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민주당 지지자의 태도
어쩌면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라 하나마나 하긴 하지만, 하나마나한 이야기 매니아로서 좀 써보겠습니다.
선거국면입니다. 누군가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이 형편없는데 부풀린다고 글을 씁니다. 여기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게시판룰에 어긋나지 않을 미묘한 지점에서 모욕을 해서 쫓아내야 하는 것일까요. 글 게시자는 한참 얻어맞고, 이런 게 수정펀치의 맛이구나 느끼고는 개심을 해서 다시는 그런 생각을 안 하겠지요. 공격하니 기분도 풀리고, 단합도 되고 좋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수로 너무 푹 찔러 신고 당하는 일도 있을 겁니다. 징계 받고 돌아오면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다 두부는 뜨끈할 때 드시라 격려해주겠지요.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하나하나 볼까요. 욕 먹는다고 사람의 생각이 바뀔리 없습니다. 저 같은 까칠한 사람들이 이런 글을 써서 기분은 더 더러워질 것입니다. 단합은 될 것인데, 단합되는 수가 갈수록 줄어들겠지요. 재미도 없을 겁니다. 솔직히 정의롭지도 않잖습니까.
지난 설 무렵 재미난 글을 여기저기서 봤습니다. 고향 어르신 누구를 만났는데, 가짜뉴스 유튜브에 세뇌 되어 이런저런 말 하는데 반박을 못하겠더라. 가짜뉴스 정말 문제다.
생각이 다른 이를 축출해서 무균실을 만드는데 익숙해지니 생기는 문제입니다. 무균실에서 살다보니 가짜뉴스 면역력이 너무 떨어졌고, 설득할 백신도 없습니다. 그저 빨리 무균실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약골이 되어버렸습니다. 무논리끼리 맞부딪히면, 평생 무논리로 살아온 자한당 지지자에게 상대가 되겠습니까.
혹자는 이런 말을 합니다. 어차피 시비 걸러 온 것인데, 일일이 상대해주면 끝이 없다. 모욕하고 조롱해도 어차피 끝은 없습니다. 논리로 상대해주거나 무시하면 될 일이지요. 조롱의 정도가 지나치면 논리로 상대할 사람이 사라집니다. 가짜뉴스를 반박하는 경우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지금 트랜드가 그렇습니다.
제가 헬마우스를 칭찬하는 글을 여러 번 썼었습니다. 가짜뉴스라고 욕만 하고 지나치는 것을 자료찾아 반박하니 극우 애들도 재밌다며 보더라는 식의 내용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극우도 헬마우스 인정합니다. 일단 재미있으니까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불만인 사람이 글을 쓰는 건 사실을 제대로 알릴 기회죠.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글을 쓸 동기를 만들어 줍니다. 누군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각자 느낀 것을 덧붙여 더 논리가 탄탄해지죠. 그리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버전으로 재가공되기도 합니다. 고향 어르신을 만났을 때 5초만에 제압할 수 있는 버전도 나옵니다.
엄청 번거롭고 불편해 보입니까. 원래 그랬습니다. 저는 한 20년 인터넷 여론전의 태동과 함께 이런 모습을 흔하게 봤습니다. 몇년 전 작전세력, 알바몰이가 흥하기 시작하며 이런 노력들이 많이 사라져 갔습니다. 제가 그런 거 빈정거리다 척을 많이 졌죠. 그래서 작전세력 잡아내고 무균실 만들어서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까. 세상에 진보 지지자가 유튜브 가짜 뉴스 본 노인을 못 이긴다는 게 말이 됩니까.
오전에 클리앙을 보니, 뉴스타파 김건희 글로 제목을 채워 도배를 하더군요. 그 마음은 알겠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 다른 사람은 이미 다 몰아냈는데 누구 보라고 저런 글을 쓰나.
제가 보기엔 어느 때보다 인터넷 여론전을 정말 못하고 있습니다. 설날의 촌극처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겠지요. 말이 안 통해서 상대를 못하면 누가 아쉬울까요. 아쉬운 건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입니다. 아쉬운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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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결국 우리가 인터넷에 글 올리고 하는 이유가 대화를 나누고 상대를 설득하기 위함인데, 클리앙 같은 경우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모두 몰아내고서는 도대체 누구를 설득하기 위해 글을 쓰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갈라파고스화되서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제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입니다. 전략, 포용력, 대범함, 현실판단 등 없이 정신력만 믿고 결사항전 외치는 것 말이죠. 남한산성에 쳐박힌 인조가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