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설날이 오지 않는 날짜
올해는 음력 생일과 양력 생일이 일치합니다. 나이가 19의 배수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주민등록은 음력 날짜로 되어 있고, 생일을 치르기는 양력으로 하는 바람에 잊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9년 만에 태양과 달의 위치가 반복된다는 관측은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고, 서양에서는 메톤주기라고 합니다.
1년, 정확히는 태양년은 365.24219879일이고, 달의 삭망주기는 29.530588일입니다. 19년은 6939.601777일이 되고, 이 값을 달의 삭망주기로 나누면 거의 딱 235달이 나옵니다. 235 삭망월은 6939.68818일입니다. 그 차이는 2시간 4분 25초에 불과합니다. 원래 19년은 228개월인데, 알다시피 음력 달력에는 윤달이 들어가야 양력과 계절 차이를 보정할 수 있기 때문에 19년 동안 윤달이 7개 들어가서 235개월이 된 것입니다. 3년보다 조금 더 자주 윤달이 찾아오네요.
여기까지는 금방 찾아지는 지식인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양력 날짜에 대하여 음력 날짜가 앞 뒤로 움직이는 것은 윤달 때문이니까, 그 움직임의 최대 폭은 29일인데, 그 주기가 19년이라면, 적어도 10일은 비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설날이 오지 않는 날짜가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38년 정도의 설날 날짜를 확인해 봤습니다.
1994 2.10 2013 2.10
1995 1.31 2014 1.311996 2.19 2015 2.19
1997 2.7 2016 2.81998 1.28 2017 1.28
1999 2.16 2018 2.162000 2.5 2019 2.5
2001 1.24 2020 1.252002 2.12 2021 2.12
2003 2.1 2022 2.1
2004 1.22 2023 1.23
2005 2.9 2024 2.10
2006 1.29 2025 1.29
2007 2.18 2026 2.17
2008 2.7 2027 2.7
2009 1.26 2028 1.27
2010 2.14 2029 2.13
2011 2.3 2030 2.3
2012 1.23 2031 1.23
대체로 반복되는데, 하루 정도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저 메톤주기가 정확히 정수가 아니라서 그런 듯 합니다. 윤년도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오면, 설날이 오지 않는 날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월 30일, 2월 2일, 2월 4일, 2월 6일, 2월 11일, 2월 15일은, 적어도 지난 두 메톤주기 동안 설날이 오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분석을 추석에 대하여서도 할 수 있겠는데, 굳이 뭐 그런 것까지 싶은 생각이 드네요.
WR
2020-01-26 10:21:57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WR
2020-01-26 18:11:35
신기하셨다니, 다 이해하셨군요. WR
2020-01-26 18:17:20
까치까치 설날이 독일 민요의 번안에 가까운 노래더군요. WR
2020-01-26 18:15:46
재미있지 않습니까? 설 전에 썼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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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너무 조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