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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재난 기본소득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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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3-30 01:03:53

주진형, 이용우가 나온 알릴레오 56편을 듣다, 기본소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두 사람은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포퓰리즘 형태로 지자체장이 이용해 먹는 것에 대해서는 반감을 보였습니다. 대통령이 결정하고 발표할 것을 인터셉트한다는 투로 이야기했지요. 일부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기본소득이 이런 형태로 데뷔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금처럼 정치구호가 되어, 개인의 정책 아이덴티티로 남용되면 기본소득이 정착할 수 없습니다. 


양보를 받고 양해를 구하고, 국민적 대타협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특정당이 과반을 차지해서 기본소득법을 통과시키고, 결단력 있는 대통령이 밀어 붙여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는 일 아니냐. 그렇게 통과되고 시행될 수 있을지는 모르죠. 


그러나, 기본소득은 시행된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그 때부터 시작입니다. 기본소득이 어떤 작용과 반작용을 낳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사회적 실험을 단기적으로 경험한 핀란드 정부도 모를 겁니다. 이재명도 당연히 알 수 없습니다.


기본소득은 독한 항암제같은 신약입니다. 약효도 있을 것이나 부작용도 상당할 겁니다. 일자리 없는 시대, 공적 일자리를 만들며 버티다 언젠가는 손들 날이 오겠죠. 그 시대가 어쩌면 괜찮을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 모든 택시기사들이 실업한 자리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 택시들이 대신할 겁니다. 승차거부도 없고, 교통사고도 없겠죠. 택배 운송 기사들이 실업한 자리는 AI드론이 대신해 30분 배송이 가능한 시대가 될 겁니다. 기자들의 자리는 AI 기자가 대신해, 그야말로 중립적인 객관이라는 말이 뭔지 확인할 수 있는 사실 보도를 할 겁니다.


이런 SF적인 도약 없이도, 지금도 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의 키오스크처럼 순간적으로 등장해서 카운터에서 500원에 빅사이즈로 바꿀 수 있다 권유하던 목소리를 대체해 버립니다. 일자리 없는 시대, 일하면서 DP눈팅하는 사람이 없어져 월급루팡이라는 말도 사라지고 마는 시대가 오겠죠. 


기본소득이 없으면 안 되는 시대는 오겠지만… 그 시대는 신천지 신자들이 더 행복하게 나라에서 돈 받으면서 포교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꾸준히 승진해서, 마침내 닭집 차릴 자산을 확보할 수 있었던 시대가 종말하고 마는 것입니다. 


그 크고 작은 부작용과 반대를 버티고, 수시로 보완하며 두 세대 혹은 세 세대는 지나야 정착할 수 있는 아주 터프한 극단적인 정책입니다. 약이 독하다고 제가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 특정 정치세력이 다수라고 밀어 붙일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 대타협을 통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꾸준히 담대하게 지속해야 하는 정책이라는 뜻입니다. 


기본소득 시행한 초기정권은 국민적 대심판을 받고 정권을 뺏길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5년, 10년 안에 그 성과가 나올 정책이 아닌 것이지요. 5년 만에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면 오히려 걱정해야 하는 것이겠죠. 제대로 평가하려면 기본소득 받고 사회에 뛰어든 세대가 은퇴하는 사이클이 지나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몇 세대가 지나 인류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숙고한 뒤 백 년이 지나 기본소득을 없애야 할 지도 모르죠. 문명 게임에서 알파센타우리로 떠나는 우주선을 만드는 것 같은 대결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문명은 우주선을 쏘아 보내면 게임이 끝나지만 인류는 계속 살아가야 합니다.


말하다 보니 이야기가 너무 튀어 버려, 뒤로 갈수록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그냥 올리겠습니다. 제가 요즘 닥터후에 빠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기본소득 정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기본소득의 본질과 전혀 다른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기본소득인 것처럼 포장하면 안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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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3-30 13:06:32

 정치인들이 개인돈을 들여서 할리는 없으니 당연히 세금이 사용 되어져야 합니다. 그러면 세금이 지금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걷혀야 할텐데..... 세금에 대한 저항은 어마어마 할겁니다....우리가 일개 노조와도 제대로 맞서지 못하는데....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증세...그것도 몇퍼센트정도 수준이 아닌 수십퍼센트 증세를 견디어 낼수가 있을까요?

중산층 까지 갈필요도 없습니다.....일반 저소득자들도 최저소득만 아니라면 지금의 0프로에서 40프로 혹은 이상의 세금을 물면 사회가 아무리 뭔가를 보장 해준다고 해도 당장 쓸돈이 없어집니다.....

부자들 세금은 이미 걷을 만큼 걷고 있어서 사실상 더 올릴 여력도 없을겁니다....조금씩 올려나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올릴때 마다 이미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계층과의 형평성 문제.....여기에 이미 목구멍 까지 찬 세금을 내는 계층을 더 비틀면 나오게 될 저항.....등을 감안 하면 가능성 거의 없다고 봅니다.

지금은 내지 않고 받으니 뭐 신나는 일일뿐이죠... 지금 까지 증세는 최고소득계층을 쥐어짜는 걸로 이루어 졌습니다...

보수 나 진보 정권 막론하고 말이죠. 그렇게 거둘수 있는 세액도 정확한 금액을 기억 못하는데 꼴랑 연 수천억 수준이였습니다.

이것은 보여주기 위한 정책이였고 또 사실상 증세의 효과도 없었으며...최고소득층이 가장 저항이 덜하기 때문이였습니다.

소위 정의를 위한 충정으로 전국민 40프로 정도 소득세올리는 것을 할사람 있을까요?

 

 

 

2020-03-30 21:12:11

기본소득제로 자본주의 체제를 지탱한다... 무슨 사이비과학의 무한동력이 떠오르네요

AI 자동화시대의 기본소득제는 자본주의의 마지막 산소호흡기 같은 것이겠죠

결국은 AI 경제생태계 안에서 생산과 소비가 균형을 이룰 때까지 인류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합니다

기본소득제는 그 때까지의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기능을 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지탱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 이후의 세계가 어떨런지는 제 상상력이 도달하지는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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