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다시 한번 진화한 NBA 올스타전
올스타전 하면 으레 생각나는것이 쇼 그리고 친목이죠.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경기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그래서 종목을 막론하고 올스타전은 승부가 아닌 그냥 이벤트 같은거죠.
그런대 스포츠란게 본질적으로 승부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빠져 버리니
뭔가 경기가 느슨해집니다.
역대급 진검승부를 펼친 2001년 올스타전 이례 NBA 올스타전도 늘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마전 타계한 데이빗 스턴 다음으로 NBA 총재가 된 아담 실버는 이런 올스타전을 바꿔보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기 시작했죠.
그 결과 과거의 동-서부 올스타전에서 동-서부에서 각각 1위 투표를 받은 선수를 주장으로 선정한 다음
동-서 관계없이 선수들을 드래프트 해서 팀을 꾸리는 방법으로 변경을 했죠.
그리고 그 방식으로 치뤄진 3번째 올스타 경기인 올해에 또 한번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동-서부 각각 올스타 투표 1위를 한 야니스와 르브론이 주장이 되어 선수를 뽑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그런대 올해 부터는 최종 승부와는 별도로 각 쿼터별로 승부를 겨루는 방식이 도입됩니다.
즉 최종 승부를 위한 점수는 누적 되지만 각 쿼터가 시작될때는 점수가 리셋되어 그 쿼터의 승부는 따로
겨루게 되는거죠. 물론 그냥 그렇게 하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 여기에 돈이 걸립니다.
바로 양팀이 선정한 자선단체에 쿼터별로 이긴 팀이 10만달러씩 기부를 할수 있게 되는거죠.
그렇게 되니 선수들이 임하는 자세도 달라집니다. 관중석에는 이들 양 자선단체의 어린이들이 방문해
응원을 하고 있는데 경기를 기존처럼 설렁설렁 하게 되면 기부할 의지가 없는걸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4쿼터에는 전 쿼터에서 동점으로 끝날 경우 기부금액 누적과 더불어 20만 달러의 기부금액이 걸립니다. 그러니 4쿼터에 가면 승부는 더 치열해 지겠죠. 거기에 4쿼터는 이전과는 다른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타겟 스코어를 정해놓고 그 점수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승리하는 겁니다.(3쿼터까지 앞서던 팀 기준으로 24점이 플러스되어 올해는 157점이었습니다.) 여기에 시간제한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5분 만에 끝날수도 있지만 20분 동안 경기를 하는 경우도 생기는거죠.
여기에 더해서 올해부터 올스타전 MVP가 코비 브라이언트 MVP 어워드로 변경 되었습니다.
코비를 추모하는올스타전 경기의 역사적인 첫 MVP까지 걸리게 된거죠.
그 결과 올해 올스타전 특히 4쿼터는 역대 어느 경기보다 치열했습니다.
그 이전 까지는 그래도 덩크도 계속 나오고 하던 경기가 그럴 여유가 사라졌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작정하고 수비를 하면 어떤 모습이 펼쳐지는지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정말 틈이 안보일 정도로 빡센 수비가 이어집니다. 플레이오프 이상입니다. 하드 파울이 나오고 오펜 파울 유도하고 심판에게 항의하고 비디오 판독 의뢰하고, 더이상 설렁설렁 웃으면서 하던 올스타전이 아니었습니다.
프로 스포츠라면 언제나 팬들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 치열한 고민의 결과가 더이상 새로울게 없는 덩크쇼에 불과하던 올스타전을 이렇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나중에라도 재방송 보실 기회가 되면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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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도 이번 올스타전에서 꽤 참신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런건 계속 카피하면서 한국에 맞게 발전시켰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