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더디지만 바르게
어제 새로 키보드를 산 김에 스스로에게 기특한 결심을 했지요.
키보드 타법을 바꿔보자, 바르게!
원래 700타에서 아주 잘 하면 1000타정도 나와요. 하지만 양쪽 새끼손가락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두세시간 치면 손이 너무 아프고 오타도 많이 나오죠.
더 늦기 전에 바꾸자 해서 인터넷으로 손가락 기본위치와 각 손가락별 분배된 키들을 확인하며 그에 맞춰서 지금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엄청 느려요.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독하게 마음먹어야죠. 한번 습관 평생 갑니다.
글을 쓰는게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알게 되면서 몇가지 스스로 오랜 저만의 못된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중인데 그중 하나는 악필교정입니다.
최근 쓰는 소설을 정말 잘 쓰고 싶어서 유명한 대하소설들이나 드라마들 구조를 분석하고 있어요. 2절지 모눈종이에 소설 각 장별로 중요 사건을 분석해서 저만의 구조도를 만드는 작업이지요.
작은 모눈종이 칸에 작은 글씨를 새겨 넣기 위해서 그리고 나중에 볼 때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서 저의 괴발새발 지렁이 글씨를 고칠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5개월 정도 유튜브의 악필교정 방송을 보면서 평생 컴플렉스였던 악필을 고쳤지요. 지금은 하루 시작을 다이어리에 예쁜 손글씨로 다양한 색깔펜을 써가며 하루 계획을 정리하는 게 무척 즐겁습니다. 강의 판서도 예뻐져서 학생들이 사진까지 찍어갈 정도고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 나라 정치의 악습들을 하나하나 교정해갔지요. 그리고 지금은 정부의 역할도 하나하나 교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때로 그가 천천히 그러나 끈기를 잃지 않고 고쳐나가는 걸 답답하다고 무능하다고 하면서 짜증을 냈지요.
그럼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강제로 경기부양을 하지도 않았고 대북정책도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진행해 왔고 사법개혁도 법을 거스르는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 여기까지 끌고 왔습니다. 코로나 방역도 마찬가지죠. 원칙이 있고 메뉴얼이 있고 철학이 있습니다.
이제는 국민들도 그를 신뢰하면서 그의 개혁은 더욱 강력해지고 그 폭도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그의 임기 후반기 동안 또 얼마나 나라를 위해서 강력한 개혁을 진행해 갈지 여러모로 기대대가 됩니다.
온라인 이곳저곳이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에 대해서 시끌시끌하네요. 거기에 총수에 대한 호불호도 곁들여 지고요.
저는 별로 신경 안씁니다. 혹시라도 제게 어디 찍어야 되냐고 묻는다면 전 그저 두 정당 중 아무데나 좋은데 찍으시라고 말씀드릴 겁니다.
제게 비례정당 논란은 두 정당이 자리 잡은 뒤부터는 전혀 중요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 당이 이래저래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지금 일으키고 있지 않나 싶고 솔직히 민주당이나 총수를 비롯한 이쪽 스피커들이나 다 이 상황을 즐기거나 이용하는 거 같아요. 이렇게 해서 핑크당이 국민에 어필할 공간을 자꾸 줄이고 있으니까요.
사실 비례정당 논란의 가장 큰 목표는 미한당 의석독식을 막는 거였죠. 여기에 정의당 의석까지 우리쪽에 붙일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거면 된거죠. 더불어시민당 앞번호 후보들도 면면이 괜찮고 총선 끝나면 그 당은 해체하기로 했으니 다들 민주당 들어올 겁니다. 전 그게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아요. 분명 그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제게 신경거슬리는 뉴스는 오늘 따로 나왔습니다.
김종인이 경제개혁 공약을 발표한다고 하죠.
전 이게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데 실언같은 갑작스런 돌발요소 빼고 저쪽의 전략적인 움직임으로서는 마지막 한방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몰론 김종인은 바지사장이고 황교안의 총선실패 책임론 전가용이긴 하죠.
하지만 언론들은 지금 코로나 정국을 경제위기 프레임으로 뒤집기 위해서 그를 중심으로 총공세를 펴기 시작할 겁니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그래프와 통계, 도표들이 쏟아져 나올 거고 특히 최근 급락한 집값문제와 부동산 경기 하락도 분명 건드릴 겁니다(이건 정말 웃기는 건데 그럼에도 여기에 휘둘리는 사람들 정말 많을 겁니다). 마치 우리가 모르는 새에 나라가 망하고 있었고 핑크당이 구원이 될 것같은 착시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타이밍 좋게 pk나 충남을 중심으로 한 오염된 여론조사를 내놔서 분위기를 확 저쪽으로 몰아가려고 할 거예요. 거기에 김종인이 왜 문재인을 버렸나하는 식으로 문재인의 인성을 흠집내기 위한 기사도 곁들이겠죠.
물론 김종인이 바닥이라는 것은 이쪽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압니다.
중요한 것은 그를 이용해서 이쪽에 흠집을 내고 선거판을 온갖 네거티브 난장판으로 만드는데 그를 이용하고 그 역시 흔쾌히 그렇게 쓰이면서 대접받겠다는 현실이 지금 코로나 정국에 훼방을 놓기 때문에 이 건을 묻어버리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이쪽에서는 다음 주 재난긴급지원금 발표와 4월 개학을 연기하는 발표로 여론의 관심을 이쪽으로 돌릴 겁니다. 그렇게 황교안의 민부론처럼 지워버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저쪽의 저항도 이게 마지막이기 때문에 극렬할 것입니다. 그러면 중도층은 양비론으로 가겠죠.
그건 문제가 아닌데 스스로 민주당 지지자라고 하면서도 마음이 단단하지 않은 사람들(과 그 안에 숨어있는 저쪽 세력들)은 또 이번 선거 어려울거 같네요 타령을 하면서 열심히 밭가는 지지자들 사기를 꺾는 짓거리를 하겠죠. 저는 이런 식으로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게 더욱 집중해야 할 코로나 방역대책의 초점을 흐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어서 조금 긴장됩니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 문재인 지지자들의 사려깊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지열기밖에 믿을 게 없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제부터 어떤 글이든 이긴다는 확신을 가지고 댓글을 달고 너무 소소한 논쟁거리에 매몰되지 않고 큰 줄기에 집중하는 것, 우리에게 유리한 뉴스들은 무엇이든 올리고 퍼뜨리며 우리 자신이 선거혁명의 주역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이겠죠.
핑크당의 이번 경제공약을 묻어버리면 그때는 산불과 실언밖에 안남습니다. 그건 곧 이기는 길이 될 겁니다. 군대 행군도 항상 마지막 고개가 제일 거칠고 높고 힘든 겁니다.
마지막 고개 올라갈 때 곱씹기 좋으라고 오늘 있었던 일 하나 이야기 해드릴게요.
오늘 일하다 잠깐 점심 먹으러 나왔죠.
청명한 봄햇살을 맞으며 '아, 좋은 주말...' 그러고 있는데 어디선가 호들갑스런 노인들의 대화가 들렸습니다. 도로에 대놓은 뻥튀기 과자 트럭에 한 할아버지가 걸터앉아 말벗인 듯한 다른 할아버지를 상대로 열심히 시국을 논하고 계셨죠. 전 별 생각없이 그들을 지나쳤습니다. 그때 제 등뒤에서 들리는 한마디.
"김부겸이 된다니까! 권영진이가 거기 다 망쳐놨잖어!"
"그려? 그래도 거기 대구잖여!"
"아니야, 그렇지 않어! 다른데 다 돈주는데 거기만 안준다잖여!"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반대로 말해도 이상할 게 없는 두 노인의 대화가 청명한 봄날씨 아래서 당연하다는 울려퍼지는 모습이 총선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제게 어떤 계시, 또는 예언처럼 보였습니다.
무언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분명히요.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가 피겠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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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마약상님 글에 일등을...
영광입니다 ㅎㅎㅎ
마약상님 글에 따스함과 여유가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