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애착이 있던 물건을 방출했습니다...
결혼하기도 전에 들였던... 사용한지 13년된 스피커...
B&W 703 입니다...
출시당시 B&W 가 자랑하는 800 시리즈에 준하는 성능이면서 앰프밥도 별로 먹지 않고
B&W 를 상징하는 (지금은 아니지만..) 노란색 케볼라가 인상적이었던 스피커죠...
결혼 후 이곳저곳 이사를 다니면서 시스템이 계속 바뀌었지만 항상 시스템의 중심을 지키며
제 귀를 즐겁게 해주었던 녀석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이 곳 차한잔에도 올렸듯이... 둘째 딸아이가 호기심으로 트위터를 눌러버리는
사고를 저지릅니다...;; (많은 아이가지진 분들이 당하는 일이지요... T T)
키가 자라 손이 닿게 되니까... 트위터 커버를 열어 양쪽 스피커의 트위터 모두를 아주 찰지게
눌러놓고는... 커버를 살포시 닫아놨더군요...;;;
소리는 나오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계속 받다가... 진공청소기와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찌그러진 트위터를 펴보려는 시도를 하다가... 오히려 다 찢어먹고 말았습니다...;;;
트위터를 교체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인데... 수입원인 로이코에 문의하니 오래된 단종 모델이라
트위터도 구할 수 없다는 답변만...
외국에서는 아직 구입이 가능하다는데... 코로나 사태에 직구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제가 직접 트위터를 교체할 자신도 없어... 결국 딱지 붙여 버릴까 생각하다가
혹시라도 싼 가격에 내놓으면 구입하여 트위터 교체해서 쓰시는 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
13년전 구입가격의 10분의 1 가격으로 내놓았습니다...
문제는 사는 곳이 제주인지라... 원박스도 사라진지 오래여서 제주에 거주하여 직접 가지러 오는 분이
아니면 판매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육지에 계신 분들께서 먼저 연락이 오더군요...
육지로 보낼 방법을 열심히 찾아봤지만... 우체국을 포함하여 택배사들이 전부 배송 거부... T T
(제주에 사는게 이럴 때 참 서럽더군요...)
자포자기 심정이었는데... 마침 운좋게 제주에 계신 분이 구입을 희망하셔서... 싼 가격에 양도하게 되었습니다..
깨끗하게 닦아서 문밖으로 내놓고 기다리니 인수하는 분께서 차를 가져오셔서 실어가시는데
참 기분이... 딸아이 시집보내는 느낌이 이럴까 싶더군요...
트위터 교체하면 아마 다시 훌륭한 소리를 내줄 겁니다...
새 주인 댁에서 계속 아름다운 음악 들려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너때문에 참 많이 행복했다...
제게 13년동안 봉사한 그동안의 활약상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시간 순서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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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교체해서 팔거나 계속 쓰셔도 될텐데요 ㅠ 근데 시간이 없으면 어쩔수없죠(시스템바꿀기회도되죠 ㅎ). 한 오년쓴 앰프보낼때도 마음이 그렇더군요. 특히 소리가 맘에든 녀석은요.