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단상] 역(逆)세계화가 뉴노멀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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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9 12:43:32
사람과 상품의 자유로운 유통,
대한민국은, 이른바 세계화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나라입니다.
냉전 이후의 눈부신 성장은 전 세계와의 긴밀한 연결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 결과 오늘날 대한민국의 무역의존도는 70% 가까이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과거 네덜란드 공화국이나 베네치아 공화국처럼 "상업공화국"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보호무역주의의 부상, 각국의 민족주의의 과격화는 아주 우려스러운 악재입니다.
각자도생이 시대의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는 와중 코로나19 전염병은 전 세계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세계증시도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전염병이 점점 확산될 수록 더 악화되겠죠.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각국이 전염병을 계기로 서로 문을 걸어 잠그고, 협조하기 보다 서로 배척한다면
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세계화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습니다.
미국은 압도적인 내수시장으로 버틸 수 있다고 칩시다.
유럽연합도 비유럽 지역을 차별할지언정 유럽연합 역내 시장은 지킬 수 있을겁니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역시 스스로 버틸 수 있는 자원과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역과 교류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잔잔한 바다 위에서 항해다가
처음 겪어보는 폭풍을 만난 셈입니다. 아무리 일류 범선과, 일류 선장과 일류 선원들을 보유한다 한들,
어머니 대자연이 무시무시한 힘으로 가격한다면, 그 어떤 준비도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어떤 인터넷 논객 말마따나 영화 기생충의 쾌거는 산업화 세대 (CJ의 자본과 네트워크) 와 민주화 세대 (봉준호 감독의 창의력) 가
만나 이룩한 성과라고 하는데, 이 바탕에는 역시 세계화라는 바다가 있었기 떄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런데 그 바다가 갑자기 없어진다고 하면, 우리나라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북한처럼 조선식 자력갱생할 수도 없고...
보호무역주의, 스트롱맨의 부상,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 그리고 글로벌 판데믹까지.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은 폭풍 전의 고요였던 것일까요.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정치인들이라면,
그리고 책임있는 지식인들이라면,
모두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 전례없는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지혜를 모아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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