금씩 세어 나오려고 할 때 h5n1대표의 조금은 높은 톤의 사념이 모두에게 전달되었다





"여러분 여기 모인 우리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미래를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 잘 아시다 시피 우리 h5n1는 조류를 터전으로 하여 오랜 세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조류의 개체 수나 종류가 줄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사육되고 있는 닭이나 칠면조 따위의 조류를 제외 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그 숫자가 줄어 들고 있으며 또한 멸종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터전 중 많은 종류가 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무서운 속도로 멸종으로 치닫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h5n1바이러스는 잠시 침묵했고 그 침묵은 h5n1바이러스가 전하려는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효과적으로 환기 시켰다.



장내는 각종 사념들로 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여러분은 우리 h5n1 즉 조류독감 바이러스들이 어째서 터전을 바꾼 것인가를 추궁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좀더 힘이 실린 h5n1바이러스의 사념으로 장내는 다시 조용해 졌다.



"우리는 인간으로 터전을 옮기는 와중에 여기 모이신 모든 분들이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익숙하지 못한 터전을 잘못 다루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켰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h5n1바이러스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앞으로 우리 h5n1 외에도 점점 더 많은 수의 바이러스와 세균들 또한 자신들의 터전을 잃고 인간으로 옮겨오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터전들이 심각하게 회손 되고 멸종해 가고 있는 지금 그나마 이 지구에서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터전은 단 하나 인간뿐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는 인간을 터전으로 삼고 있지 않은 모든 바이러스와 세균의 이름으로 정중히 요청합니다.



인간을 터전으로 살아온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들은 이제껏 쌓아온 터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여 주십시오.



그것만이 종래에 인간을 터전으로 살아온 세균과 바이러스 그리고 이제 인간으로 터전을 옮길 수 밖에 없는 세균과 바이러스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인 것입니다."



장내는 동감을 표하는 사념들로 가득 찼고 h5n1 바이러스가 단상에서 내려갔다.



잠시 후 감기 바이러스가 단상에 올랐다.



"우리 모든 세균 바이러스는 h5n1바이러스가 말한 터전들의 멸종과 개체 수 저하를 깨닫고 있으면서도 그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잘못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 새로운 터전 개척이라는 위험으로 뛰어들어 우리 모두의 안일한 생각에 경종을 울려준 h5n1바이러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부로 우리 감기바이러스들은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들에게 인간 터전에 관해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와 노하우를 전수해 줄 것을 선언 하는 바입니다."



장내는 우레와 같은 동감의 사념으로 가득 찼다



바야흐로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의 새로운 세기가 열리는 찰라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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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25 23:52:37

'한 때'의 바이러스도
'한 때'의 인간도
스타더스트 ~

2020-01-26 03:33:26

 한편의 소설을 보는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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