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과학/덕] 오닐 실린더

오닐 실린더란 이름은 생소해도 모습을 보면 대부분 아~ 저거 할 겁니다. 

오닐 실린더를 밖에서 본 모습.

오닐 실린더 내부에서 본 모습. 창밖에 지구와 달이 보인다.

1969년 사람을 달에 보내는데 성공하고 이후 몇 번 더 왔다갔다한 나사는 다음 단계들을 계획하기 시작합니다. 그중 하나가 우주 공간에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런 와중에 프린스턴대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던 제라드 K. 오닐(Gerard K. O'Neill)이란 물리학자가 고안해 1976년 자신의 책(The High Frontier: Human Colonies in Space)에 발표한 것이 바로 이 오닐 실린더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아이디어는 원통의 회전을 통해 중력 효과를 만들어내는 거 였어요. 

줄에 매단 깡통에 공을 넣은 뒤 줄을 잡고 회전시키면 공이 깡통 바닥에 붙어서 튀어나오지 않고 깡통이 나를 잡아 당기는 듯한 느낌이 오는데 이게 원심력이고 적당한 회전 속도를 만들어주면 회전체의 내부에 중력 가속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걸 응용한 겁니다. 

원래 계획상으론 회전으로 인해 생기는 치우침 이동 효과를 막기위해 두개의 원통을 붙여 쌍으로 이용하고 각 원통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어요. 

그외 원통의 벌려진 외부 껍질에 해당하는 부분들에 달린 수많은 거울들을 회전시켜 태양광을 편광화하여 반사하는 방식으로 낮과 밤을 조절하도록 고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배치한다면 지구와 달의 중력 영향이 상쇄되는 위치인 라그랑주 포인트에 위치시켜야 할 것이라 생각했죠. 

두 물체 사이의 라그랑주 포인트 5곳. 태양과 지구, 지구와 달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한다.

이게 대중들에게 익숙한 가장 큰 이유는 1979년 일본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기동전사 건담'에서 이 시스템이 쓰였기 때문일 겁니다. 

1화에서 샤아가 연방군의 비밀 병기 정보를 캐기위해 잠입한 곳이 지구와 달의 라그랑주 포인트 L3에 위치한 오닐 실린더형 우주 식민지 사이드 7이었어요.

사이드1과 솔로몬은 L5, 사이드 5 루움은 L1, 지온 공국 정부가 있는 사이드 3와 아바오아쿠는 L2에 위치해 있었죠.

지온 공국은 개전 초기인 일주일 전쟁시 L4 위치에 있던 사이드 2 아일랜드 이피시를 지구의 아프리카에 낙하시키는 작전을 벌였었죠. 사이드 2는 지구 대기권으로 돌입하며 공중 분해되어 타격 목표였던 지구 연방군 본부가 있던 자부로에 이르지 못하고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 북미로 파편들이 낙하해 내려 수많은 인명 손실을 입혔다고 하네요. 

문득 관심이 가서 찾아 본, 현실에서 만들어지기도 전에 애니메이션 속 전략의 소재로 써먹기까지 한 오닐 실린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