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이탈리아의 아시안 혐오공격
이탈리아 토리노에 거주중입니다. 밑에 밀라노에서 생활하시는 분의 최근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한 글보고 저도 직접 겪은 경험 좀 공유하겠습니다.
이게 참 씁쓸해요. 몇주전에 아기 정기검진하러 병원에 다녀오던길에 버스안에서 말로만 듣던 혐오 공격을 당했어요. 그 당시는 지금처럼 이태리 내에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는 아니었지만 마침 우한에서 들어온 두명의 중국인이 확진 된 직후였죠. 버스안에 타있던 여자애들 셋이었는데 질이 굉장히 나빠보이는,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매우 어렵지만 유럽엔 엄청 흔한, 불량하다라는 표현으론 설명이 안되는 그런 10대 여자애들 셋이었습니다 딱 셋. 저와 아내 그리고 유모차에 아기가 버스에 타기 전부터 우당탕하며 저희를 피해 버스 앞으로 피하는걸 봤기에 속으로 아 똥밟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겉옷으로 입을 가리고 저희를 주시하면서 목소리를 변조하여 엄청 큰 소리로 바보같은 소리를 내더라고요. 애써 무시하려고는 했는데 당황스럽긴 했죠. 무엇보다 태어난지 두달된 아기도 있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때부터 나머지 다른 승객들이 저희를 보호하고 그애들을 상대하기시작했습니다. 몇몇 어르신과 아주머니는 미안하다, 걱정말라라는 말을 계속 해주시고 나머지는 그 여자애들과 말싸움하고 말이죠. 결국 그애들은 달아나듯 내리고 저희가 내릴때 까지 다른승객들은 저희를 도와줬습니다. 덕분에 제게는 이일이 아주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리고 저번 주말부터 드디어 이태리내 확진자가 터졌네요. 이미 토리노 시내에서도 중국인을 타겟으로 한 혐오공격이 나타나고 있다 하고, 저는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만, 특히 퇴근길엔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너무 무서워졌어요. 언제 나에게 무슨짓을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저번 버스에서의 기억이 아직도 참 따뜻한데 여러모로 속이 상한 요즘이에요. 다른 해외에 계신분들도 항상 조심하시고 별탈없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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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ㅜㅜ 별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에도 일베라는 것들이 있으니 그곳도 마찬가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