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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괴담sel] 어느날 나에게 생긴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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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20:03:59

나는 언제나 구두쇠였다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내가 절약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내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내 최우선 순위에 속했다. 5분 동안 모래성 쌓기. 10분 동안 술래잡기 두 판. 3분 간 휴식. 노는 것은 끝났으니, 이제 할 일을 할 시간이었다.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다른 아이들은 나를 조금… 이상하게 봤다… 하지만 그게 날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조금 더 머리가 굵어지자, 최대한 빨리 일을 시작하려 했고 내 모든 시간을 일에 쏟아 부었다. 나에게 내재되어 있는 윤리강령으로는 내 매니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쉬웠다.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연히 승진 대열에 포함되어 있었다.

허구한 날 일하는 것 빼고는 첫 번째 승진이 다가왔다가 그렇게 스쳐갔다. 그들은 더 많이 웃고 부적절한 언사로 시끄럽게 떠들며 그들과 함께 자주 술을 마시는 왠 처음 보는 남자에게 승진의 기회를 넘겼다.

별로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편애하는 케이스였으니까. 이해 되네. 다음 승진을 노리지 뭐.

물론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우울증이 찾아왔고, 승진은 더 이상 고려되지 않았다. 나는 두 번째로 조제식품 판매점에 일을 시작하여 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이고자 했고, 일주일에 80시간씩 일하며 내 평생 살아오면서 언제나 적용해왔던 극도의 효율성을 활용했다. 나는 천천히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물론, 하지만 내 매니저들로부터 감명 서린 한마디씩을 듣곤 했다.

수 년… 수 년이 흘렀고,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경제사정은 절대 나아지지 않았다. 어쨌든 인생은 계속해서 나아가야 했고, 상사들이 다양한 분야로 나가면서부터 다시 승진 시즌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다시 나에게는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몇 번이고. 두 직장에서 모두.

쓰디 쓴 맛이 매일 매일 흥겹게 바쁜 내 하루를 뚫고 피곤에 절은 내 두 눈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탓할 수 도 있었다. 화를 낼 수도, 혹은 분해 할 수도 있었다. 내 다른 직장 동료들처럼 말이다. 아니면, 일을 더 열심히 할 수도 있지.

나는 양쪽 일터에서 동시에 초과근무를 시작했고 잠을 줄였다. 죽을 만큼 피곤하다는 표현은 절제된 표현일 정도로 –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내가 공들여 계산한 업무 습관과 효율성을 알아차리거나 높이 사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 일이 벌어졌다.

“계속 이렇게만 하라고, 그럼 자네도 다음 승진 대열에 낄 테니까 말이야!” 내 매니저가 쌀쌀하던 어느 금요일 저녁, 나에게 고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속으로 비밀스럽게 희망과 분노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원했던 것이지만, 어떻게 이걸 계속 지속한단 말이야? 내 모든 섬유 조직과 신경 곳곳에 깊숙이 자리한 탈진이 내 몸과 마음을 산산이 부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손님 하나가 우리가 하는 말을 들었나 보다. “당신 굉장히 지쳐 보여요,” 늙은 여성이 조제식품 판매대로 다가오며 말했다. 나는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구부정하고도 시든 모습을 보자니, 그녀는 제 스스로 밖을 나다니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아 보였다. 그녀는 뚜렷이 구분되는 외국 스타일의 옷을 갖춰 입고 있었지만, 어느 나라인지 정확히 꼬집어내기가 힘들었다. 노인은 자신의 탁한 푸른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더니 제 손을 뻗어 나에게 내밀었다. “이걸 가져가요. 이제 나에게는 쓸모가 없어. 자식도 없고 이 세상에 남은 내 시간도 얼마 없군요. 당신은 참 좋은 젊은이 같아 보이는군요.”

나는 그녀에게서부터 물건을 받아 들었다. 작고 초록빛이 나는 보석, 한 1.5cm 남짓 되는 크기에 아주 많은 단면을 가지고 있었다. 가게의 조명 아래, 보석은 어둡게 빛났다. 그 안에 작은 맥박을 가진 물체가 보였다 생각했지만, 아마도 내측으로 반사되는 빛 때문에 잘못 본 거시겠지.

“받을 수 없어요,”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그녀에게 말했다. “회사 방침에 어긋납니다.”

“이건 돈의 가치가 없는 물건이오,” 노인이 말했다. “가져요. 그건… 당신을 도와줄 거에요.”

“날 돕다니요?”

그녀의 입가는 낡고 오래된 양피지와 같은 색깔과 질감을 띄고 있었고, 나는 그 입이 움직이는 것을 응시했다. 그녀의 입술이 약한 웃음으로 말려 올라갔다. “보석에 대고 뭘 원하는지 말한 뒤 살을 잘라 그 안에 넣어요.”

나는 흠칫 놀라서 말했다. “뭐야, 역겹게!”

노인은 보석을 쥔 내 손을 꽉 쥐더니 한번 더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사라졌다.

“지금 하는 것처럼 하라고, 그럼 승진시켜 줄 테니까!”

그는 좋은 믿음을 가지고 하는 말이고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곤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이 전부였고, 내 심장은 활활 타고 있었다. 어떻게 두 일터에서 이렇게 살인적인 업무 시간을 소화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거야?

나는 완전 기력을 소진해 분노한 채로 집에 들어와 칼을 집어 들었다. 내 팔 한쪽을 정했다. 팔꿈치 바로 아래에 있는 살 부분으로. 그리고 살을 찢었다. 아까 받은 보석을 절개된 부위에 쑤셔 박으며 이상한 기분에 부르르 떨다가 환부를 꼬매 봉했다.

침대에 쓰러져 기절해버리고, 내 팔에서 새어 나온 핏물이 침대보 위로 방울져 내렸다.

당연히 다시 깨어났을 때, 내 스스로가 정말 멍청하다 생각했다. 내 스스로 팔에다 구멍을 내지를 않나, 그리고 정체도 모르는 물건을 그 안에 집어넣다니, 게다가 알람 설정하는 것을 까먹어서 근무시간에 벌써 3시간이나 늦었다고!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출근을 했고… 가게 앞에서 우뚝 멈춰 설수 밖에 없었다.

유리 너머로 이미 누군가 내 할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건 나였다… 또다른 나!

나는 내 스스로 신체 일부로 만들어버린 그 보석 주변에 어우러져 있는 어두운 에메랄드 색 혈관들을 내려다 보았다.

내가 너무 피곤해서 정신이 나간걸까? 아니면… 진짜 또다른 내가 내 일터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는걸까? 이게 나에게 어떤 의미야? 쟤는 어디서 자고 어디서 살아? 내가 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난 이제 두 일터에서 모두 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비용도 같이 나눈다? 두 사람 분의 식비를 충당해야 해?

그 노인이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석은 나를 도우려 하고 있었지만, 그 좋은 의도마저 차갑고 혹독한 경제라는 현실 앞에 잘못 이끌려가고 있었다.

기다리는 하루 종일 내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내가 뭘 해야하는지 알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한 알고 있었다. 이런 영화는 많이 봤다 – 이런 류의 복제 인간들은 꼭 살인으로 끝난다. 어쩌면 내가 서둘러 바로 폭력적으로 나가는 것이 경솔한 행동일지도 모르나, 나에게는 단 한번의 기회가 전부다. 그가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순간 아마 이 상황을 위해 대비를 할 것임에 분명했다. 그는 나니까. 그리고 내 생각을 분명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샤워실 커튼 뒤에 숨어서 기다렸다. 내 스스로를 알았기에 그 또한 평소와 마찬가지로 집에 들어와 잔뜩 긴장한 상태로 커튼 뒤를 살펴볼 것이었다. 절대 진짜누군가 커튼 뒤에 숨어있을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젠장, 만약 진짜 누가 있다면? 확실히 하기 위해, 나는 언제나 이를 닦기 전에 커튼을 젖혀 뒤를 확인했다.

마침내 이번에 그는 무언가를 찾을 참이었다.

나는 그가 커튼을 걷는 순간 망치를 들고 앞으로 펄쩍 뛰었고, 그의 이마는 망치의 금속 부분에 맞아 산산조각 났다. 그는 바닥으로 쓰러져 몸을 꿈틀대며 혼란스러운 표정을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몇 번 더 쩍쩍 갈겨대자 그마저도 끝이 났다.

나는 그의 축 늘어진 몸을 부엌 바닥을 따라 질질 끌고 들어가 밑에서 찾은 1.2m 정도 되는 좁은 공간을 찾아내 그 안에 시체를 숨겼다. 인터넷으로 배운 화학 방법으로 일단 냄새는 어떻게든 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그거다.

화장실 바닥에 남은 핏자국과 커튼에 흩뿌려진 핏방울들 – 결국 갖다 버렸다. 내 복제 인간이 살아있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핏자국을 지워내고 샤워를 한 다음에 안도감에 차 기절하듯 쓰러져 잠들었다.

알람이 울리기 직전, 오전 6시 59분에 깨어났다… 그리고 남은 침대 반대편에 또다른 내가 있는 모습을 적시에 발견했다. 그에게 기회란 없었다. 나는 협탁에 두었던 망치를 곧바로 잡아들어 그가 미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연속적으로 강타했다. “아니, 잠깐만-!”

그는 문장을 끝낼 기회도 갖지 못했다. 그의 몸뚱아리 역시 첫 시체와 나란히 쳐박혔다.

그날 나는 두 근무를 뛰고 집에 들어와서는 지금 당장 나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팔에 박힌 보석을 떼어내려 보니 그 이상한 혈관은 이미 내 피부에 경화되어 내 팔 전체를 잘라내지 않는 이상 떼어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 오전 7시가 되니 세 번째 내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 상황은 내 남은 인생 동안 매일 아침 되풀이 될 일이었다… 나는 두 근무지에 동시에 가서 인간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하기를 원했고, 이 지끈거리는 보석이 나에게 그 능력을 주었다.

내가 해야하는 일은… 일단 생각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내가 무얼 해야 하는지 깨닫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몇 달 동안, 나는 매일 아침 내 자신을 살해했고 출근을 한 뒤 조금 더 괴롭고 피곤한 상태에 있었다. 비명소리는 언제나 나를 소름끼치게 했다. 그 비명들은 내 비명소리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망치를 쥐고 있는 사람이 내가 아닐지 누가 알겠는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 복제인간들을 죽이는데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 일로 몇 달이 지난 후, 나는 의지를 잃고 말았다. 일단 일을 둘 다 그만 둬버렸다. 처음에는 일단 내 바닥 아래에 수많은 버전의 내 시체가 가득차 이제 더 이상 넣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매일 매일 새로 생겨나는 복제된 옷들을 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살아갔다. 비싼 정장 한 벌에 투자를 해 그 옷을 입고 자다 깨어나서 다음날 복제되어 있는 나를 아주 조심스럽게 죽이고 그 옷을 다른 누군가에게 팔았던 것이었다.

내 구매자들이 나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하기 시작하자 나는 합법적으로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장을 팔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나에게는 그만한 재고가 없었다. 내가 생산할 수 있는 옷은 오로지 하루에 한 벌이 전부였으니까, 그리고 그건 절대 충분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획기적인 생각을 해냈다.

이미 조제식품 가게에서 일을 해보았기에, 그와 관련된 경험이 있었다. 이제 나는 서쪽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다. 당신들도 언제 한번 놀러 와서 구경해도 좋다. 요즘 세일 기간이니까. 가장 좋은 부위는 현재 반값 행사 중에 있다… 그리고 고기는 완전 현지 고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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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29 20:21:38

몸이 두개였음 좋겠다는 소원을 빌어버린 건가요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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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20:21:59

작가가 클리세를 비켜가려 노력하려다 지쳐서, 쉽게 결론 내버린 안타까운 단편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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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20:53:35

옷을 팔지말고 매일 장기를 팔지...

2020-01-29 21:15:07

최곤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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