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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당일치기 단양 방문 (5월 초 연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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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7 19:53:44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지난 연휴 첫날...

 

아들이 취직한 이후 처음으로 연휴를 맞이했다고 전라도 쪽으로 맛있는 거 먹으러 한 2박3일 다녀 오자는 거, 바쁘기도 하고 이 시국에 아직 그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당일치기로 가까운 데로 바람이나 쐬러 가기로 했습니다.
장소, 일정, 식당 등 모든 계획은 아들이 다 하고 저는 그냥 실려 갔다가 실려 왔지요.

차도 아들놈 차로, 운전도 아들놈이 다 하고...
(예전엔 제가 다 했어야 했는데 이제 많이 편해졌습니다.)

 

가까운 데를 찾다 보니 단양으로 정했더군요.
아들이나 마나님은 단양, 제천 지역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국민학교 3학년 때인 1975년에 아버지가 공장을 짓기 위해 단양 매포에서 1년 간 지내셨기 때문에 방학 때마다 내려가서 지내다 오곤 했었죠.
그때와 지금의 단양은 완전히 다른 곳이 되었겠지만, 여름방학에 도담삼봉을 그리러 스케치북과 물감을 들고 가서 보았던 단양호의 모습은 아직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출발해서 오전에 도착한 곳이 단양팔경 중 하나인 사인암.
단양 일대는 석회암 지대라 우리나라의 대형 시멘트 공장들이 몰려있는 곳인데, 사인암은 그 중에 솟아있는 화강암이라더군요.
해금강을 연상케 하는 주상절리 형태의 기암절벽을 보면 우리나라의 옛 화가들이 산수화를 왜 그렇게 그렸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단원 김홍도 화백도 이렇게 멋진 그림으로 남겨 놓았죠.

 

 

 

물도 아주 깨끗해 보입니다.

 

  

이 출렁다리를 건너면 청련암이라는 절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불공을 드릴 사람들을 제외한 관광객들의 출입을 막아 놓았습니다.

 

 

사인암을 나와서 좀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메뉴는 마늘떡갈비특선. 한정식처럼 한상 나오는데, 반찬 가짓수가 꽤 됩니다.
전 몰랐는데 단양이 마늘이 유명해서 여기저기 온통 마늘 간판이더군요.
떡갈비는 광주 송정에서 먹던 떡갈비와 좀 다릅니다.
큼직큼직한 덩어리 모양인데 마늘이 꽤 들어가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무슨 간장 양념치킨 같아 보이네요.

 

 

 

 

1인분에 2만원인데 저는 좀 아쉬웠습니다.
반찬 가짓수는 꽤 많지만 우와 맛있다 할 만한 반찬이 없고 마치 횟집의 '쓰키다시' 같은 느낌입니다. 마늘 샐러드는 괜찮더군요.
밥은 돌솥 곤드레밥이라 하여 돌솥인 줄 알았더니 무쇠솥(?)밥입니다.
솥 안에 있는 곤드레밥을 그릇에 덜어내어 양념장에 비벼 먹고 솥에는 물을 부어 누룽지를 먹어야 하는데, 일단 솥에 부을 물이 뜨겁지가 않았고 돌솥에 비해 빨리 식어서 그런지 누룽밥이 제대로 안되더군요.

곤드레밥 자체는 청계산에 있는 곤드레밥집보다 못하고, 한정식 스타일의 반찬은 이천에 있는 들밥의 반찬이 훨씬 더 제대로입니다.

 

 

 

 

 

식당 앞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어쨌든 잘 먹고 나서 다음 목적지인 만천하 스카이워크로 갑니다.
모처럼의 연휴 시작이라 그런지 입구에 도착하니 차들이 꽤 있더군요.
너무 오래 기다리는 거 아닌가 싶어 차를 돌릴까 생각도 했으나 잠시 기다리니 앞차들이 들어 갑니다.
가다보니 왜 기다렸는지 알겠더군요.
터널을 지나야 하는데, 이 터널이 차 한대 지나가는 너비라 한쪽을 막고 다른 쪽이 가야 합니다. 그런데 터널 내부를 예쁘게 해놨습니다.
그렇게 들어가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매표소에서 표를 삽니다.
스카이워크 전망대는 3000원, 짚라인은 30000원, 알파인코스터는 15000원.
그냥 전망대 입장권만 구입하고 셔틀버스를 탑니다.
매표소에서 전망대까지는 셔틀버스만 타고 갈 수 있는데, 마스크 안쓰면 승차를 못합니다.

 

 

 

 

 

그렇게 올라간 전망대입니다.
생긴지 2년 됐다네요. 꽤 잘 만들었습니다.
바닥이 유리로 된 통로에서 내려다 보면 흔들흔들 하면서 살짝 짜릿합니다.
굽이치는 남한강이 발 밑에 보이고 왼쪽으로는 단양 관광호텔, 중앙 오른쪽으로는 단양역이 보입니다.
단양 관광호텔을 왼쪽으로 끼고 강 따라 돌아가면 도담삼봉이 나오죠.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내려와 또 다른 단양팔경 중 하나인 도담삼봉으로 갑니다.
나오면서 보니 1시간 전보다 더 많은 차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여기 가실 때에는 가능하면 이른 시간에 가시기를 권합니다.

 

 

 

 

 

날씨가 좋아서 사진이 제법 잘 찍혔습니다.

도담삼봉은 제가 어릴 때 그림 그리러 왔을 때는 그냥 흔한 강변이었는데, 지금은 주변이 많이 화려해 졌군요. 모터 보트도 다니고...
잘 기억은 안나지만 충주댐이 생기기 전에는 봉우리가 더 많이 드러나 있어서 세 봉우리가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뭐 봉우리 세개 보고 나면 더 볼 것도 없지요.
아들이 유명한 카페를 검색해 놓았다고 해서 서둘러 가 봤더니...
카페 산(Cafe Sann)이라는 곳인데, 산 꼭대기에 있어 가는 길도 개판이고 카페 뿐 아니라 패러글라이딩 하는 곳들이 같이 있어 완전 도때기 시장입니다.
오래 있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들더군요.
빵도 비싸고...
커피 사는 데만 한 30분 걸려서 그냥 커피만 사가지고 다시 내려 옵니다.

정신 사나워서 패러 글라이딩 하는 사진만 한장 찍었습니다.

 

 

바로 서울로 돌아올까 하다가, 거기까지 갔는데 쏘가리 매운탕 정도는 먹어줘야지 싶어서 찾아간 곳이 단양 수변공원 근처의 한 식당이었는데, 수변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식당으로 가다보니 "단양구경시장"이라는 곳이 보입니다.
시장이 있으면 당연히 구경해 줘야죠.
와, 그런데 시장 규모가 꽤 큽니다.

서울에서 육중완 때문에 유명해진 망원시장보다 훨씬 크고 볼 것도 많네요.

 

 

코로나 이후 처음 맞는 연휴인데다가 지역 재난지원금도 풀려서 그런지 관광객, 지역주민 등 사람이 많더군요.
송화버섯이 싸길래 한봉지 사고, 재래시장의 필수템인 꽈배기 약간 샀습니다.
모처럼 시장이 활기찬 모습을 보니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정책이 이렇게 조금이라도 지역 경제에 숨통을 터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일치기라 단양 팔경을 다 보지도 못하고 쏘가리 매운탕도 맛있게 먹었는데 먹기에 급급해서 사진은 안찍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다는 우려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상인들이나 시민들이 활기찬 모습을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님의 서명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서명 안만들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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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5-17 19:58:44

여행기 잘 봤습니다. ^^

저 한탄강이 레프팅도 하기 참 좋은 곳인데.. 

가 보신 곳들 중에 안가본 곳도 있네요. 

WR
2020-05-18 00:11:56

아마 전망대 안가보셨겠죠?
문 연지가 얼마 안된다고 하니...

2020-05-17 19:59:42

단양하면 고수동굴, 아쿠아리움, 향미식당 찹쌀탕수육 생각나네요~

전 언제 아들놈이 운전해줄까요... 부럽습니다 ^^

WR
2020-05-18 00:13:08

진규가 열심히 밥 먹다보면 어느새 부모님 모시고 운전해서 여행가는 날이 오겠죠.^^

2020-05-17 20:06:06

완전 부럽+멋짐

WR
2020-05-18 00:13:54

그냥 당일치기인데요 뭐.
몇군데 들러보지도 못했고...

2020-05-17 20:11:18

곤드레밥 하면 저는 평창 용평리조트 근처의 '고향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용평리조트 출장갔다가 그 곳 직원 분이 소개해주셔서 먹었는데, 제가 생애 최초로 먹어본 곤드레밥이고, 현재까지 제일 맛좋았던 곤드레밥이라서요.

WR
2020-05-18 00:17:17

제가 가장 맛있게 먹은 곤드레밥은 홍천 어느 골짜기에 아주 허름하게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서 닭백숙도 하는 집이었습니다.
완전 골짜기라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집인데, 강원도 특유의 시커먼 막장에 비벼서 먹으니 청계산 입구 곤드레밥집보다 훨씬 맛있더군요.

2020-05-17 20:23:16

부럽네요.
저도 아들이 운전하는 차타고 몸만 따라가고 싶습니다.
아들이 이번에 면허 땄는데 당장 운전대 맡기지는 못하겠더군요.

WR
2020-05-18 00:19:10

제가 이날을 위해 몇년을 제 차로 트레이닝 시켰는데요.^^
짜식이 그런 아빠의 은혜도 모르고 엄마 뱃속에서부터 운전 잘했다는 듯이...

2020-05-17 20:23:44

70대이신줄 알았는데 50대셨군요

WR
2020-05-18 00:19:49

악플러 오셨음까?
진상 부리러 언제 오시려나요?

2020-05-17 20:36:17

다음주 가볼까 검토중입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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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00:20:36

좋은 곳, 맛있는 거 잘 즐기다 오시길...

2020-05-17 20:44:44

카페 산은 전지적참견시점에서 이영자가 절벽 끝에서 차한잔 마셔서 유명한 곳인데.. 커피맛은 없구요.
겨울엔 가지마세요. 길이 외길에다가 미끄러워요 ^^
구경시장은 꼭 봐야하는곳인데 놓치지 않고 잘 보셨네요. 치킨이 유명한듯 하고 순대집도 사람이 많더군요.
마늘이 유명해서 마늘 떡갈비를 많이 팔던데.. 그닥 ㅎㅎ

WR
2020-05-18 00:22:21

패러 글라이딩은 1박2일에서 촬영도 했다고 써있더군요.
오르내리는 길이 아주 거칠었습니다.
겨울에는 정말 위험하겠네요.

2020-05-17 22:13:03

 어휴, 글만 읽어도 시원합니다 :-) 

WR
2020-05-18 00:23:03

날씨가 좋았습니다.
낮에는 약간 더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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